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의 굽이에서 – 제2화: 마루가 삐걱이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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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화: 마루가 삐걱이는 집

할머니 집의 대문은 나무였다. 페인트가 벗겨진 갈색 나무로, 그 위에는 몇십 년간의 햇빛과 빗물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은서가 손을 뻗어 문고리를 잡는 순간, 그것이 움직였다. 아무 저항도 없이, 마치 누군가 안쪽에서 열어주는 것처럼. 은서는 한 발짝 물러섰고, 심장이 가슴에 느껴지는 구체적인 박동이 느껴졌다. 그녀의 눈동자가 반사적으로 대문에 집중되었다가 다시 할머니 집을 향했다.

“왔냐.”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 음성은 은서의 가슴에 따뜻한 감각을 전달했다.

문 너머로 보인 것은 마당이었다. 작은 마당. 그 중앙에는 감나무가 한 그루 서 있었고, 그 감들은 아직도 초록색이었다. 버스 창밖에서 본 감들과 같은 색깔이었다. 은서는 짐을 들고 마당으로 들어섰다. 마당의 흙냄새와 감나무의 향이 맡았다. 그 냄새는 서울의 음식 배달 냄새와는 전혀 달랐다.

“안녕하세요, 할머니.” 은서가 인사를 하자, 할머니의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 얼굴은 은서가 기억하는 것과 조금 달랐다. 더 작았다. 나이를 먹을 때마다 사람은 작아지는 것 같았다. 할머니의 키는 은서의 어깨 정도였다. 흰 머리는 단정하게 단장되어 있었고, 그 얼굴에는 깊은 주름이 있었다. 그 주름들은 마치 지도처럼 보였다. 수십 년의 감정이 그려진 지도. 은서의 시선은 할머니의 주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짐이 별로네.” 할머니가 말했다. 그것은 질문이 아니라 관찰이었다. “서울에서 뭐했냐고, 그렇게 짐이 적다니.” 할머니의 음성은 은서의 귀를 가득 채웠다. 은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할머니의 집을 봤다. 한옥이었다. 정확하게는 개량한옥이었다. 기와지붕에 콘크리트 기초, 그 위에 목재로 지어진 집. 은서는 예전에 이 집을 본 적이 있었다. 할머니가 서울에 올 때마다 보여준 사진들 속에서. 하지만 사진은 현실이 아니었다. 사진은 항상 더 아름답다. 또는 더 낡다. 현실의 집은 그 중간쯤이었다.

“마루가 삐걱거려.” 할머니가 계속 말했다. “이제 그거 고칠 돈도 없고. 그냥 그대로 둬. 괜찮아.” 은서는 현관 앞 계단을 올랐다. 나무 계단이었고, 그 계단은 확실히 낡아 보였다. 손잡이도 목재였다. 은서의 손이 그것을 잡는 순간, 따뜻함이 느껴졌다. 햇빛이 오래 닿은 목재의 따뜻함. 그 감각은 은서를 조금 놀라게 했다. 서울에서는 모든 것이 차가웠다. 철과 플라스틱과 콘크리트. 따뜻함은 히터에서만 나왔다.

“여기 들어와.” 할머니가 현관에서 신발을 벗으라는 신호를 했다. 은서는 신발을 벗었다. 신발장은 없었다. 그냥 현관 옆에 신발들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할머니의 슬리퍼와 검은색 실내용 신발. 그리고 이제 은서의 운동화. 세 켤레의 신발. 그것이 이 집의 전부였다.

집 안은 생각보다 밝았다. 창문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마당을 향한 창문, 옆집을 향한 창문, 그리고 뒤쪽 언덕을 향한 창문들. 햇빛이 여러 방향에서 들어왔고, 그 때문에 집 전체가 따뜻한 노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먼지가 햇빛 속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은서는 그 광경에 잠시 동안 입을 다물었다.

