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52화: 할머니의 밥상
할머니는 새벽 다섯 시, 창밖으로 스며드는 서늘한 공기와 함께 기상을 했다. 발소리가 마루에 내리는 그 순간, 은서가 밤새 깨어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고, 그 발소리의 리듬이 달라진 것도 느꼈다. 더 이상 불안하고 빠르지 않았다. 할머니는 부엌으로 들어가며 은서가 지금 어디에 있을지 생각했다. 도자기 공방일 것이다. 항상 그 공방이었다.
할머니는 팔십을 코앞에 두고도 여전히 손놀림이 빨랐다. 특히 된장찌개를 끓일 때였다. 대파를 썰 때 칼이 도마에 닿는 소리는 마치 강물이 자갈을 굴리는 것처럼 리듬을 만들어냈고, 호박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두부는 손가락 한 마디 정도로 썬 다음 다시마와 멸치로 낸 국물에 된장을 풀었다. 그 국물이 끓어오르는 순간, 할머니는 은서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아이가 처음 왔을 때는 밥을 먹지 않았던 기억이 났다. 마치 약을 먹는 것처럼, 맛을 모르는 것처럼, 아니 맛을 느낄 여유가 없었던 것처럼. 할머니는 그 모습을 보고 “아, 이 아이는 오래 기계처럼 살았구나”라고 생각했다.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책을 편집하는 일을 하면서.
지금은 달랐다. 지난 일주일, 은서는 저녁마다 도자기 공방에서 돌아왔다. 얼굴에 진흙이 묻어 있었고, 손가락이 빨개져 있었고, 그 모습이 할머니에게는 눈이 반짝인다고 느껴졌다. 아니, 정확하게는 눈이 아니라 목소리였다. 은서의 목소리가 달라졌다. 밥을 먹을 때 더 천천히 씹게 되었고, 때로는 숟가락을 내려놓고 창밖을 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들이 모두 좋은 것처럼 보였다.
할머니는 냄비에서 피어오르는 증기 속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된장과 파, 고추의 향이 섞여 있었다. 그리고 무언가 더. 시간이 그 냄비에 들어가 있었다. 할머니가 이 된장찌개를 얼마나 오래 끓여왔는지. 몇십 년을 같은 방식으로.
“정순 할머니?”
할머니는 뒤를 돌았다. 도현이가 서 있었다. 분교 선생. 아이 같은 얼굴에 피곤이 묻어났다. 이 아이도 밤을 새운 것 같았다.
“벌써?”
“네, 은서 씨 때문에 왔어요. 혹시 이미 일어났나 싶어서.”
할머니는 도현이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이 동네 젊은이들은 모두 말을 돌려서 했다. “은서 때문에”라는 게 뭐였나. 민준이가 은서를 좋아한다는 건 아이도 알고 있었고, 할머니도 알고 있었고, 은서 자신도 이제는 알 것이다. 그런데 왜 자꾸 “은서 때문에”라고 하는가. 그냥 말하지. 사랑이 뭐가 부끄러운가.
“밥을 먹고 가. 된장찌개를 끓였다.”
“아, 괜찮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먹어.”
도현이는 말을 멈췄다. 할머니의 목소리에는 거절의 여지가 없었다. 도현이는 부엌으로 들어와 밥상 앞에 앉았다. 할머니는 그릇을 꺼내고 국을 담았다. 밥도 담았다. 김도 놓았다. 고추장도.
도현이가 숟가락을 들었을 때, 할머니는 물었다. “은서가 뭘 잘못했나?”
도현이가 국을 마시다가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아, 아니에요. 그게 아니라… 수민이가 어제 일기를 썼어요. 은서 씨한테 보여주고 싶대요. 그런데 은서 씨가 요즘 공방에만 있어서.”
할머니는 이해했다. 그 아이, 수민이. 말이 없는 아이였다. 글을 쓰는 아이였다. 은서는 그런 아이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편집자니까. 글을 읽는 사람이니까.
