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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일 임시관세의 탄생 배경
2026년 2월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6대 3의 다수 의견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상호관세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의 핵심 논리는 단순했다. “관세는 세금이며, 과세 권한은 대통령이 아니라 의회에 귀속된다”는 것이다. 이 판결은 트럼프 행정부가 1년간 구축한 관세 체계의 법적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행정부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판결 나흘 뒤인 2월 24일, 무역법 122조를 발동해 전 세계 수입품에 15% 보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발효했다. 그러나 이 수단에는 치명적 한계가 있다. 법에 따라 최장 150일까지만 유효하다. 2월 24일로부터 정확히 150일째 되는 날이 2026년 7월 24일이다. 이날이 지나면 의회 승인 없이 관세를 연장할 법적 근거는 사라진다.
관세 1년 성적표: 일자리 대신 소송이 늘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2025년 4월 이른바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을 선언하며 전방위 관세를 부과한 지 1년이 흘렀다. 결과는 지지자들의 기대와 달랐다. 현재 미국 제조업 고용은 1,260만 명으로, 관세 발표 시점보다 오히려 9만 3,000명이 줄었다. 인디애나주 부품 제조업체 BCI솔루션의 경우 직원 수가 240명에서 130명으로 줄었고, 공장 가동률은 52%에 그쳤다. 원자재·부품 조달 비용이 치솟으면서 투자 여력이 소진된 결과다.
더 심각한 변화는 기업들의 행동 양식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대법원 판결로 IEEPA 관세가 위헌으로 확정되면서, 지난 1년간 납부한 관세를 돌려받기 위한 환급 소송이 쏟아지고 있다. 잠재 환급 청구 규모는 1,750억 달러(약 233조 원)에 달한다는 추산이 나온다.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기업들이 이제 관세를 비용이 아니라 소송으로 회수 가능한 자산으로 본다”고 표현했다. 관세가 보호장벽이 아니라 법정 분쟁의 씨앗이 된 셈이다.
지금도 살아있는 관세: 철강 50%·반도체 25%
7월 24일 이후 15% 보편관세의 법적 근거가 소멸하더라도, 모든 관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별도 법률에 근거한 두 축의 관세는 대법원 판결과 무관하게 계속 유효하다.
- 무역확장법 232조 (국가안보): 철강 50%, 알루미늄·자동차 부품 최대 25% — 한국 조선·철강·자동차 수출에 지속적 비용 압박
- 무역법 301조 (불공정 무역관행): 중국산 반도체·AI 장비 25% —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미국 공급망 재편에서 중국 경쟁사 진입 제한 효과 지속
이 두 관세 축은 업종별로 상반된 영향을 미친다. 철강을 원재료로 쓰는 조선·건설·가전은 원가 부담이 이어지지만, 미국향 AI 반도체 수요를 놓고 중국과 경쟁하는 기업들에는 반사이익 가능성이 열려 있다. 2월 대법원 판결 당일 한국 관련 ETF가 4.9% 급등했던 사례는, 법적 이벤트가 한국 수출주 전반에 즉각적인 가격 신호를 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 선례: 임시 관세는 ‘연장 or 타협’으로 귀결
무역 정책 역사를 보면 한시 관세가 기한 도래와 함께 조용히 소멸한 사례는 거의 없다. 2018년 세이프가드 세탁기·태양광 관세는 의회 표결 없이 행정명령으로 연장됐고, 232조 철강 관세는 EU·캐나다·한국과의 양자 합의에서 협상 카드로 활용됐다. 2026년 7월 24일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에는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이 과거와 다르다. 공화당 내 제조업 지역구 의원들의 표심이 관세 연장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관전 포인트: 이 지표들을 주목하라
- 의회 무역 입법 일정: 6~7월 중 상원 재정위원회·하원 세입위원회에서 관세 연장 법안 상정 여부
- 한미·미EU 양자 협상 진전: 공식 협상 일정 발표 자체가 임시관세 완화 신호
- 연준 6월 FOMC: PCE 인플레이션 2.7% 속에서 금리 인하 신호가 나오면 달러 약세 + 신흥국 수출 압력 완화
- 환급 소송 건수: 분기별 국제무역법원(CIT) 신규 접수 건수가 급증할 경우 행정부 협상 타결 압박 가중
- EWY(한국 ETF) 주간 흐름: 법적 이벤트에 선행 반응하는 경향이 있어 대미 수출주 센티멘트 가늠자
자주 묻는 질문
Q: 7월 24일 이후 트럼프 관세는 모두 없어지나요?
A: 아닙니다. 무역법 122조 기반의 15% 보편관세만 법적 근거가 소멸합니다. 232조 철강 50%와 301조 중국 반도체 25%는 별도 법률이 살아있어 7월 24일 이후에도 계속 적용됩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를 통해 연장을 추진할 경우 보편관세 역시 유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Q: 관세가 미국 제조업 일자리를 늘렸나요?
A: 통계상으로는 반대입니다. 관세 발표(2025년 4월) 이후 미국 제조업 고용은 오히려 9만 3,000명 줄어든 1,260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보호관세로 기대한 리쇼어링보다 원자재·부품 비용 상승으로 인한 투자 위축이 더 컸다는 게 현재까지의 평가입니다.
Q: 한국 기업과 투자자는 어떻게 봐야 하나요?
A: 업종별로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대차·포스코 등 철강·자동차 업종은 232조 관세 부담이 이어집니다. 반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301조로 중국 경쟁사가 미국 시장에서 막혀 있어 AI 반도체 수요 측면에서 유리한 구도입니다. 7월 24일을 앞두고 의회 협상 진전 여부가 수출 제조주 전반의 리레이팅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Q: 1,750억 달러 관세 환급 소송이란 무엇인가요?
A: 대법원이 IEEPA 관세를 위헌으로 판결함에 따라, 지난 1년간 이 관세를 납부한 기업들이 국제무역법원(CIT)에 환급 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추정 규모는 1,750억 달러(약 233조 원)로, 전액 패소 시 미국 정부 재정에 상당한 부담이 됩니다. 이로 인해 행정부가 양자 협상을 서두를 유인이 커질 수 있습니다.
※ 본 기사는 머니투데이, 글로벌에픽 등 복수 매체의 보도 내용을 재가공해 작성했으며, 직접 인용한 부분만 원문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