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 제2막 – 제146화: 촬영장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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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46화: 촬영장의 거짓말

아침 7시 42분, 민준의 눈이 떠졌을 때 천장에는 곰팡이 자국이 있었다. 반지하 방의 그 특유의 냄새가 코를 찔렀다. 밤새 자지 못했다. 아니, 자려고 하지 않았다. 눈을 감으면 준호의 목소리가 들렸고, 그 목소리 뒤에는 누군가의 비명이 따라왔다. 발코니에서. 누가 떨어졌다. 누가. 그 생각이 정신을 어지럽혔다. 창밖으로 비추는 아침 ánh sáng이 방 안으로 들어와서, 침대 위의 물결을 만들어 내었다.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화면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메시지 없음. 부재중 전화 없음. 침묵만 있었다. 준호는 어제 밤 이후로 연락이 없었다. 계약서에 서명한 지 48시간. 250억 원. 그 숫자는 민준의 뇌에서 계속 반복되었다. 250. 억. 원. 손가락이 떨렸다. 배우는 자신의 손을 알아야 한다고 누군가 말했다. 손은 거짓을 할 수 없다. 손은 항상 진실을 드러낸다. 민준은 손을 주먹으로 쥐었다.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주먹을 쥐었을 때 손바닥을 때리는 감각이 이상했다.

촬영장은 강남 외곽의 스튜디오였다. 전날 밤 11시에 PD 박미라로부터 문자가 왔다. “내일 아침 8시 스튜디오 도착. 첫 씬 리딩이야. 늦지 말 것. 카메라 앞에서 감정 테스트를 할 거야.” 민준은 문자를 읽으면서도 그것이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메시지 같았다. 그의 삶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삶으로 보였다. 그 문자를 읽던 순간, 밖에서 들리는 거리 소음이 머릿속을 채웠다. 자동차 경적, 사람들의 대화, 비행기 날개의 소리. 모든 소리가 그의 마음을 어지럽혔다.

택시에 탔을 때 시간은 7시 56분이었다. 운전기사는 50대 남성이었고, 라디오에서는 음악이 나오고 있었다. 트로트. 운전기사가 흥얼거리고 있었다. “사랑했어, 미안했어, 하지만 이젠 안녕…” 민준은 창밖을 봤다. 강남의 아침. 출근하는 직장인들, 편의점에서 나오는 학생들, 조깅하는 여성들. 모두가 정상처럼 보였다. 모두가 자신의 삶을 살고 있었다. 민준은 누구의 삶을 살고 있는가. 밖의 공기 중에는 미세한 미세먼지가 떠돌고 있었다. 그것을 마시면 목이 칼칼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스튜디오 입구에 도착했을 때 시간은 8시 4분이었다. 4분 늦었다. PD 박미라는 이미 촬영장 한쪽에 서 있었고, 조명팀과 카메라팀이 장비를 정렬하고 있었다. 그녀는 민준을 보자마자 눈썹을 올렸다. 그 눈썹이 올라간 순간, 민준은 자신의 심장율이 증가하는 것을 느꼈다. “늦었네?” 그녀는 물었다. “죄송합니다. 교통체증이…” 민준이 대답했다. 거짓말이었다. 교통체증은 없었다. 민준은 일부러 늦게 탔다. 혹은 무의식적으로 늦게 탔다. 그 자신도 알 수 없었다.

“넷플릭스 드라마니까 시간이 생명이야. 다음부턴 10분 일찍 와.” 박미라는 말했다. “알겠습니다.” 민준이 대답했다. 박미라는 40대 초반의 여성으로, 한국 드라마계에서 손꼽히는 PD였다. 그녀의 눈빛은 예리했고, 그녀가 당신을 볼 때 그것은 마치 현미경 아래의 박테리아를 보는 것 같았다. 민준은 그 시선을 알고 있었다. 어제 이수진이 보였던 바로 그 시선. 그녀가 민준을 바라보는 순간, 그는 자신의 목에 식은땀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너는 한 배우가 뭘 하는 줄 알아? 거짓말을 하는 거야. 그런데 진짜 거짓말은 누구나 할 수 있어. 진짜 배우는 거짓말을 하면서도 진실처럼 보이게 하는 거야. 이해해?” 민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말을 하지 않았다. 이 순간, 말은 위험했다. 세트장은 거실로 꾸려져 있었다. 소파, 커피 테이블, 창밖으로는 도시 배경막이 설치되어 있었다. 조명은 따뜻한 색감으로 설정되어 있었는데, 그것은 거짓 따뜻함이었다.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 이 거실도 거짓, 이 조명도 거짓, 그리고 이 순간 여기 서 있는 자신도 거짓. 커피 테이블 위에는 새로 내온 커피의 향이 떠돌고 있었다. 그것은 밖의 차가운 공기와 대조적인 따뜻함을 가져다주었다.