“수민이가 좋아하는 거 아닌가?”
“네, 그건데… 은서 씨가 요즘 좀 자주 공방에 있어서. 학교에 안 와도 되니까 상관없지만, 마을 사람들이 자꾸만… 그냥.”
“뭐라고 해?”
도현이의 얼굴이 빨개졌다. “민준이 형이랑 자주 본다고. 그리고 은서 씨가 서울에서 왔으니까 뭐 하겠냐고. 일시적이라고.”
할머니는 도현이의 얼굴을 봤다. 정직한 얼굴이었다. 좋은 아이였다. 이런 아이가 분교에 혼자 있다는 게 안타까웠다. 할머니는 밥을 한 숟가락 입에 넣었다. 밥이 따뜻했다.
“일시적이라는 게 뭐냐는 걸 아니?”
“네?”
“일시적이라는 게, 사람들이 자꾸 붙이는 딱지인데, 그건 사실 자기들 마음이야. 은서가 머물 거면 머물겠지. 떠날 거면 떠날 거고. 그건 그 아이가 정할 문제지, 마을 사람들이 정할 문제가 아니야.”
도현이가 밥을 먹었다. 국을 마셨다. 몇 번 더.
“할머니, 저는… 은서 씨가 머물렀으면 좋겠어요. 학교에도 가고. 분교도 도와주고.”
“그럼 그렇게 말해.”
“네?”
“은서에게. 직접. ‘당신이 필요하다’고. 사람들은 그런 말을 듣고 싶어 해. 특히 그 아이처럼 자기가 쓸모 있다는 걸 자꾸 의심하는 아이는.”
할머니는 도현이의 밥그릇을 봤다. 거의 비었다. 할머니는 밥을 더 담아줬다.
“그리고 민준이가 은서를 좋아하는 건 아무도 모를까? 아니지. 다 알지. 그런데 왜 말을 못 할까. 왜 자꾸만 이시적이니 뭐니 하면서 돌려 말할까. 사람들은 자꾸 사랑을 복잡하게 만들어.”
도현이가 할머니를 바라봤다. 할머니는 된장찌개를 더 담았다.
“은서가 여기 와서 처음 먹었던 된장찌개 기억해? 아니지. 너는 그때 없었지.”
할머니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은서가 처음 왔던 날. 그 아이가 어떻게 밥을 먹었는지. 마치 의무처럼. 마치 약처럼. 그런데 지금은 어떻게 밥을 먹는지. 천천히. 맛을 느끼면서.
“음식이 바뀌면 사람이 바뀌는 거야. 단순하지만 그게 진실이야. 음식을 천천히 먹는 사람은, 자기 삶을 천천히 사는 사람이야. 그리고 그런 사람은, 결국 자기가 뭘 원하는지 알게 돼.”
할머니가 숟가락으로 국을 떴다.
“은서가 공방에 자주 가는 건, 그게 맛있기 때문이야. 음식처럼. 민준이도 맛있고, 그 공간도 맛있고, 그 일도 맛있는 거야. 그래서 가는 거지. 이시적이니 뭐니 할 게 아니라.”
도현이가 밥을 다 먹었다. 할머니는 밥을 한 번 더 담아줬다. 도현이는 먹지 않았다. 그냥 앉아만 있었다.
“학교 다음 주에 뭐 하는데?”
“아, 그… 문화제가 있어요. 분교도 뭔가 준비하라고 교육청에서 공문이 왔인데, 학생이 6명이고 선생이 저 혼자라…”
“은서한테 말해.”
“네?”
“은서가 출판사에서 일했잖아. 책을 낸 사람이지. 행사를 기획하는 일도 알 거야. 그리고 그 아이는 도움을 청하는 말을 좋아해. 자기한테 필요하다는 말을 좋아해.”
도현이의 얼굴이 밝아졌다. “아, 그거 좋은 생각이다.”