“거실 여기고, 부엌 저기.” 할머니가 손짓으로 설명했다. “방은 위층에 두 개. 너는 왼쪽 방 써. 오른쪽은 내가 쓰고.” 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을 하려다 멈췄다.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몰랐다. ‘감사합니다’? 그건 너무 형식적이었다. ‘좋습니다’? 그것도 아니었다. 그냥 침묵이 낫다고 판단했다.

할머니는 그 침묵을 읽은 것처럼 보였다. 할머니는 주방으로 걸어갔다. “밥을 먹어야지. 밥을 먹으면 모든 게 나아.” 은서는 할머니의 등이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서울의 음식 배달 소리가 아니라, 집에서 요리하는 소리가 들렸다. 된장찌개 냄새가 은서의 코를 자극했다. 그 냄새는 서울의 음식 배달 냄새와는 전혀 달랐다. 살아 있는 냄새였다.

“된장찌개야. 어제 끓여뒀어.” 할머니가 냄비 뚜껑을 열었다. 증気が 솟아올랐다. “손가락 끝 정도 데일 정도면 딱 좋은 온도야.” 은서는 밥을 푸는 할머니의 손을 보았다. 밥은 뜨거웠다. 연기가 나고 있었다. 밥그릇에 담긴 밥은 흰색이었고, 그 위에는 참기름으로 간단하게 마무리되어 있었다. 은서는 한 번도 집에서 밥을 지어본 적이 없었다. 서울에서는 항상 배달이거나 편의점이었다. 밥은 미리 만들어진 것이었다. 여기의 밥은 그 순간에 만들어진 것이었다. 따뜻함이 아직 살아 있는 밥.

“앉아.” 할머니가 밥그릇과 된장찌개를 밥상 위에 놨다. 은서는 밥상 앞에 앉았다. 밥상은 낮았다. 일반적인 식탁이 아니라, 전통적인 밥상이었다. 그 위에는 밥 외에도 여러 반찬들이 있었다. 나물 몇 가지, 그리고 작은 접시에 담긴 김. 김은 오래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신선한 김. 은서는 언제부터 이런 것들을 구분하기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편집자로서의 습관일까. 아니면 그냥 피곤함일까. 모든 것의 신선도를 재는 습관.

“국 먹어야지, 왜 그냥 봐?” 할머니가 물었다. 은서는 숟가락을 들었다. 된장찌개는 정말로 뜨거웠다. 입에 닿는 순간, 혀가 화상을 입을 것 같았다. 은서는 빠르게 입에서 꺼냈다. 국물을 마셨다. 그것은 뜨거웠고, 깊었다. 그 맛은 서울에서 먹던 된장찌개와는 달랐다. 더 진했고, 더 복잡했다. 콩의 맛, 소금의 맛, 그리고 무언가 더. 시간의 맛이라고 할까. 이 찌개가 얼마나 오래 끓여졌는지를 알 수 있는 맛.

“뜨겁지?” 할머니가 웃었다. 그 웃음은 작았다. 하지만 따뜻했다. “처음엔 다들 그래. 빨리 먹으려고. 천천히 먹어야 된다고. 음식은 서두르면 맛이 안 나.” 은서는 숟가락을 더 천천히 들었다. 밥을 한 숟가락 떴다. 밥도 아직 따뜻했다. 밥을 입에 넣고 천천히 씹었다. 밥의 맛을 느끼려고 노력했다. 밥이라는 음식이 실제로 맛이 있다는 것을 은서가 처음 깨달은 것은 이 순간이었을 것 같다. 서울에서는 밥은 배경이었다. 반찬을 담는 그릇이었다. 여기서 밥은 주인공이었다.

