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51화: 계약의 무게
밤 11시 43분, 민준은 침대 위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천장의 곰팡이 자국들이 마치 지도처럼 보였다. 어디로 가야 할지 알려주는 지도 같은데, 그 지도는 모두 같은 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발코니. 누군가가 떨어진 그곳. 창밖으로 들어오는 달빛이 천장을 비추고, 민준의 눈은 그 빛에 깜깜했다. 침대 아래서 나는 먼지 냄새와 방안의 고요함이 그의 감각을 자극했다.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화면에는 ‘준호’라고 떴다. 오전 8시 12분, 촬영장 현장에서의 그 장면 이후로 처음이었다. 민준은 화면을 켜켜 보기만 했다. 한 번, 두 번, 세 번. 진동이 울렸다가 멈췄다. 그리고 즉시 카톡이 떴다. 민준의 심장은 가슴에서 뛰어내려오는 것 같았다.
준호: 너 지금 뭐 해?
민준은 답장을 하지 않았다. 뭐라고 써야 할까. ‘계약서를 읽고 있어요’? ‘250억 원이 내 계좌에 들어온 게 맞는지 확인하고 있어요’? ‘내 영혼을 파는 법을 배우고 있어요’? 그의 손가락이 키보드를 두드리려 하지만, 머릿속은 공허했다.
준호: 전화 받아.
다시 울렸다. 이번엔 거절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준호의 목소리에는 뭔가 다른 것이 있었다. 이전의 부드러운 톤이 아니라, 뭔가 날카로운 것. 마치 칼날처럼. 민준은 침대에서 일어나서 발코니로 걸어갔다. 밤 바람이 그의 얼굴을 훑었다.
“네.” 민준이 받았다.
“지금 어디야?”
“집에 있습니다.”
침묵. 전화선 너머에서 들리는 것은 준호의 숨소리뿐이었다. 그것도 빨랐다. 마치 뭔가 참고 있는 것처럼. 민준은 발코니의栏杆을 잡았다.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진동이 그의 가슴을 울렸다.
“계약서, 다 읽었어?”
민준의 손가락이 경직되었다. “네.”
“뭐가 생각돼?”
“…”
“답해.”
“이해가 안 됩니다.”
준호가 한숨을 쉬었다. 그 한숨은 길었다. 마치 이전의 모든 것을 내려놓는 한숨처럼. 민준은 발코니의 난간을凝視했다. 도시의 불빛이 그의 마음을 어둡게 했다.
“민준아, 너한테 물어야 할 게 있어. 진짜로. 그리고 넌 진짜로 대답해야 해. 거짓말 없이.”
“네.”
“너는 지금 뭘 생각하고 있어? 진짜로. 계약서 때문에? 돈 때문에? 아니면…”
“다 때문에입니다.”
다시 침묵. 민준은 천장의 곰팡이를 세었다. 하나, 둘, 셋. 곰팡이가 자라는 속도를 생각했다. 며칠이 걸릴까. 일주일? 한 달? 인생 전체? 그의 생각은 어지러웠다.
“민준아.” 준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내가 너한테 뭐 해줬는지 알아?”
“네.”
“그리고 넌 내 도움이 필요해. 지금 당장.”
“네.”
“그럼 내 말을 들어. 내일 오전 10시. 강남역 근처 카페. 그곳에서 우리가 만날 거야. 그리고 넌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배우들도, 스태프들도, 아무도. 알겠어?”
“알겠습니다.”
“그리고 계약서는 가져와. 원본이 아니라 사본이라도.”
“…네.”
통화가 끝났다. 민준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다시 천장을 바라봤다. 곰팡이는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변하지 않은 채로. 하지만 민준은 알았다. 뭔가가 변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변화는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그는 침대에 다시 누웠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그의 마음은 이미 강남역의 카페로 떠난 بعد이었다.
아침이 되자 민준은 자신을 거울에 비췄다. 눈 아래의 검은 자국이 진했다. 마치 누군가 주먹으로 때린 것처럼. 하지만 아무도 때리지 않았다. 그것은 내부에서 나온 것이었다. 내부의 무언가가 그의 얼굴을 파괴하고 있었다. 그의 눈은 피로했다. 민준은 물을 마시기 위해 세면대로 갔다. 시원한 물이 그의乾燥된 목을 적셨다.
