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의 굽이에서 – 제157화: 겨울 손가락의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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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57화: 겨울 손가락의 온기

민준의 손이 강둑에서 은서를 잡았을 때, 그의 손가락은 아직도 공방의 열기가 남아 있는 듯 따뜻했다. 은서의 손목을 감싸는 그의 손이 그녀의 피부에 닿자, 그녀는 자신의 身體가 얼마나 추웠는지 깨달았다. 강바람의 차가움이 옷 안쪽까지 스며들었고, 뺨에 맺힌 작은 서리는 그녀의 피부를刺激했다. 숨을 쉬면서 나오는 하얀 입김이 공기에 떠다니는 것을 보며, 은서는 민준의 손이 더욱 뜨거워 보이는 것을 느꼈다.

“뭐 해. 얘기 있어.” 민준의 목소리는 짧고 담백했지만, 이번엔 뭔가 다른 것이 섞여 있었다. 급함, 혹은 불안함이 그의 음성에 감돌았다. 은서는 그것을 정확히 읽어낼 수 없었지만, 그의 목소리에 섞인 그 어떤 것에 의해 그녀도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천천히 민준을 마주친 은서는, 겨울 오후 세 시의 약한 빛이 그의 턱선에 그림자를落として 있었다. 그의 눈썹 아래 그림자는 깊었고, 그의 눈빛에는 뭔가 결정된 것처럼 보였다. 마치 흙을 다루는 손처럼, 혹은 새로운 형태를 만들기 위해 마음먹은 손처럼. 그의 눈빛은 은서를 다르게 만들어 버렸다.

“공방에 와. 날씨 춥잖아.” 민준의 목소리가 그녀의 생각을 끊었다. 은서는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그녀의 움직임은 물 속에서 움직이는 것처럼 느렸다.

“괜찮아요. 산책하고 있었어요.” 은서는 répond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작았다.

“겨울에?” 민준의 질문은 의아한 것처럼 들렸다.

“네.” 은서의 대답은 단순했다.

민준이 그녀의 손목을 더 단단히 잡았다. 그것은 질문이 아니었다. 명령이었다. 은서는 저항하지 않았다. 자신이 저항할 이유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강둑을 따라 공방 쪽으로 걸어갔다. 발소리, 강물 소리, 바람 소리. 겨울의 하천리는 유독 조용했다. 혹은 조용함이 더 크게 들렸다. 은서는 자신의 심장 소리까지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공방에 들어가면서 은서는 한숨을 쉬었다. 실내의 따뜻함이 피부에 닿는 순간,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추웠는지 더 깊이 느꼈다. 그녀의 몸은 경직되어 있었고, 손가락들은 마비된 상태였다. 민준이 그녀의 손을 잡고 자신의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것도 말 없이. 은서의 손가락들이 민준의 주머니 안에서 천천히 풀려났다.

“할머니가 뭐라고 했어?” 민준이 갑자기 물었다. 은서의 몸이 경직되었다. 어떻게 알았을까. 아, 마을이다. 이 작은 마을에서는 모든 것이 알려진다. 할머니가 아침에 뭔가를 말했을 때, 누군가가 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혹은 할머니가 직접 누군가에게 말했을지도 모른다. 은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있잖아.” 민준이 계속했다. 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난 너한테 할 말이 있어. 근데 자꾸 미뤄왔어. 왜 미뤘는지도 모르고. 그냥… 완벽한 타이밍을 기다렸나 봐. 근데 완벽한 타이밍은 안 오더라.”

은서는 그의 얼굴을 봤다. 민준은 창밖을 보고 있었다. 창 너머로는 겨울 강물이 보였다. 강물은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 얼음이 살짝 얼어 있었지만, 그 아래로는 물이 계속 움직였다. 은서는 민준이 강물을 보는 방식이 언제나 다르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는 강물을 보면서 뭔가를 생각했다. 그 생각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중요하다는 건 알 수 있었다.

“내가 여기 온 이유… 너한테 진짜 얘기 해본 적 없지.”

“네.”