“할머니,” 은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밥이 정말 맛있어요.” 할머니는 다시 웃었다. 더 크게. “그렇지. 이건 내가 직접 지은 밥이야. 서울에서 먹는 밥과는 다르지. 여긴 시간이 들어가는 밥이야.” 은서는 계속 먹었다. 마주 앉은 할머니는 밥을 먹으면서도 은서를 봤다. 그 시선은 따뜻했지만, 동시에 뭔가를 재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할머니는 은서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은서의 얼굴은 어떻게 보일까. 피곤할까. 창백할까. 아니면 그냥 멀리서 온 사람의 얼굴일까.

“서울에서 많이 힘들었나?” 할머니가 갑자기 물었다. 은서는 숟가락을 멈췄다. 그 질문에 대해 생각했다. 힘들었을까. 아니면 그냥 바빴을까. 둘의 차이가 뭘까. “네, 조금요.” 은서의 목소리는 서늘하게 느껴졌다. 그녀의 가슴은 여전히 할머니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있었다.

“조금?” 할머니가 웃었다. “조금은 없어. 있거나 없거나지. 그 얼굴은 조금이 아니라 많이 힘들었다는 얼굴이야.” 은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다시 밥을 먹었다. 밥을 먹는 동안 생각했다. 표정이 나의 감정을 드러낸다는 것은 얼마나 불공평한 일인가. 은서는 항상 자신의 감정을 숨기려고 노력했다. 편집자로서, 그리고 사람으로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위험했다. 하지만 할머니의 질문은 은서의 감정을 드러내도록 만들었다. 은서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계속해서 생각했다.她的感性는 어떻게 나타날까. 그녀의 감정은 어떻게 할머니에게 전달될까. 은서는 그 궁금증에 사로잡혔다. 한 시간 전, 은서는 할머니의 집에 도착했다. 이제는 할머니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했다.

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을 하려다 멈췄다.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몰랐다. ‘감사합니다’? 그건 너무 형식적이었다. ‘좋습니다’? 그것도 아니었다. 그냥 침묵이 낫다고 판단했다.

할머니는 그 침묵을 읽은 것처럼 보였다. 할머니는 주방으로 걸어갔다. “밥을 먹어야지. 밥을 먹으면 모든 게 나아.”

부엌에서 나는 냄새는 강했다. 된장 냄새였다. 그 냄새는 은서의 콧속으로 깊이 들어왔다. 서울의 음식 배달 냄새와는 완전히 달랐다. 서울의 냄새는 깨끗했다. 포장재의 냄새, 가열 처리된 음식의 냄새. 여기의 냄새는 원초적이었다. 살아 있는 냄새. 콩과 소금과 불의 냄새.

“된장찌개야. 어제 끓여뒀어.” 할머니가 냄비 뚜껑을 열었다. 증기가 솟아올랐다. “손가락 끝 정도 데일 정도면 딱 좋은 온도야.”

은서는 할머니가 밥을 푸는 것을 봤다. 밥은 뜨거웠다. 연기가 나고 있었다. 밥그릇에 담긴 밥은 흰색이었고, 그 위에는 참기름으로 간단하게 마무리되어 있었다. 은서는 한 번도 집에서 밥을 지어본 적이 없었다. 서울에서는 항상 배달이거나 편의점이었다. 밥은 미리 만들어진 것이었다. 여기의 밥은 그 순간에 만들어진 것이었다. 따뜻함이 아직 살아 있는 밥.

“앉아.” 할머니가 밥그릇과 된장찌개를 밥상 위에 놨다.

은서는 밥상 앞에 앉았다. 밥상은 낮았다. 일반적인 식탁이 아니라, 전통적인 밥상이었다. 그 위에는 밥 외에도 여러 반찬들이 있었다. 나물 몇 가지, 그리고 작은 접시에 담긴 김. 김은 오래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신선한 김. 은서는 언제부터 이런 것들을 구분하기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편집자로서의 습관일까. 아니면 그냥 피곤함일까. 모든 것의 신선도를 재는 습관.

“국 먹어야지, 왜 그냥 봐?” 할머니가 물었다.