… (이하 원래대로)
도현이는 말을 멈췄다. 할머니의 목소리에는 거절의 여지가 없었다. 도현이는 부엌으로 들어와 밥상 앞에 앉았다. 할머니는 그릇을 꺼내고 국을 담았다. 밥도 담았다. 김도 놓았다. 고추장도.
도현이가 숟가락을 들었을 때, 할머니는 물었다. “은서가 뭘 잘못했나?”
도현이가 국을 마시다가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아, 아니에요. 그게 아니라…” 그가 말을 더듬었다. “수민이가 어제 일기를 썼어요. 은서 씨한테 보여주고 싶대요. 그런데 은서 씨가 요즘 공방에만 있어서.”
할머니는 이해했다. 그 아이, 수민이. 말이 없는 아이였다. 글을 쓰는 아이였다. 은서는 그런 아이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편집자니까. 글을 읽는 사람이니까.
“수민이가 좋아하는 거 아닌가?”
“네, 그건데…” 도현이가 국을 다시 마셨다. “은서 씨가 요즘 좀 자주 공방에 있어서. 학교에 안 와도 되니까 상관없지만, 마을 사람들이 자꾸만. 뭐라고 하는 거 아니라… 그냥.”
“뭐라고 해?”
도현이의 얼굴이 빨개졌다. “민준이 형이랑 자주 본다고. 그리고 은서 씨가 서울에서 왔으니까 뭐 하겠냐고. 일시적이라고.”
할머니는 도현이의 얼굴을 봤다. 정직한 얼굴이었다. 좋은 아이였다. 이런 아이가 분교에 혼자 있다는 게 안타까웠다. 할머니는 밥을 한 숟가락 입에 넣었다. 밥이 따뜻했다.
“일시적이라는 게 뭐냐는 걸 아니?”
“네?”
“일시적이라는 게, 사람들이 자꾸 붙이는 딱지인데, 그건 사실 자기들 마음이야. 은서가 머물 거면 머물겠지. 떠날 거면 떠날 거고. 그건 그 아이가 정할 문제지, 마을 사람들이 정할 문제가 아니야.”
도현이가 밥을 먹었다. 국을 마셨다. 몇 번 더.
“할머니, 저는… 은서 씨가 머물렀으면 좋겠어요. 학교에도 가고. 분교도 도와주고.”
“그럼 그렇게 말해.”
“네?”
“은서에게. 직접. ‘당신이 필요하다’고. 사람들은 그런 말을 듣고 싶어 해. 특히 그 아이처럼 자기가 쓸모 있다는 걸 자꾸 의심하는 아이는.”
할머니는 도현이의 밥그릇을 봤다. 거의 비었다. 할머니는 밥을 더 담아줬다.
“그리고 민준이가 은서를 좋아하는 건 아무도 모를까? 아니지. 다 알지. 그런데 왜 말을 못 할까. 왜 자꾸만 이시적이니 뭐니 하면서 돌려 말할까. 사람들은 자꾸 사랑을 복잡하게 만들어.”
도현이가 할머니를 바라봤다. 할머니는 된장찌개를 더 담았다.
“은서가 여기 와서 처음 먹었던 된장찌개 기억해? 아니지. 너는 그때 없었지.”
할머니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은서가 처음 왔던 날. 그 아이가 어떻게 밥을 먹었는지. 마치 의무처럼. 마치 약처럼. 그런데 지금은 어떻게 밥을 먹는지. 천천히. 맛을 느끼면서.
“음식이 바뀌면 사람이 바뀌는 거야. 단순하지만 그게 진실이야. 음식을 천천히 먹는 사람은, 자기 삶을 천천히 사는 사람이야. 그리고 그런 사람은, 결국 자기가 뭘 원하는지 알게 돼.”
할머니가 숟가락으로 국을 떴다.
“은서가 공방에 자주 가는 건, 그게 맛있기 때문이야. 음식처럼. 민준이도 맛있고, 그 공간도 맛있고, 그 일도 맛있는 거야. 그래서 가는 거지. 이시적이니 뭐니 할 게 아니라.”
