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 제2막 – 제110화: 엘리베이터 안의 침묵
강남역 출구에서 나온 민준의 얼굴은 여전히 창백했다. 지하철 안에서 40분 동안 민준이 창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봤던 그 표정을. 마치 거울 속의 누군가를 확인하려는 듯이. 준호는 민준의 옆에서 걸음을 맞춰갔다. 그들의 움직임은 동기화되어 있었지만, 심장박동은 완전히…
강남역 출구에서 나온 민준의 얼굴은 여전히 창백했다. 지하철 안에서 40분 동안 민준이 창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봤던 그 표정을. 마치 거울 속의 누군가를 확인하려는 듯이. 준호는 민준의 옆에서 걸음을 맞춰갔다. 그들의 움직임은 동기화되어 있었지만, 심장박동은 완전히…
피자 가게에서 나온 지 이제 15분. 신림로를 따라 걷고 있던 중이었다. 그들이 나눈 모든 말이 소진된 후의 침묵. 그것이 더 크게 울리고 있었다. 화면에 떠오른 것은 이수진의 이름이었다. 신림로의 오전 11시 30분. 주변으로는 학생들이 지나가고 있었고, 카페 문이 열렸다…
민준이 피자를 놓았을 때, 손에 묻은 치즈는 이미 식어서 끈기를 잃고 있었다. 준호는 그 손을 자세히 봤다. 그 손이 테이블 위에서 천천히 펴졌다. 준호는 그 질문을 받으면서, 콜라 잔을 집었다 놨다를 반복했다. 그 동작 속에는 뭔가가…
피자 한 조각이 민준의 손 안에서 식고 있었다. 손가락에 묻은 치즈의 열기가 점차 식어가고 있었고, 그 과정이 마치 자신의 몸에서 생명력이 빠져나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준호의 말들은 공기 중에 남아있었다. 마치 이 피자 가게의 습한 공기처럼 그대로…
준호가 마르게리타 피자 한 조각을 집어 들었다. 그는 그것을 물어뜯기 전에, 민준의 얼굴을 다시 한 번 봤다. 마치 자신이 지금부터 말하는 것이 어떤 무게를 가질 것인지를 확인하려는 듯이. 마치 깨진 유리를 밟을 때의 그 조심스러움. 대신 그것을 테이블에 다시…
학교 근처 피자 가게는 라는 이름의 작은 가게였다. 간판이 벗겨져 있었고, 창문의 글씨도 반쯤 지워져 있었지만, 여전히 오전 10시 30분에 문을 열고 있었다. 민준이 도착했을 때, 준호는 이미 안에 있었다. 가장 구석진 테이블에 앉아서, 메뉴판을 펼쳐놓은 채로 창밖을 보고…
침대에서 일어날 때, 민준의 무릎이 먼저 깨어났다. 마치 자신의 몸이 의식보다 먼저 현실을 받아들이려는 것처럼. 어제 밤의 준호, 그의 손이 자신의 가슴팍에 얹혔던 느낌이 아직도 남아있었다. 가슴팍이라는 것은 참 이상한 위치다. 심장도 있고, 호흡도 있고, 때론 울음도 터지는…
침대 위의 준호를 바라보며, 민준은 자신의 몸이 어느 쪽으로 기울어야 할지를 몰랐다. 들어오는 쪽인가, 아니면 나가는 쪽인가. 이 공간이 그렇게까지 작았던 적은 없었다. 4년을 여기서 살아오면서, 그 좁음에 적응했고, 그것을 고향처럼 여기기까지 했는데, 준호가 앉은 지금 이…
차가 골목 깊숙이 들어갔을 때, 준호는 엔진을 껐다. 그리고 그 침묵이 민준에게는 심장이 멎는 경험이었다. 이 공간이 이제 더 이상 자신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준호가 이 골목에 “많이” 왔다는 것. 즉, 자신의 반지하 원룸을 여러 번 방문했다는…
준호의 팔이 느슨해졌을 때, 민준은 처음으로 자신이 얼마나 떨리고 있었는지를 깨달았다. 내부의 어떤 기계가 고장 난 것처럼, 통제 불능의 진동이 그의 몸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손이 민준의 등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그의 목소리는 이제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