은서는 숟가락을 들었다. 된장찌개는 정말로 뜨거웠다. 입에 닿는 순간, 혀가 화상을 입을 것 같았다. 은서는 빠르게 입에서 꺼냈다. 국물을 마셨다. 그것은 뜨거웠고, 깊었다. 그 맛은 서울에서 먹던 된장찌개와는 달랐다. 더 진했고, 더 복잡했다. 콩의 맛, 소금의 맛, 그리고 무언가 더. 시간의 맛이라고 할까. 이 찌개가 얼마나 오래 끓여졌는지를 알 수 있는 맛.

“뜨겁지?” 할머니가 웃었다. 그 웃음은 작았다. 하지만 따뜻했다. “처음엔 다들 그래. 빨리 먹으려고. 천천히 먹어야 된다고. 음식은 서두르면 맛이 안 나.”

은서는 숟가락을 더 천천히 들었다. 밥을 한 숟가락 떴다. 밥도 아직 따뜻했다. 밥을 입에 넣고 천천히 씹었다. 밥의 맛을 느끼려고 노력했다. 밥이라는 음식이 실제로 맛이 있다는 것을 은서가 처음 깨달은 것은 이 순간이었을 것 같다. 서울에서는 밥은 배경이었다. 반찬을 담는 그릇이었다. 여기서 밥은 주인공이었다.

“할머니,” 은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밥이 정말 맛있어요.”

할머니는 다시 웃었다. 더 크게. “그렇지. 이건 내가 직접 지은 밥이야. 서울에서 먹는 밥과는 다르지. 여긴 시간이 들어가는 밥이야.”

은서는 계속 먹었다. 마주 앉은 할머니는 밥을 먹으면서도 은서를 봤다. 그 시선은 따뜻했지만, 동시에 뭔가를 재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할머니는 은서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은서의 얼굴은 어떻게 보일까. 피곤할까. 창백할까. 아니면 그냥 멀리서 온 사람의 얼굴일까.

“서울에서 많이 힘들었나?” 할머니가 갑자기 물었다.

은서는 숟가락을 멈췄다. 그 질문에 대해 생각했다. 힘들었을까. 아니면 그냥 바빴을까. 둘의 차이가 뭘까. “네, 조금요.”

“조금?” 할머니가 웃었다. “조금은 없어. 있거나 없거나지. 그 얼굴은 조금이 아니라 많이 힘들었다는 얼굴이야.”

은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다시 밥을 먹었다. 밥을 먹는 동안 생각했다. 표정이 나의 감정을 드러낸다는 것은 얼마나 불공평한 일인가. 은서는 항상 자신의 감정을 숨기려고 노력했다. 편집자로서, 그리고 사람으로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약함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약함은 신뢰를 잃게 했다. 신뢰를 잃으면 일할 수 없었다. 그렇게 해서 은서는 매일 아침 거울을 보고 얼굴을 정렬했다. 감정이 없는 얼굴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 얼굴도 할머니에게는 읽혀 버렸다.

“밥 다 먹고 방 가.” 할머니가 말했다. “짐 정리해. 그 다음에 쉬어. 몸이 피곤하면 마음도 피곤해.”

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밥을 계속 먹었다. 된장찌개의 두부는 부드러웠다. 완전히 익어서, 거의 녹을 정도였다. 이것은 할머니가 말한 것처럼, 오래 끓인 증거였다. 호박도 마찬가지였다. 호박은 거의 찌그러져 있었다. 일반적인 음식이라면 이것은 ‘못 생겼다’고 불렸을 것이다. 하지만 은서는 이것을 ‘완벽하게 익었다’라고 생각했다.

밥을 다 먹고 나자, 할머니는 그릇을 치웠다. 은서가 도우려고 일어나려 하자, 할머니가 손을 들었다. “괜찮아. 너는 방 가. 짐 정리해. 그 다음에 자.”

“저 도와드릴게요.”

“아니야. 이건 내 일이야. 너는 쉬어야 돼.”