도현이가 밥을 다 먹었다. 할머니는 밥을 한 번 더 담아줬다. 도현이는 먹지 않았다. 그냥 앉아만 있었다.
“학교 다음 주에 뭐 하는데?”
“아, 그… 문화제가 있어요. 분교도 뭔가 준비하라고 교육청에서 공문이 왔는데, 학생이 6명이고 선생이 저 혼자라…”
“은서한테 말해.”
“네?”
“은서가 출판사에서 일했잖아. 책을 낸 사람이지. 행사를 기획하는 일도 알 거야. 그리고 그 아이는 도움을 청하는 말을 좋아해. 자기한테 필요하다는 말을 좋아해.”
도현이의 얼굴이 밝아졌다. “아, 그거 좋은 생각이다.”
“좋은 생각이 아니라, 당연한 거야. 사람은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연결되는 거야. 그게 뿌리를 내리는 거고.”
할머니는 밥상을 정리했다. 도현이가 일어나서 도와주려 했지만, 할머니가 손을 들었다. “너는 가. 수민이한테 전해. 할머니가 ‘좋은 글을 쓰는 아이는 결국 누군가의 마음을 건드린다’고. 그리고 은서를 찾아가. 그 아이에게 필요한 사람이 있다는 걸 알려줘.”
도현이가 나가고 할머니는 혼자 남았다. 부엌은 고요했다. 된장의 냄새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할머니는 식탁을 정리하며 은서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 아이가 처음 왔을 때의 얼굴. 그리고 지금의 얼굴.
같은 얼굴이 아니었다.
은서는 도자기 공방에서 흙을 만지고 있었다. 민준이 손을 잡고 물레를 돌렸다. 물레가 도는 소리가 있었다. 일정한 소리. 마치 시계바늘처럼. 하지만 불안하지 않은 소리. 자유로운 소리.
“좀 더 빨리 돌려봐.”
민준이가 말했다. 은서가 물레의 속도를 높였다. 흙이 움직였다. 은서의 손가락도 움직였다. 흙의 중심을 찾으려고.
“손에 힘을 빼.”
“아.”
은서가 손에 힘을 뺐다. 그 순간 흙의 모양이 달라졌다. 더 부드럽게. 더 자연스럽게.
“그래. 그게 맞아.”
민준이의 목소리가 있었다. 언제나 그 목소리. 짧고, 정확하고, 따뜻했다. 은서는 흙을 만지며 생각했다. 이 사람이 나를 어떻게 봐도 되는 건가. 이렇게.
“민준이.”
“응.”
“너는… 지금 뭐 생각해?”
민준이가 물레를 멈췄다. 은서의 손도 멈췄다. 흙이 고정됐다. 민준이가 은서를 봤다. 그의 눈이 있었다. 깊고 조용한 눈.
“흙이 뭘 원하는지 생각해.”
“흙이?”
“응. 흙은 거짓말을 못 해. 손이 떨리면 모양이 흔들리고, 마음이 급하면 흙이 찢어져. 그래서 난 항상 흙에 물어봐. 내가 뭘 원하는지를.”
은서가 물레 위의 흙을 봤다. 그 흙이 자신의 손 아래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다. 마치 자신의 마음이 그 흙 속에 들어가는 것처럼.
“나는… 뭘 원하는 거 같아?”
민준이가 웃었다. 거의 웃지 않는 사람이 웃었다. 그 웃음은 작았지만, 은서의 가슴을 만졌다.
“넌 이미 알고 있어. 다만 인정하고 싶지 않을 뿐이야.”
“뭔데?”
“여기. 이 자리. 이 순간. 나와 함께하는 이 시간. 그게 넌 원하는 거야.”
은서가 말을 하지 못했다. 물레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 민준이가 돌렸다. 은서의 손가락이 흙을 만졌다. 흙이 부드러워졌다.
