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의 굽이에서 – 제80화: 모든 선택의 시작
민준의 말이 끝난 후, 공방에는 강물 소리만이 남았다. 은서는 움직임 없이 가방의 끈을 꽉 잡고 있었다. 민준의 말—“당신 때문이에요”—은 공기 중에 느리게 퍼져나가며 그녀의 마음을 간지럽혔다. 창밖의 늦가을 강은 느릿하게 흐르고 있었고, 그 물결의 소리와 함께 은서의 마음도…
민준의 말이 끝난 후, 공방에는 강물 소리만이 남았다. 은서는 움직임 없이 가방의 끈을 꽉 잡고 있었다. 민준의 말—“당신 때문이에요”—은 공기 중에 느리게 퍼져나가며 그녀의 마음을 간지럽혔다. 창밖의 늦가을 강은 느릿하게 흐르고 있었고, 그 물결의 소리와 함께 은서의 마음도…
민준의 손은 여전히 흙 위에 있었다. 움직이지 않는 손, 바퀴는 멈췄지만, 손가락만 남겨진 형태를 훑고 있었다—마치 점자를 읽듯이, 자신이 만든 것의 무늬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방식으로. 은서의 질문이 공기 속에 떠 있었다. 그것은 가장 무거운…
손가락이 흙을 만졌을 때, 세상의 모든 소음이 침묵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강민준은 그 순간을 알고 있었다. 바퀴 위에서 회전하는 흙덩어리는 중력을 거스르고, 공중에서 형태를 찾아가며, 손의 압력에 따라 내쉬는 숨이 느껴진다. 그것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은서는 편지를 다 읽은 후, 강둑에 앉아 있지 못하고 일어나 걸었다. 편지는 그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강태오, 아니 강민준이 왜 자신의 작품을 부숴버렸을까. 그가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얼마나 열정을 뿜어냈을까. 그가 모든 것을 부수고, 도자기를 다시 만들기 시작했을 때의…
은서가 할머니에게 서울로 가야 한다고 말한 지 삼일째 아침, 우체국 앞에서 그녀는 멈춰 섰다. 문 안경을 쓴 이장이 창밖에서 그녀를 보고 손을 흔들었지만, 은서는 움직이지 않았다. 하늘은 늦가을의 그 특별한 색깔을 하고 있었다—마치 누군가 회색에 갈색을 섞어서 칠한 것처럼,…
할머니의 밥상 위에는 여름이 남긴 것들의 향연이 펼쳐져 있었다. 옥수수 수염 같은 들깨가루의 담담한 향, 토마토를 으깬 것처럼 붉은 고추장의 느린 발화, 그리고 새벽부터 끓인 육수에 떠 있는 미역 같은 시간의 섬세함. 은서는 숟가락을 들었다가…
햇살이 하천리를 비추고 있었다. 은서는 강태오와 함께 강변을 따라 걷고 있었다. 그의 손을 잡고 그의 눈을 바라보면서, 그녀는 그의 마음이 어떤지 알 수 있었다. 그의 향기가 그녀의 코를 간지러웠고, 그의 체온이 그녀의 가까이 닿아 있는 것을 느꼈을 때마다 그녀의 심장은…
강민준, 아니 강태오의 이야기는 여전히 은서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 그의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갈등하던 그의 마음은 이제 조금은 가벼워진 것 같았다. 은서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그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더 가까이 다가간 것 같았다. 강태오는 그의 눈동자에 담긴 감정을…
햇살이 강민준의 공방을 비추고 있었다. 강민준은 자신의 과거에 대해 은서에게 말하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그의 마음을 따라 흐르고 있었고, 그의 눈동자는 그의 과거의 기억에 젖어 있었다. 은서는 그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있었다. 그녀는 그의 과거를 이해하고…
강민준은 아직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늦은 오후의 따스한 빛이 그의 윤곽을 그려내며 공방의 창을 통해 들어왔다. 은서는 그를 바라보면서 자신이 방금 한 말들을 다시 생각해봤다. 그의 이름이 강민준이 아니라는 것, 강태오라는 것. 그 이름이 그의 입에서 나올 때의 어조는 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