세트장에 도착했을 때, 박미라 PD는 이미 모니터 앞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민준을 보자마자 눈을 들었다.
“너 어제 뭐 했어?”
“촬영 후 집에 있었습니다.”
“눈 봤어? 게임이나 했어? 핸드폰?”
“아니요.”
“그럼 뭐야?” 박미라가 일어섰다. “배우는 자기 얼굴을 챙겨야 돼. 특히 카메라에 찍혀야 하는 얼굴은. 이 눈 아래 검은 자국은 뭐야? 이게 우리 주인공 배우가 할 짓이야?”
민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 진실을 말할 수도 없었다. 거짓말을 할 수도 싫었다. 그래서 침묵을 택했다. 그는 눈물을 참고 있었다. 그의 눈물은 그의 마음을 어둡게 했다.
“알았어. 오늘 촬영 전에 분장팀을 찾아가. 눈 아래를 좀 커버해. 그리고…” 박미라가 다시 모니터를 향했다. “이번 씬은 감정이 진해야 돼. 아버지와의 대면 장면이거든. 넌 그걸 할 수 있어?”
민준이 극본을 들었다. 그 페이지는 이미 펼쳐져 있었다. 아버지와의 대면. 극본의 설명은 간단했다. ‘주인공은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인다. 그 과정에서 눈물이 흐른다.’
그 문장을 읽을 때, 민준의 가슴이 철렁했다. 아버지. 죽음. 눈물.
그것은 극본이 아니었다. 그것은 민준의 삶이었다. 그의 마음은 이미 아버지와의 대면 장면으로 가 있었다. 그는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려 하지만, 그 생각만으로도 그의 눈물은 흘러내렸다.
오전 9시 47분, 민준은 분장팀 의자에 앉아 있었다. 분장사 지은이는 그의 눈 아래를 섬세하게 터치했다. 그녀의 손은 따뜻했다. 그리고 그 온기 때문에, 민준은 자신을 더욱 혼자라고 느꼈다.
“눈 아래가 많이 피로해 보이네요.” 지은이가 말했다. “요즘 스트레스 많으신가?”
“네.”
“배우라는 직업이 힘들지만, 꼭 자기 얼굴까지 망칠 필요는 없어요. 얼굴도 배우의 도구거든요. 도구를 관리해야 도구가 일을 해줄 수 있어요.”
민준은 그 말을 듣고 있었지만, 그의 생각은 다른 곳에 있었다. 강남역. 카페. 준호. 계약서.
“다 됐어요.” 지은이가 거울을 보여줬다. “어떤가요?”
거울 속의 민준은 거의 정상으로 보였다. 검은 자국은 사라졌다. 하지만 눈빛은 여전히 죽어 있었다. 분장으로 감춘 수 있는 것은 피부 위의 것들뿐이었다. 피부 아래는 어떻게 감출 수 있을까. 민준은 그 질문에 대한答案을 찾아야 했다.
세트장의 촬영 준비는 오전 10시 15분에 완료되었다. 하지만 민준은 이미 자리를 떠나 있었다. 박미라가 물었을 때, 그는 화장실이라고 했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나온 뒤, 건물의 뒷문으로 나갔다.
택시를 탔다. 강남역으로. 운전사는 라디오를 듣고 있었다. 뉴스였다. 뭔가 사건 사고에 대한 뉴스. 민준은 들으려고 하지 않았지만, 단어들이 귀에 박혔다. ‘발코니에서 떨어진 20대 남성…’ ‘자살로 추정…’ ‘신원 미상…’
민준이 라디오를 껐다. 그는 그 뉴스를 듣고 싶지 않았다. 그의 마음은 이미 충분히 무거웠다.
강남역의 카페는 명백했다. 준호가 선택한 곳이었으니까. 사람이 많고, 시끄럽고, 아무도 다른 사람의 대화에 신경 쓰지 않는 곳. 완벽한 장소였다.