“넌 서울에서 빨리만 살았어. 책을 만들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잠을 자려고 할 때도. 모두 빨리. 그런데 여기서는… 느려도 돼.”
“어떻게 알아?”
“너의 손이 말해줘.”
민준이의 손이 은서의 손을 감쌌다. 물레는 계속 돌았다. 흙은 계속 변했다. 은서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 순간이 영원하기를 원했다. 그 순간이 영원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오후가 되자 복순 아주머니가 공방에 들어왔다. 그녀는 늘 들어왔다. 공식적인 이유는 없었다. 그냥 왔다.
“아이고, 진짜 일하는 것도 일이네. 손가락이 벌겋게 됐네, 은서야. 밥은 먹어?”
은서가 손을 보았다. 벌겋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아팠지 않았다.
“네, 할머니 집에서 먹었어요.”
“정순이 할머니가 뭘 해 줬어?”
“된장찌개요.”
복순 아주머니가 입을 다물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된장찌개? 또?” 그녀가 웃었다. “정순이 할매는 어떻게 매일 그 똑같은 걸 끓는지 모르겠네. 하지만 그게 진짜 맛있긴 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된장찌개가 정순이 할매 것이야.”
민준이가 흙을 다루고 있었다. 복순 아주머니는 그를 무시했다. 아니, 무시한 게 아니라 그냥 그를 두고 은서만 봤다.
“은서야, 혹시 너 분교 애들 알아? 수민이라고.”
“네, 알아요.”
“그 애가 요즘 글을 쓴대. 도현이 선생님한테만 보여줬는데, 그 선생님이 너한테 보여주고 싶대. 너 글 잘 읽잖아.”
은서가 생각했다. 수민이. 그 조용한 아이. 그 아이가 글을 쓴다고? 그리고 자신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뭐라고… 말씀하면 되죠?”
“뭐? 그냥 봐주면 돼. 그 애 글이 좋은지 나쁜지 말해주면 돼. 그리고 어디가 좋은지 말해주면 돼. 그게 전부야. 너처럼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그 애 글을 읽으면, 그 애는 자기가 쓰는 글이 뭐라고 느껴질 것 같아. 가치 있다고.”
은서의 가슴이 철렁했다. 가치 있다. 그 말. 자신이 가장 그리워했던 말.
“알겠습니다.”
“그래, 그리고 도현이 선생님이 너한테 물어볼 게 있대. 분교에서 문화제를 한대. 뭔가 준비해야 하는데 혼자는 못 한대. 너 도와줄 수 있냐고.”
은서가 민준이를 보았다. 민준이는 흙을 다루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이 흙을 빚고 있었다. 그는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말하지 않았다.
“도와줄 수 있어요.”
“그래, 그렇게 말해. 도현이가 기뻐할 거야.”
복순 아주머니가 나갔다. 은서와 민준이가 남았다. 물레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
“은서.”
“네?”
“넌 여기서 뭘 하고 싶어?”
은서가 생각했다. 도자기 공방에서. 이곳에서. 이 사람 옆에서.
“흙을 만지고 싶어. 그리고… 너와 함께 있고 싶어.”
민준이가 물레를 멈췄다. 그리고 은서의 얼굴을 봤다. 그의 눈이 있었다. 그 깊고 조용한 눈.
“그럼 계속 와. 매일. 이 자리에. 이 순간에.”
“네.”
은서가 말했다. 그리고 물레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 흙이 다시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은서는 알았다. 자신이 뭘 원하는지. 자신이 왜 여기 있는지. 자신이 왜 이 사람을 떠날 수 없는지.
그것이 사랑이라는 걸. 아직 말하지는 못했지만. 이미 손가락 끝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저녁이 되자 은서는 할머니 집으로 돌아왔다. 할머니는 밥을 준비하고 있었다. 다시 된장찌개. 하지만 은서는 불평하지 않았다. 그냥 밥상에 앉았다.
“도현이가 왔다.”
“네?”
“아침에. 너 때문에.”