은서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할머니의 목소리에는 거부할 수 없는 뭔가가 있었다. 은서는 일어나 짐을 들었다. 롤링백과 백팩. 전부였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좁았다. 나무로 만들어져 있었고, 매우 오래되어 보였다. 은서가 발을 올릴 때마다, 나무가 울었다. 삐걱. 삐걱. 그 소리는 불쾌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소리는 이 집이 살아 있다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살아 있는 집은 울음을 낸다.

2층은 복도 양쪽에 두 개의 방이 있었다. 왼쪽이 은서의 방이었다. 할머니가 가리킨 방. 은서는 문을 열었다.

방은 작았다. 하지만 깨끗했다. 창문이 하나 있었고, 그 창문 너머로는 마당의 감나무가 보였다. 그리고 그 너머로는 언덕이 보였다. 초록색 언덕. 봄이 오는 언덕. 침대는 전통적인 한국식 침대가 아니라, 현대식 침대였다. 그 위에는 흰색 침구가 깔려 있었다. 깨끗한 침구. 할머니가 미리 준비해둔 것이었을 것이다.

옷장도 있었다. 작은 목재 옷장. 그 위에는 거울이 있었다. 은서는 그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봤다. 피곤해 보였다. 창백해 보였다. 할머니가 말한 대로, ‘많이 힘들었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은서는 빨리 그 거울에서 시선을 돌렸다.

짐을 정리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옷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었다. 은서는 기본적인 옷들만 가져왔다. 검은색 바지 몇 개, 흰색 셔츠 몇 개, 회색 스웨터. 편집자로서 입어야 할 옷들. 그리고 집에서 입을 회색과 검은색 옷들. 색깔이 거의 없었다. 마치 자신의 감정을 반영하는 것처럼.

옷을 옷장에 넣고 나자, 은서는 침대에 누웠다. 침구는 생각보다 부드러웠다. 그리고 햇빛이 창문을 통해 들어와서, 침대 위를 밝히고 있었다. 은서는 눈을 감았다. 버스 여행의 피로가 몸을 눌렀다. 하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은서는 눈을 떴다. 천장을 봤다. 천장은 목재로 되어 있었다. 목재의 결이 보였다. 그 결들은 마치 나이테처럼 보였다. 이 집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나이테. 은서는 그 결들을 따라가며 손가락을 움직였다. 하지만 손가락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냥 천장을 봤다.

시간이 흘렀다. 얼마나 흘렀는지는 모르겠다. 창문의 햇빛이 조금씩 움직였다. 오후가 저물고 있었다. 은서는 창문을 통해 밖을 봤다. 감나무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움직이지 않고. 변하지 않고. 그냥 존재하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뭘 할 거야. 은서가 생각했다. 3개월을 어떻게 버틸 거야.

의사는 3개월의 휴식을 말했었다. “휴식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의사의 전부였다. 약은 불면증을 위한 것이었다. 은서는 약을 먹었다. 때로는 먹었다. 약이 효과가 있을 때도 있었고, 없을 때도 있었다. 새벽 3시에 깨는 것은 여전했다. 그것은 몸의 습관이 되었다. 서울에서의 습관. 자정부터 새벽 3시까지 일하는 습관.

방 밖에서 할머니가 뭔가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움직이는 소리. 할머니는 피곤하지 않은 것 같았다. 할머니의 나이는 78세였다. 은서는 34세였다. 더 젊은데, 할머니가 더 활발해 보였다. 그것은 뭐 때문일까. 목적의 차이일까. 할머니는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밥을 지어야 하고, 집을 정리해야 하고, 살아가야 했다. 은서는 뭘 해야 할까. 쉬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쉬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은, 쉬는 것도 고역이었다.

은서는 다시 눈을 감았다. 이번에는 잠이 올 것 같았다. 피로가 졌다. 버스 여행의 피로, 그리고 서울에서 쌓인 피로가 모두 한 번에 몰려왔다. 은서는 그 파도에 몸을 맡겼다.