준호는 이미 와 있었다. 테이블의 구석에, 커피를 손에 들고. 하지만 그 커피는 차가워 보였다. 마시지 않은 채로.
“앉아.”
민준이 앉았다.
“계약서?”
민준이 서류 봉투를 내밀었다. 준호는 그것을 받아 펼쳤다. 서명된 부분을 확인했다. 그리고 다시 접었다.
“좋아.”
“뭐가 좋은 거예요?”
준호가 민준을 바라봤다. 그의 눈은 피로해 보였다. 마치 며칠을 자지 않은 것처럼. “넌 질문을 많이 하는 게 나쁜 버릇이야. 지금은 묻지 말고 들어.”
민준은 입을 다물었다. 그는 준호의 눈빛을 읽으려 하지만, 그의 눈은 이미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없었다.
“너는 이제 250억 원의 빚을 가진 거야. 돈이 아니라 빚"
“답해.”
“이해가 안 됩니다.”
준호가 한숨을 쉬었다. 그 한숨은 길었다. 마치 이전의 모든 것을 내려놓는 한숨처럼. “민준아, 너한테 물어야 할 게 있어. 진짜로. 그리고 넌 진짜로 대답해야 해. 거짓말 없이.”
“네.”
“너는 지금 뭘 생각하고 있어? 진짜로. 계약서 때문에? 돈 때문에? 아니면…”
“다 때문에입니다.”
다시 침묵. 민준은 천장의 곰팡이를 세었다. 하나, 둘, 셋. 곰팡이가 자라는 속도를 생각했다. 며칠이 걸릴까. 일주일? 한 달? 인생 전체?
“민준아.” 준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내가 너한테 뭐 해줬는지 알아?”
“네.”
“그리고 넌 내 도움이 필요해. 지금 당장.”
“네.”
“그럼 내 말을 들어. 내일 오전 10시. 강남역 근처 카페. 그곳에서 우리가 만날 거야. 그리고 넌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배우들도, 스태프들도, 아무도. 알겠어?”
“알겠습니다.”
“그리고 계약서는 가져와. 원본이 아니라 사본이라도.”
“…네.”
통화가 끝났다. 민준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다시 천장을 바라봤다. 곰팡이는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변하지 않은 채로. 하지만 민준은 알았다. 뭔가가 변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변화는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아침이 되자 민준은 자신을 거울에 비췄다. 눈 아래의 검은 자국이 진했다. 마치 누군가 주먹으로 때린 것처럼. 하지만 아무도 때리지 않았다. 그것은 내부에서 나온 것이었다. 내부의 무언가가 그의 얼굴을 파괴하고 있었다.
세트장에 도착했을 때, 박미라 PD는 이미 모니터 앞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민준을 보자마자 눈을 들었다.
“너 어제 뭐 했어?”
“촬영 후 집에 있었습니다.”
“눈 봤어? 게임이나 했어? 핸드폰?”
“아니요.”
“그럼 뭐야?” 박미라가 일어섰다. “배우는 자기 얼굴을 챙겨야 돼. 특히 카메라에 찍혀야 하는 얼굴은. 이 눈 아래 검은 자국은 뭐야? 이게 우리 주인공 배우가 할 짓이야?”
민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 진실을 말할 수도 없었다. 거짓말을 할 수도 싫었다. 그래서 침묵을 택했다.
“알았어. 오늘 촬영 전에 분장팀을 찾아가. 눈 아래를 좀 커버해. 그리고…” 박미라가 다시 모니터를 향했다. “이번 씬은 감정이 진해야 돼. 아버지와의 대면 장면이거든. 넌 그걸 할 수 있어?”
민준이 극본을 들었다. 그 페이지는 이미 펼쳐져 있었다. 아버지와의 대면. 극본의 설명은 간단했다. ‘주인공은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인다. 그 과정에서 눈물이 흐른다.’
그 문장을 읽을 때, 민준의 가슴이 철렁했다. 아버지. 죽음. 눈물.
그것은 극본이 아니었다. 그것은 민준의 삶이었다.