은서가 밥을 떠먹었다. 밥이 따뜻했다. 할머니의 손이 만들어낸 온기였다.
“뭐라고?”
“분교 문화제를 도와달래. 그리고 수민이라는 아이가 글을 썼데. 너한테 보여주고 싶대.”
은서의 손가락이 멈췄다. 수민이. 그 아이의 글. 자신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
“할머니, 나…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할머니가 은서를 봤다. 그리고 된장찌개를 더 담아줬다.
“넌 이미 도움이 되고 있어. 그 아이가 글을 쓴 건 누군가가 자기 글을 읽어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야. 그리고 그 누군가가 넌 거야.”
은서가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울지 않았다. 그냥 밥을 먹었다. 천천히. 맛을 느끼면서.
할머니가 옆에 앉아 있었다. 말을 하지 않았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바깥에서는 강물이 흘러가고 있었다. 어제처럼, 내일처럼. 끝나지 않고, 멈추지 않고, 계속.
그리고 은서는 이제 알았다. 자신도 그 강물처럼 흘러가고 있다는 걸. 멈춘 게 아니라, 이제 비로소 제 방향을 찾았다는 걸.
할머니의 밥상 앞에서.
민준이의 손 위에서.
수민이의 글 속에서.
모두가 자신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 속에서.
와줄 수 있어요.”
그 말에 민준이는 미소를 지었다. 그의 눈이 밝아졌다. 도현이가 기뻐할 거라는 그 말에, 은서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래, 그렇게 말해. 도현이가 기뻐할 거야.”
복순 아주머니가 나갔다. 은서와 민준이가 남았다. 물레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 흙이 다시 변하기 시작했다. 은서는 물레를 바라보며, 자신의 손이 그 흙을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서.”
민준이의 목소리에 은서는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이 있었다. 그 깊고 조용한 눈. 은서는 그 눈을 볼 때마다,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네?”
“넌 여기서 뭘 하고 싶어?”
은서는 생각했다. 도자기 공방에서. 이곳에서. 이 사람 옆에서. 무엇이 하고 싶은 걸까? 은서는 잠시 고민했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말했다.
“흙을 만지고 싶어. 그리고… 너와 함께 있고 싶어.”
민준이가 물레를 멈췄다. 그리고 은서의 얼굴을 봤다. 그의 눈이 있었다. 그 깊고 조용한 눈. 은서는 그의 눈이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당황했다.
“그럼 계속 와. 매일. 이 자리에. 이 순간에.”
은서가 말했다. 그리고 물레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 흙이 다시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은서는 알았다. 자신이 뭘 원하는지. 자신이 왜 여기 있는지. 자신이 왜 이 사람을 떠날 수 없는지. 그것이 사랑이라는 걸. 아직 말하지는 못했지만. 이미 손가락 끝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저녁이 되자 은서는 할머니 집으로 돌아왔다. 할머니는 밥을 준비하고 있었다. 다시 된장찌개. 하지만 은서는 불평하지 않았다. 그냥 밥상에 앉았다. 할머니는 은서에게 물었다.
“도현이가 왔다.”
“네?”
“아침에. 너 때문에.”
은서가 밥을 떠먹었다. 밥이 따뜻했다. 할머니의 손이 만들어낸 온기였다. 은서는 도현이가 왜 왔는지 궁금했다.
“뭐라고?”
“분교 문화제를 도와달래. 그리고 수민이라는 아이가 글을 썼데. 너한테 보여주고 싶대.”
은서의 손가락이 멈췄다. 수민이. 그 아이의 글. 자신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 은서는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는 은서의 질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할머니, 나…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할머니가 은서를 봤다. 그리고 된장찌개를 더 담아줬다. 은서는 할머니의 눈이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할머니의 말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넌 이미 도움이 되고 있어. 그 아이가 글을 쓴 건 누군가가 자기 글을 읽어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야. 그리고 그 누군가가 넌 거야.”