“5년 전에 서울에서 뭔가가 부숴졌어. 내가 만든 것들이 아니라… 내 안에 있던 뭔가가. 난 그때까지 도자기를 잘 만든다고 생각했어. 시간을 들이면 좋은 작품이 나올 거라고. 근데 개인전 보름 전에 깨달았어. 내가 만든 모든 게 거짓이라는 걸. 형식만 있고 영혼이 없다는 걸. 그래서 다 부숴버렸어. 작품들을 다 때려 부수고, 공방 문을 닫고, 여기로 왔어.”

은서는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였다. 하지만 민준이 직접 말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그 5년 동안의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후회, 두려움, 그리고 뭔가 다른 감정. 그것이 무엇인지 은서는 알 수 있었다.

“그리고 5년을 여기서 보냈어. 처음엔 도망친 거라고 생각했어. 근데 어느 순간부터는… 이게 도망이 아니라 찾아가는 거라는 걸 알게 됐어. 너무 천천히 찾아가서, 거의 찾지 못한 것 같지만.”

민준이 은서를 봤다. 그의 눈에는 강물의 빛이 반영되어 있었다.

“너 온 이후로 뭔가가 바뀌었어. 공방에서 손이 덜 떨려. 흙이 더 부드러워 느껴져. 형태가 자연스럽게 나와. 그런데 그게 너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되니까… 무서워졌어.”

“무서워요?”

“응. 너 때문에 내가 다시 무언가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또 거짓일까봐. 그리고… 너한테 의존하게 될까봐. 너 없이 못 할까봐.”

은서의 심장이 빨라졌다. 민준이 말하는 것들이 모두 그녀가 밤새 생각했던 것들이었다. 그녀도 같은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서울로 돌아가야 할 것 같은 압박감, 여기에 있을 수 없을 것 같은 절박함, 그리고 민준이 없는 삶이 다시 어떨지에 대한 공포.

“그래서… 난 너한테 이거 보여주고 싶었어. 이거.”

민준이 은서의 손을 끌었다. 공방의 안쪽으로. 정리되지 않은 책상, 흙이 묻은 도구들, 그리고 그 한가운데 있는 것. 은서는 숨이 멎었다.

그것은 그릇이었다. 하지만 일반적인 그릇이 아니었다. 모양은 불규칙했고, 표면은 거칠었다. 마치 손으로 빚으면서 모든 감정을 담아낸 것처럼. 색깔도 이상했다. 회색과 갈색이 섞여 있었는데, 그것이 마치 석양처럼 보였다. 혹은 강물처럼 보였다. 혹은 겨울 하늘처럼 보였다.

“이거… 이거 뭐예요?”

“모르겠어. 근데 이거 만들면서 처음 느꼈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부숴질 수도 있고, 깨질 수도 있고, 누군가는 싫어할 수도 있다는 걸. 근데 그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중요한 건… 이거를 만들 때 내 손이 떨리지 않았다는 거야.”

은서는 그 그릇을 들었다. 무게가 적당했다. 온기가 남아 있었다. 마치 방금 만든 것처럼. 혹은 계속 누군가의 손 안에 있던 것처럼. 그녀는 그 그릇의 표면을 손가락으로 천천히 따라갔다. 거친 질감이 손가락에 전해졌다. 그 감각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은서는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너를 위해 만든 거야. 이거… 정말 미완성이고, 정말 완벽하지 않고, 정말 누가 봐도 별로일 수도 있지만. 나는 이거를 너한테 주고 싶었어.”

민준이 은서의 옆에 섰다. 그의 어깨가 그녀의 어깨에 닿았다. 그것도 말 없이.

“그리고 너한테 말하고 싶어. 난 널 기다릴 거야. 너가 서울 가든, 어디 가든.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왜냐하면… 너 없이는 다시 부숴질 것 같거든. 아니, 이미 부숴졌으니까. 다시 한 번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너야.”