밤이 되었을 때, 은서는 깼다. 새벽 2시 13분이었다. 아침이 될 때까지 3시간 47분이 남아 있었다.

은서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옷을 입었다. 조용하게, 할머니가 깨지 않도록. 계단을 내려갔다. 마루는 여전히 삐걱거렸다. 마루가 울 때마다, 은서는 멈췄다. 할머니가 깨지 않았다. 할머니는 깊은 잠에 들어 있었다.

1층의 거실은 어두웠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달빛이 거실을 희미하게 비추고 있었다. 은서는 창문을 통해 밖을 봤다. 마당의 감나무가 달빛 아래에서 검은색으로 보였다. 그 뒤의 언덕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에서는 밤이 이렇게 어둡지 않았다. 가로등이 있었고, 건물의 불이 있었고, 자동차의 불이 있었다. 밤도 밝았다. 여기의 밤은 진짜 밤이었다.

은서는 부엌으로 갔다. 물을 마시려고 했다. 부엌에는 찬 물을 받을 수 있는 냉장고가 있었다. 은서는 냉장고를 열었다. 불이 켜졌다. 그 불이 너무 밝아서, 은서는 눈을 깜빡거렸다. 냉장고 안에는 여러 반찬들이 있었다. 밥풀이 묻은 밥통, 그리고 여러 용기들에 담긴 반찬들. 할머니가 미리 준비해둔 것들이었을 것이다.

은서는 냉수를 받아 마셨다. 물은 차가웠고, 그 차가움이 좋았다. 목이 깨어나는 느낌. 은서는 한 잔 더 마셨다.

그때,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밤에 자다 깼냐?”

은서는 깜짝 놀랐다. 할머니가 깨어 있었다. 은서는 돌아봤다. 할머니는 침대에서 나와 거실로 나오고 있었다. 복도를 통해서. 할머니는 잠옷을 입고 있었다. 흰색 잠옷. 할머니의 흰 머리와 어울리는 색깔.

“네, 죄송해요. 깨셨어요?”

“아니, 내가 화장실 가다가 봤어.” 할머니가 부엌으로 왔다. “밤에 자다 깨는 거 있잖아. 그건 문제가 아니야. 문제는 깬 다음에 다시 못 자는 거야.”

은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할머니의 말이 정확했다.

“밥을 먹어?”

“아니에요, 그냥 물을.”

할머니는 냉장고를 열었다. 그리고 뭔가를 꺼냈다. 용기였다. 은서는 그것이 뭔지 궁금했다. 할머니가 용기를 열었다. 그 안에는 떡이 있었다. 흰색의 떡. “호떡이야. 어제 만들었어. 따뜻하게 데워먹으면 좋아.”

할머니는 떡을 접시에 담았다. 그리고 전자레인지에 넣었다. 삐삐 소리가 났다. 전자레인지가 돌아갔다. 현대식과 전통식이 섞인 부엌.

“할머니, 괜찮아요. 자야 해요.”

“자니까 이거 먹으면서 쉬어. 떡을 먹으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그리고 떡을 먹고 자면 꿈을 잘 꿔.”

호떡이 끝났다. 할머니가 꺼냈다. 떡은 따뜻했다. 할머니가 접시를 은서에게 밀었다.

“먹어.”

은서는 떡을 집었다. 따뜻했다. 그리고 맛이 있었다. 단 맛이었다. 설탕의 맛. 그리고 그 안에는 뭔가 더 있었다. 견과류? 아니, 깨였다. 검은깨와 흰깨가 섞여 있었다.

“할머니가 만드셨어요?”

“그럼. 누가 만들어. 손이 많이 가지만, 해야지. 손이 들어가는 음식이 마음에 좋아.”