오전 9시 47분, 민준은 분장팀 의자에 앉아 있었다. 분장사 지은이는 그의 눈 아래를 섬세하게 터치했다. 그녀의 손은 따뜻했다. 그리고 그 온기 때문에, 민준은 자신을 더욱 혼자라고 느꼈다.
“눈 아래가 많이 피로해 보이네요.” 지은이가 말했다. “요즘 스트레스 많으신가?”
“네.”
“배우라는 직업이 힘들지만, 꼭 자기 얼굴까지 망칠 필요는 없어요. 얼굴도 배우의 도구거든요. 도구를 관리해야 도구가 일을 해줄 수 있어요.”
민준은 그 말을 듣고 있었지만, 그의 생각은 다른 곳에 있었다. 강남역. 카페. 준호. 계약서.
“다 됐어요.” 지은이가 거울을 보여줬다. “어떤가요?”
거울 속의 민준은 거의 정상으로 보였다. 검은 자국은 사라졌다. 하지만 눈빛은 여전히 죽어 있었다. 분장으로 감춘 수 있는 것은 피부 위의 것들뿐이었다. 피부 아래는 어떻게 감출 수 있을까.
“감사합니다.”
세트장의 촬영 준비는 오전 10시 15분에 완료되었다. 하지만 민준은 이미 자리를 떠나 있었다. 박미라가 물었을 때, 그는 화장실이라고 했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나온 뒤, 건물의 뒷문으로 나갔다.
택시를 탔다. 강남역으로. 운전사는 라디오를 듣고 있었다. 뉴스였다. 뭔가 사건 사고에 대한 뉴스. 민준은 들으려고 하지 않았지만, 단어들이 귀에 박혔다. ‘발코니에서 떨어진 20대 남성…’ ‘자살로 추정…’ ‘신원 미상…’
민준이 라디오를 껐다.
강남역의 카페는 명백했다. 준호가 선택한 곳이었으니까. 사람이 많고, 시끄럽고, 아무도 다른 사람의 대화에 신경 쓰지 않는 곳. 완벽한 장소였다.
준호는 이미 와 있었다. 테이블의 구석에, 커피를 손에 들고. 하지만 그 커피는 차가워 보였다. 마시지 않은 채로.
“앉아.”
민준이 앉았다.
“계약서?”
민준이 서류 봉투를 내밀었다. 준호는 그것을 받아 펼쳤다. 서명된 부분을 확인했다. 그리고 다시 접었다.
“좋아.”
“뭐가 좋은 거예요?”
준호가 민준을 바라봤다. 그의 눈은 피로해 보였다. 마치 며칠을 자지 않은 것처럼. “넌 질문을 많이 하는 게 나쁜 버릇이야. 지금은 묻지 말고 들어.”
민준은 입을 다물었다.
“너는 이제 250억 원의 빚을 가진 거야. 돈이 아니라 빚. 이해해?”
“네.”
“그 돈은 조건이 붙어 있어.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넌 돈을 다 갚아야 해. 그리고 갚을 수 없으면…” 준호가 잠깐 멈췄다. “법적 처벌을 받아.”
“그게 계약서에…”
“계약서에 모든 게 다 쓰여 있어. 너도 읽었잖아.”
민준이 침을 삼켰다. 계약서의 그 법률 용어들을 다시 떠올렸다. 그 중에 정확히 무엇이 무엇인지, 그는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그 조건이 뭔데요?”
준호가 커피를 마셨다. 차가운 커피. 얼굴을 찡그렸다. “너는 지금부터 아무것도 모른 척해야 돼. 이 일에 대해서. 그리고 누군가 물어보면, 넌 전부 모른다고 해. 알았어?”
“네.”
“그리고 만약에…” 준호가 다시 멈췄다. 이번엔 더 길게. “만약에 누군가 너한테 이 일에 대해서 물어보면, 넌 준호라는 사람을 알지 못한다고 해. 우리는 낯선 사람이야. 배우와 배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야.”
“뭐라는 거예요?”
“말 그대로야. 우리는 끝이야.”