은서는 그릇을 가슴에 안았다. 따뜻했다. 그것이 민준의 손에서 나온 온기인지, 아니면 자신의 마음에 있는 온기인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이 자신의 모든 것을 담은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민준이 계속했다. 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난 너한테 할 말이 있어. 근데 자꾸 미뤄왔어. 왜 미뤘는지도 모르고. 그냥… 완벽한 타이밍을 기다렸나 봐. 근데 완벽한 타이밍은 안 오더라.”

은서는 그의 얼굴을 봤다. 민준은 창밖을 보고 있었다. 창 너머로는 겨울 강물이 보였다. 강물은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 얼음이 살짝 얼어 있었지만, 그 아래로는 물이 계속 움직였다. 은서는 민준이 강물을 보는 방식이 언제나 다르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는 강물을 보면서 뭔가를 생각했다. 그 생각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중요하다는 건 알 수 있었다.

“내가 여기 온 이유… 너한테 진짜 얘기 해본 적 없지.”

“네.”

“5년 전에 서울에서 뭔가가 부숴졌어. 내가 만든 것들이 아니라… 내 안에 있던 뭔가가. 난 그때까지 도자기를 잘 만든다고 생각했어. 시간을 들이면 좋은 작품이 나올 거라고. 근데 개인전 보름 전에 깨달았어. 내가 만든 모든 게 거짓이라는 걸. 형식만 있고 영혼이 없다는 걸. 그래서 다 부숴버렸어. 작품들을 다 때려 부수고, 공방 문을 닫고, 여기로 왔어.”

은서는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였다. 하지만 민준이 직접 말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그 5년 동안의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후회, 두려움, 그리고 뭔가 다른 감정. 그것이 무엇인지 은서는 알 수 있었다.

“그리고 5년을 여기서 보냈어. 처음엔 도망친 거라고 생각했어. 근데 어느 순간부터는… 이게 도망이 아니라 찾아가는 거라는 걸 알게 됐어. 너무 천천히 찾아가서, 거의 찾지 못한 것 같지만.”

민준이 은서를 봤다. 그의 눈에는 강물의 빛이 반영되어 있었다.

“너 온 이후로 뭔가가 바뀌었어. 공방에서 손이 덜 떨려. 흙이 더 부드러워 느껴져. 형태가 자연스럽게 나와. 그런데 그게 너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되니까… 무서워졌어.”

“무서워요?”

“응. 너 때문에 내가 다시 무언가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또 거짓일까봐. 그리고… 너한테 의존하게 될까봐. 너 없이 못 할까봐.”

은서의 심장이 빨라졌다. 민준이 말하는 것들이 모두 그녀가 밤새 생각했던 것들이었다. 그녀도 같은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서울로 돌아가야 할 것 같은 압박감, 여기에 있을 수 없을 것 같은 절박함, 그리고 민준이 없는 삶이 다시 어떨지에 대한 공포.

“그래서… 난 너한테 이거 보여주고 싶었어. 이거.”

민준이 은서의 손을 끌었다. 공방의 안쪽으로. 정리되지 않은 책상, 흙이 묻은 도구들, 그리고 그 한가운데 있는 것. 은서는 숨이 멎었다.

그것은 그릇이었다. 하지만 일반적인 그릇이 아니었다. 모양은 불규칙했고, 표면은 거칠었다. 마치 손으로 빚으면서 모든 감정을 담아낸 것처럼. 색깔도 이상했다. 회색과 갈색이 섞여 있었는데, 그것이 마치 석양처럼 보였다. 혹은 강물처럼 보였다. 혹은 겨울 하늘처럼 보였다.

“이거… 이거 뭐예요?”

“모르겠어. 근데 이거 만들면서 처음 느꼈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부숴질 수도 있고, 깨질 수도 있고, 누군가는 싫어할 수도 있다는 걸. 근데 그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중요한 건… 이거를 만들 때 내 손이 떨리지 않았다는 거야.”

은서는 그 그릇을 들었다. 무게가 적당했다. 온기가 남아 있었다. 마치 방금 만든 것처럼. 혹은 계속 누군가의 손 안에 있던 것처럼. 그녀는 그 그릇의 표면을 손가락으로 천천히 따라갔다. 거친 질감이 손가락에 전해졌다. 그 감각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은서는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너를 위해 만든 거야. 이거… 정말 미완성이고, 정말 완벽하지 않고, 정말 누가 봐도 별로일 수도 있지만. 나는 이거를 너한테 주고 싶었어.”