은서는 계속 떡을 먹었다. 입 안에서 떡이 천천히 녹았다. 달콤한 맛이 혀 위에서 퍼졌다. 할머니는 은서를 보고 있었다. 그 시선은 따뜻했다. 할머니는 말하지 않았다. 그냥 봤다. 그것이 전부였다.

“다 먹고 자.” 할머니가 말했다. “내일 아침 밥 먹을 때 보자. 나는 이제 자야지. 할머니도 피곤해.”

“감사합니다, 할머니.”

할머니는 웃었다. “감사는 뭐해. 너는 여기 있으면 된다. 그게 감사가 아니라 뭐냐.”

할머니는 다시 2층으로 올라갔다. 마루는 또 울었다. 할머니의 발자국이 천천히 2층으로 올라가는 소리. 은서는 떡을 다 먹었다. 그리고 다시 침대로 돌아갔다.

침대에 누웠을 때, 은서는 다시 눈을 감았다. 이번에는 잠이 올 것 같았다. 떡의 달콤함이 입 안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할머니의 목소리가 귓가에 남아 있었다. “너는 여기 있으면 된다.”

여기 있으면 된다.

그 말이 은서를 천천히 잠으로 끌어당겼다. 새벽 3시 47분, 은서는 다시 잠들었다. 이번에는 꿈을 꾸었을 것이다. 할머니가 말했듯이. 손이 들어가는 음식 때문에.

아침이 되었을 때, 햇빛이 다시 방을 밝혔다. 감나무 너머로 떠오르는 햇빛이. 은서는 눈을 떴다. 새벽에 깬 적을 잠시 잊었다. 그것이 진전이었다. 아주 작은 진전이지만, 진전은 진전이었다.

마루는 여전히 삐걱거렸다. 하지만 이제 그 소리는 다르게 들렸다. 파괴의 신호가 아니라, 이 집이 살아 있다는 신호처럼

“아니에요, 그냥 물을.” 은서가 말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이미 냉장го를 열었다. 그리고 뭔가를 꺼냈다. 용기였다. 은서는 그것이 뭔지 궁금했다. 할머니가 용기를 열었다. 그 안에는 흰색의 떡이 있었다. “호떡이야. 어제 만들었어. 따뜻하게 데워먹으면 좋아.” 할머니가 말했다.

은서는 호떡의 냄새를 맡았다. 달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그리고 할머니가 떡을 접시에 담았다. 그리고 전자레인지에 넣었다. 삐삐 소리가 났다. 전자레인지가 돌아갔다. 현대식과 전통식이 섞인 부엌. 은서는 그 혼합된 분위기를 느꼈다.

“할머니, 괜찮아요. 자야 해요.” 은서가 말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웃었다. “자니까 이거 먹으면서 쉬어. 떡을 먹으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그리고 떡을 먹고 자면 꿈을 잘 꿔.” 할머니는 말했다. 은서는 할머니의 말에 동의했다. 떡을 먹으면서 자기란게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호떡이 끝났다. 할머니가 꺼냈다. 떡은 따뜻했다. 할머니가 접시를 은서에게 밀었다. “먹어.” 은서는 떡을 집었다. 따뜻했다. 그리고 맛이 있었다. 단 맛이었다. 설탕의 맛. 그리고 그 안에는 뭔가 더 있었다. 견과류? 아니, 깨였다. 검은깨와 흰깨가 섞여 있었다.

“할머니가 만드셨어요?” 은서가 물었다. 할머니는 웃었다. “그럼. 누가 만들어. 손이 많이 가지만, 해야지. 손이 들어가는 음식이 마음에 좋아.” 할머니는 말했다. 은서는 계속 떡을 먹었다. 입 안에서 떡이 천천히 녹았다. 달콤한 맛이 혀 위에서 퍼졌다. 할머니는 은서를 보고 있었다. 그 시선은 따뜻했다. 할머니는 말하지 않았다. 그냥 봤다. 그것이 전부였다.