민준의 가슴이 철렁했다. “뭐가 끝이라는…”
“모든 게. 우정도, 신뢰도, 다 끝. 이제 넌 혼자야. 그리고 그게 더 안전해. 넌 혼자가 되면 누군가 너한테 물어봐도, 넌 진짜로 아무것도 모를 수 있어. 이해해?”
민준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준호가 서류 봉투를 다시 집었다. “이것도 가져가. 복사본이야. 원본은 내가 보관할 거고, 넌 이것을 안전한 곳에 숨겨둬. 누군가 이것을 빼앗으려고 할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그럴 때는…”
“그럴 때는 뭐예요?”
“그때는 넌 나한테 연락해. 하지만 조심해. 휴대폰은 도청될 수 있으니까. 그럴 땐 카페에서 만나. 사람이 많은 곳에서. 항상.”
민준이 서류 봉투를 받았다. 그것은 무거웠다. 종이의 무게가 아니라, 그것이 의미하는 것의 무게가.
“그리고 한 가지 더.” 준호가 일어섰다. “넌 더 이상 나한테 의지하지 마. 너 혼자 이걸 감당해야 돼. 네가 강해져야 이 바닥에서 살 수 있어. 이해?”
“준호형…”
“형이 아니야. 지금부터는 그냥 배우 준호야. 그리고 우린 모르는 사이야.”
준호가 떠났다. 커피를 다 마시지 않은 채로. 민준은 그 자리에 남겨졌다. 서류 봉투와 함께.
카페의 다른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들은 여전히 커피를 마시고, 핸드폰을 보고, 웃고 있었다. 정상적인 사람들처럼. 민준도 그렇게 보이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서류 봉투를 집은 손이.
오후 2시 33분, 민준은 다시 촬영장에 돌아왔다. 박미라는 즉시 물었다.
“어디 갔어?”
“화장실이 길었습니다.”
“화장실이 한 시간? 배탈이야?”
“아니요. 죄송합니다.”
박미라가 눈을 좁혔다. 마치 무언가를 감지한 것처럼. “너 뭐 이상한데? 너 약을 하는 거야? 아니면 술을?”
“아니요.”
“그럼 뭐야? 얼굴이 창백해.”
민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극본을 들었다. 아버지와의 대면 장면. 그 페이지는 이미 분장사 지은이의 손때가 묻어 있었다.
“좋아. 그럼 이제 촬영해. 아버지와의 대면. 넌 이 장면에서 아버지를 처음 본 거야. 10년 만에. 그리고 넌 너의 감정을 전부 드러내야 돼. 분노도, 슬픔도, 혼란도. 다 드러내.”
민준이 무대로 나갔다. 그리고 아버지 역을 하는 배우를 보았다. 중년의 남자. 얼굴은 친절해 보였다. 하지만 민준의 아버지는 이렇게 친절하지 않았다. 민준의 아버지는 이미 죽어 있었다. 10년 전부터.
“액션.”
박미라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카메라가 돌기 시작했다.
민준은 배우를 바라봤다. 극본 속의 아버지가 아니라, 자신의 아버지를 보는 것처럼. 그리고 그 순간, 뭔가가 깨졌다. 그의 내부에서.
눈물이 나왔다. 극본에 나와 있던 눈물이 아니라, 진짜 눈물이.
“컷.”
박미라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민준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 배우는 민준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 위험한 것을 본 것처럼.
“민준아, 괜찮아?”
박미라가 일어섰다. 하지만 민준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눈물을 흘리면서. 그리고 깨달으면서. 그가 이제 이 바닥에서 혼자라는 것을.
카메라는 여전히 돌고 있었다. 누군가 그 장면을 녹화하고 있었다. 민준의 진정한 눈물. 그것은 연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현실이었다.
그리고 현실은 항상 가장 좋은 연기가 된다.
밤 11시 58분, 민준은 다시 자신의 반지하 아파트에 누워 있었다. 천장의 곰팡이를 세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게 보였다. 마치 미로처럼. 그리고 그 미로의 중심에 민준이 있었다. 혼자. 서류 봉투와 함께. 그리고 깨달음과 함께.