민준이 은서의 옆에 섰다. 그의 어깨가 그녀의 어깨에 닿았다. 그것도 말 없이.

“그리고 너한테 말하고 싶어. 난 널 기다릴 거야. 너가 서울 가든, 어디 가든.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왜냐하면… 너 없이는 다시 부숴질 것 같거든. 아니, 이미 부숴졌으니까. 다시 한 번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너야.”

은서는 그릇을 가슴에 안았다. 따뜻했다. 그것이 민준의 손에서 나온 온기인지, 아니면 자신의 마음에서 나온 온기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강 위로 해가 떨어지고 있었다. 겨울 해는 빨리 떨어진다. 몇 분 후면 완전한 어둠이 올 것이다. 그 어둠 속에서도 강물은 흐를 것이다. 그리고 은서의 심장도 계속 뛸 것이다.

“저도… 같은 마음이에요.”

은서가 겨우 말했다. 목소리가 떨렸다.

“그런데 할머니가… 서울 가라고 했어요. 출판사에서 찾아왔대요. 일이 있대요.”

민준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강물을 봤다. 은서도 그를 따라 강물을 봤다. 겨울 강물은 검었다. 하늘의 색을 반영하고 있었다. 마치 은서의 마음처럼.

“그럼 가. 근데… 돌아와. 꼭.”

“네.”

“약속해.”

“약속할게요.”

그들은 공방에 남겨진 그릇을 바라봤다. 겨울 햇빛이 그것을 비추고 있었다. 불규칙한 형태, 거친 표면, 불완전한 색깔.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아름다웠다. 왜냐하면 그것은 사랑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완벽함을 포기하고, 완성을 미루고, 오직 현재의 감정만을 담아낸 사랑으로.

겨울 하천리는 조용했다. 강물 소리만 들렸다. 그리고 두 사람의 심장음. 그것도 강물처럼 계속 흐르고 있었다. 멈추지 않고, 돌아오지 않고, 오직 앞으로만 나아가면서.

할머니는 저녁밥을 차리고 있었다. 은서가 공방에서 돌아왔을 때, 주방에서는 된장찌개의 냄새가 나고 있었다. 밥도 이미 푸르르하게 식고 있었다. 은서는 민준이 준 그릇을 조심스럽게 책상 위에 놓았다. 할머니가 그것을 봤다. 할머니의 눈이 반짝였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은서의 손을 잡았다.

“밥 먹어라. 뜨거워.”

그 한 마디에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알고 있다는 것, 응원한다는 것, 그리고 현재를 소중히 하라는 것. 은서는 밥을 먹기 시작했다. 된장찌개는 뜨거웠고, 밥은 구수했고, 반찬의 맛은 깊었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아니, 완벽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걸 은서는 이제 알고 있었다.

겨울은 계속될 것이다. 강물도 계속 흐를 것이다. 그리고 은서도 계속 흐를 것이다. 서울로, 그리고 다시 여기로. 끝나지 않는 흐름 속에서, 언제나 돌아올 수 있다는 약속을 가지고.

저 멀리 창밖으로는 강물이 보였다. 겨울 강물은 여전히 검었다. 하지만 그 검음 속에는 봄을 기다리는 생명이 있었다. 은서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녀도 그러했기 때문이다.

서울 가든, 어디 가든.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왜냐하면… 너 없이는 다시 부숴질 것 같거든. 아니, 이미 부숴졌으니까. 다시 한 번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너야.” 민준의 음성이 은서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 말은 은서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불러일으러진 듯한 느낌을 주었다.