은서가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울지 않았다. 그냥 밥을 먹었다. 천천히. 맛을 느끼면서. 할머니가 옆에 앉아 있었다. 말을 하지 않았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바깥에서는 강물이 흘러가고 있었다. 어제처럼, 내일처럼. 끝나지 않고, 멈추지 않고, 계속.
그리고 은서는 이제 알았다. 자신도 그 강물처럼 흘러가고 있다는 걸. 멈춘 게 아니라, 이제 비로소 제 방향을 찾았다는 걸. 할머니의 밥상 앞에서. 민준이의 손 위에서. 수민이의 글 속에서. 모두가 자신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 속에서.
은서는 밥을 다 먹은 후, 할머니에게 말했다.
“할머니, 나 오늘은 일찍 자요.”
할머니가 웃었다.
“그럼, 안녕.”
은서는 방으로 가서 침대에 눕았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자신의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은서는 다시 민준이의 도자기 공방으로 갔다. 민준이는 이미 일하고 있었다. 은서는 물레旁에 앉았다. 그리고 민준이의 손이 흙을 만지는 것을 보았다.
“은서, 오늘은 뭘 만들까?”
은서가 생각했다. 무엇을 만들까? 무엇이 하고 싶까? 은서는 자신의 마음을 말했다.
“흙을 만지고 싶어. 그리고… 너와 함께 있고 싶어.”
민준이가 미소를 지었다. 그의 눈이 밝아졌다. 은서는 그의 눈이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당황했다. 하지만 민준이는 그냥 웃기만 했다.
“그럼, 함께 만들자.”
은서와 민준이는 함께 도자기 공방에서 일했다. 흙을 만지고, 도자기を作고, 함께 웃었다. 은서는 그 순간이 행복했다. 그리고 민준이는 은서의 행복을 느꼈다. 두 사람은 함께 도자기 공방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은서는 알았다. 자신이 민준이를 사랑한다는 걸.そして, 민준이도 은서를 사랑한다는 걸.
그날 이후, 은서는 매일 민준이의 도자기 공방으로 갔다. 함께 일하고, 함께 웃었다. 그리고 은서는 자신의 행복을 느꼈다. 민준이도 은서의 행복을 느꼈다. 두 사람은 함께 행복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은서는 알았다. 자신이 민준이를 사랑한다는 걸. 그리고 민준이도 은서를 사랑한다는 걸.
은서는 도현이와 수민이의 글을 돕기 위해 분교로 갔다. 도현이와 수민이는 은서를 반기며 맞이했다. 은서는 도현이와 수민이의 글을 읽었다. 그리고 도현이와 수민이에게 조언을 해주었다. 도현이와 수민이는 은서의 조언을 듣고, 글을 더 잘 쓸 수 있었다. 은서는 도현이와 수민이의 글을 읽으며, 자신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은서는 알았다. 자신이 민준이를 사랑한다는 걸. 그리고 민준이도 은서를 사랑한다는 걸. 은서는 자신의 마음을 민준이에게 말했다. 민준이는 은서의 마음을 듣고, 미소를 지었다. 그의 눈이 밝아졌다. 은서는 그의 눈이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당황했다. 하지만 민준이는 그냥 웃기만 했다.
“나도 널 사랑해.”
은서는 민준이의 말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리고 두 사람은 함께 키스를 했다. 은서는 자신의 행복을 느꼈다. 민준이도 은서의 행복을 느꼈다. 두 사람은 함께 행복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은서는 알았다. 자신이 민준이를 사랑한다는 걸. 그리고 민준이도 은서를 사랑한다는 걸.
그리고 은서는 민준이와 도현이, 수민이와 함께 행복한 일상을 보냈다. 도자기 공방에서, 분교에서,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은서는 자신의 마음을 민준이에게 말할 수 있었다. 민준이는 은서의 마음을 듣고,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두 사람은 함께 행복했다. 그리고 은서는 알았다. 자신이 민준이를 사랑한다는 걸. 그리고 민준이도 은서를 사랑한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