‘내가 여기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들은 여전히 커피를 마시고, 핸드폰을 보고, 웃고 있었다. 정상적인 사람들처럼. 민준도 그렇게 보이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서류 봉투를 집은 손이. 그는 그것을 계속해서 움켜쥐고 있었다. 마치 그것이 그의 안정감의唯一한 근원인 것처럼.
오후 2시 33분, 민준은 다시 촬영장에 돌아왔다. 박미라는 즉시 물었다.
“어디 갔어?”
“화장실이 길었습니다.”
“화장실이 한 시간? 배탈이야?”
“아니요. 죄송합니다.”
박미라가 눈을 좁혔다. 마치 무언가를 감지한 것처럼. “너 뭐 이상한데? 너 약을 하는 거야? 아니면 술을?”
“아니요.”
“그럼 뭐야? 얼굴이 창백해.”
민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박미라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 그는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는 단순히 손가락으로 자신의 마음을 가리킬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다.
극본을 들었다. 아버지와의 대면 장면. 그 페이지는 이미 분장사 지은이의 손때가 묻어 있었다. 민준은 그 페이지를 읽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아버지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는 10년 전의 그날을 기억했다. 그의 아버지가 떠난 그날. 그는 아직도 그날의 아픔을 느끼고 있었다.
“좋아. 그럼 이제 촬영해. 아버지와의 대면. 넌 이 장면에서 아버지를 처음 본 거야. 10년 만에. 그리고 넌 너의 감정을 전부 드러내야 돼. 분노도, 슬픔도, 혼란도. 다 드러내.”
민준이 무대로 나갔다. 그리고 아버지 역을 하는 배우를 보았다. 중년의 남자. 얼굴은 친절해 보였다. 하지만 민준의 아버지는 이렇게 친절하지 않았다. 민준의 아버지는 이미 죽어 있었다. 10년 전부터.
“액션.”
박미라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카메라가 돌기 시작했다. 민준은 배우를 바라봤다. 극본 속의 아버지가 아니라, 자신의 아버지를 보는 것처럼. 그리고 그 순간, 뭔가가 깨졌다. 그의 내부에서. 눈물이 나왔다. 극본에 나와 있던 눈물이 아니라, 진짜 눈물이.
박미라의 목소리가 들렸다. “컷.” 하지만 민준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 배우는 민준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 위험한 것을 본 것처럼. 박미라가 일어섰다. “민준아, 괜찮아?” 하지만 민준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눈물을 흘리면서. 그리고 깨달으면서. 그가 이제 이 바닥에서 혼자라는 것을.
카메라는 여전히 돌고 있었다. 누군가 그 장면을 녹화하고 있었다. 민준의 진정한 눈물. 그것은 연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현실이었다. 그리고 현실은 항상 가장 좋은 연기가 된다. 민준은 그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자신이 이제까지의 삶을 사기로 채워왔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부터는 달라질 것이라고 결심했다.
밤 11시 58분, 민준은 다시 자신의 반지하 아파트에 누워 있었다. 천장의 곰팡이를 세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게 보였다. 마치 미로처럼. 그리고 그 미로의 중심에 민준이 있었다. 혼자. 서류 봉투와 함께. 그리고 깨달음과 함께.
‘_내가 여기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_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민준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분석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여기서 빠져나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았다. 그는 자신의 삶을 바꾸기 위해 결정했다. 그는 자신의 안정감을 찾기 위해 나서기로 했다.
민준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서류 봉투를 열었다. 그리고 그는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것은 그의 아버지의 유산이었다. 10년 전 그의 아버지가 남긴 것. 민준은 그것을 읽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아버지의 메시지를 이해했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남긴 것을 알았다.
‘_내가 여기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_
민준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다. 그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감정을 분석하고, 자신의 아버지의 유산을 읽은 후에 알았다. 그는 자신이 여기서 빠져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자신의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민준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의 메시지에 대한 답을 찾았다. 그는 자신의 안정감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았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삶을 바꾸기 위해 나서기로 했다. 그는 자신의 미로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