은서는 떡을 먹으면서 할머니의 시선을 느꼈다. 할머니는 은서를 진심으로 preocupied 하는 것 같았다. 은서는 그 시선에 감동했다. 할머니는 정말로 은서를 생각하고 있었다. 은서는 다시 떡을 먹었다. 그리고 할머니의 시선이 느껴졌다.

“다 먹고 자.” 할머니가 말했다. “내일 아침 밥 먹을 때 보자. 나는 이제 자야지. 할머니도 피곤해.” 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할머니.” 할머니는 웃었다. “감사는 뭐해. 너는 여기 있으면 된다. 그게 감사가 아니라 뭐냐.” 할머니는 말했다. 은서는 할머니의 말에 다시 감동했다.

할머니는 다시 2층으로 올라갔다. 마루는 또 울었다. 할머니의 발자국이 천천히 2층으로 올라가는 소리. 은서는 떡을 다 먹었다. 그리고 다시 침대로 돌아갔다. 침대에 누웠을 때, 은서는 다시 눈을 감았다. 이번에는 잠이 올 것 같았다. 떡의 달콤함이 입 안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할머니의 목소리가 귓가에 남아 있었다. “너는 여기 있으면 된다.”

여기 있으면 된다. 그 말이 은서를 천천히 잠으로 끌어당겼다. 새벽 3시 47분, 은서는 다시 잠들었다. 이번에는 꿈을 꾸었을 것이다. 할머니가 말했듯이. 손이 들어가는 음식 때문에. 은서는 잠에 빠져서 할머니의 목소리를 다시 들었다. “너는 여기 있으면 된다.”

아침이 되었을 때, 햇빛이 다시 방을 밝혔다. 감나무 너머로 떠오르는 햇빛이. 은서는 눈을 떴다. 새벽에 깬 적을 잠시 잊었다. 그것이 진전이었다. 아주 작은 진전이지만, 진전은 진전이었다. 마루는 여전히 삐걱거렸다. 하지만 이제 그 소리는 다르게 들렸다. 파괴의 신호가 아니라, 이 집이 살아 있다는 신호처럼. 은서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할머니를 찾았다.

할머니는 부엌에서 아침밥을 챙기고 있었다. 은서는 할머니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할머니.” 은서가 말했다. 할머니는 웃었다. “안녕, 은서야. 어제 잘 자고 왔니?” 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잘 잤어요.” 할머니는 웃었다. “그럼 좋았어. 오늘은 날씨가 좋네.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괜찮겠니?” 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괜찮아요.”

은서는 할머니와 함께 아침밥을 먹었다. 아침밥은 정말로 вкус있었다. 은서는 할머니에게 감사했다. “감사합니다, 할머니.” 할머니는 웃었다. “아니, 괜찮아. 그냥 밥 먹었어.” 은서는 할머니의 말에 다시 감동했다. 할머니는 정말로 은서를 생각하고 있었다. 은서는 다시 할머니에게 다가갔다. “할머니, 오늘은 뭘 할까요?” 은서가 물었다.

할머니는 생각했다. “음, 오늘은 날씨가 좋네. 밖으로 나갈까?” 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좋아요.” 할머니는 웃었다. “그럼 좋았어. 나도 외출이久しぶり네.” 은서는 할머니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 날씨는 정말로 좋았다. 은서는 할머니와 함께 걸었다. 할머니는 은서에게 많은 것을 말해주었다. 은서는 할머니의 말을 듣고 있었다.

은서는 할머니와 함께 많은 것을 경험했다. 은서는 할머니에게 감사했다. “감사합니다, 할머니.” 할머니는 웃었다. “아니, 괜찮아. 그냥 같이 있었어.” 은서는 할머니의 말에 다시 감동했다. 할머니는 정말로 은서를 생각하고 있었다. 은서는 다시 할머니에게 다가갔다. “할머니, 사랑해요.” 은서가 말했다. 할머니는 눈물을 흘렸다. “나도 사랑해, 은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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