은서는 그릇을 가슴에 안았다. 따뜻했다. 그것이 민준의 손에서 나온 온기인지, 아니면 자신의 마음에서 나온 온기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강 위로 해가 떨어지고 있었다. 겨울 해는 빨리 떨어진다. 몇 분 후면 완전한 어둠이 올 것이다. 그 어둠 속에서도 강물은 흐를 것이다. 그리고 은서의 심장도 계속 뛸 것이다. 은서의 눈이 강물로 향했다. 검은 강물은 은서의 마음을 비추고 있는 것이었다.

“저도… 같은 마음이에요.” 은서가 겨우 말했다. 목소리가 떨렸다. 민준의 시선이 은서에게 향했다. 그의 눈에는 깊은 이해와 안타까움이 있었다.

“그런데 할머니가… 서울 가라고 했어요. 출판사에서 찾아왔대요. 일이 있대요.” 은서가 말했다. 민준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강물을 봤다. 은서도 그를 따라 강물을 봤다. 겨울 강물은 검었다. 하늘의 색을 반영하고 있었다. 마치 은서의 마음처럼. 강물의 흐름은 은서의 마음의 흐름과 같다고 생각했다.

“그럼 가. 근데… 돌아와. 꼭.” 민준의 음성은 작지만은 않았지만, 은서에게는 큰 울림을 주었다. 은서의 마음이 떨었다.

“네.” 은서가 말했다. 민준의 시선이 은서에게 다시 향했다.

“약속해.” 민준의 음성은 조금 더 다급해졌다.

“약속할게요.” 은서가 말했다. 민준의 얼굴에 미소가 나타났다. 은서는 그 미소를 보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들은 공방에 남겨진 그릇을 바라봤다. 겨울 햇빛이 그것을 비추고 있었다. 불규칙한 형태, 거친 표면, 불완전한 색깔.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아름다웠다. 왜냐하면 그것은 사랑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완벽함을 포기하고, 완성을 미루고, 오직 현재의 감정만을 담아낸 사랑으로. 은서는 그 그릇을 보면서 민준의 사랑을 느꼈다.

겨울 하천리는 조용했다. 강물 소리만 들렸다. 그리고 두 사람의 심장음. 그것도 강물처럼 계속 흐르고 있었다. 멈추지 않고, 돌아오지 않고, 오직 앞으로만 나아가면서. 은서는 그 순간을 소중히 하기로 결심했다.

할머니는 저녁밥을 차리고 있었다. 은서가 공방에서 돌아왔을 때, 주방에서는 된장찌개의 냄새가 나고 있었다. 밥도 이미 푸르르하게 식고 있었다. 은서는 민준이 준 그릇을 조심스럽게 책상 위에 놓았다. 할머니가 그것을 봤다. 할머니의 눈이 반짝였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은서의手を 잡았다.

“밥 먹어라. 뜨거워.” 할머니의 음성은 따뜻했다. 은서는 그 한 마디에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생각했다. 알고 있다는 것, 응원한다는 것, 그리고 현재를 소중히 하라는 것. 은서는 밥을 먹기 시작했다. 된장찌개는 뜨거웠고, 밥은 구수했고, 반찬의 맛은 깊었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아니, 완벽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걸 은서는 이제 알고 있었다.

은서는 밥을 먹으며 할머니를 보았다. 할머니의 얼굴에는 따뜻한 미소가 있었다. 은서는 그 미소를 보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할머니는 은서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은서를 위해 밥을 차려준 것이었다.

겨울은 계속될 것이다. 강물도 계속 흐를 것이다. 그리고 은서도 продолж될 것이다. 서울로, 그리고 다시 여기로. 끝나지 않는 흐름 속에서, 언제나 돌아올 수 있다는 약속을 가지고. 은서는 그 流れ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민준과 함께, 할머니와 함께, 그리고 자신의 마음과 함께.

저 멀리 창밖으로는 강물이 보였다. 겨울 강물은 여전히 검었다. 하지만 그 검음 속에는 봄을 기다리는 生命이 있었다. 은서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녀도 그러했기 때문이다. 은서의 마음에도 봄을 기다리는 생명이 있었다. 민준과 함께, 할머니와 함께, 그리고 자신의 心과 함께. 은서는 그 생명을 믿었다. 그리고 그 생명이 그녀를 이끌어 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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