“첫 씬은 너와 배우 오현준이 아침 식사를 하는 장면이야. 넷플릭스 드라마니까 감정이 깊어야 해. 단순한 아침 식사가 아니라, 두 사람의 관계가 금이 가는 순간을 보여줘야 한다는 거야. 이해해?” 민준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대사는?” 박미라가 시나리오를 손으로 집어 들었다. 민준은 그것을 받아 들었다. 종이는 차가웠다. 활자는 검았다. 그는 자신의 대사를 읽기 시작했다. “아침이 이렇게까지 싸늘할 줄은 몰랐어.” 단 한 문장. 그런데 그 문장이 담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절망? 외로움? 분노? 민준은 다시 읽었다. “아침이 이렇게까지 싸늘할 줄은 몰랐어.” 그것은 날씨에 관한 말이 아니었다. 그것은 관계에 관한 말이었다. 사람에 관한 말이었다. 사랑이 식어가는 것에 관한 말이었다.

세트장은 거실로 꾸려져 있었다. 소파, 커피 테이블, 창밖으로는 도시 배경막이 설치되어 있었다. 조명은 따뜻한 색감으로 설정되어 있었는데, 그것은 거짓 따뜻함이었다.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 이 거실도 거짓, 이 조명도 거짓, 그리고 이 순간 여기 서 있는 자신도 거짓.

“첫 씬은 너와 배우 오현준이 아침 식사를 하는 장면이야. 넷플릭스 드라마니까 감정이 깊어야 해. 단순한 아침 식사가 아니라, 두 사람의 관계가 금이 가는 순간을 보여줘야 한다는 거야. 이해해?”

민준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대사는?”

박미라가 시나리오를 손으로 집어 들었다. 민준은 그것을 받아 들었다. 종이는 차가웠다. 활자는 검았다. 그는 자신의 대사를 읽기 시작했다.

“아침이 이렇게까지 싸늘할 줄은 몰랐어.”

단 한 문장. 그런데 그 문장이 담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절망? 외로움? 분노? 민준은 다시 읽었다. “아침이 이렇게까지 싸늘할 줄은 몰랐어.” 그것은 날씨에 관한 말이 아니었다. 그것은 관계에 관한 말이었다. 사람에 관한 말이었다. 사랑이 식어가는 것에 관한 말이었다.

민준은 자신의 상황을 생각했다. 어제 밤 준호와의 계약. 250억 원. 그 돈이 그의 가슴을 식혔다. 아니, 이미 식어 있었던 것을 드러낸 것이었다. 그의 가슴은 얼마나 오래전부터 이렇게 차가웠는가.

배우 오현준이 세트장에 들어왔다. 그는 30대 초반의 남자 배우로, 몇 편의 드라마에서 주인공 역을 맡은 경험이 있었다. 그의 얼굴은 잘 생겼다. 그의 목소리는 낮았다. 그는 민준을 보자마자 손을 내밀었다.

“오현준이에요. 잘 부탁합니다.”

“민준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들의 악수는 형식적이었다. 그것은 배우들의 악수였다. 진정성이 없었다. 둘 다 알고 있었다. 이것은 연기라는 것을.

리딩이 시작되었다. 카메라는 이미 돌아가고 있었고, 조명은 그들을 비추고 있었다. 박미라는 모니터 뒤에 앉아 있었고, 그녀의 얼굴은 무표정했다.

“시작.”

민준과 오현준은 소파에 앉았다. 그들 사이에는 커피 테이블이 있었다. 그들 사이에는 거리가 있었다. 그것은 시나리오에 명시되어 있지 않았지만, 그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이 두 사람은 더 이상 가깝지 않다는 것을.

오현준이 먼저 말했다. “어제 늦게 들어왔지?”

민준이 대사를 읽었다. “응. 회사 일이 길었어.”

“거짓말이지?”

민준은 잠시 멈췄다. 그 순간이 시나리오에 있었다. 그 순간의 침묵이 있었다. 그리고 그 침묵 동안 민준은 자신의 거짓을 생각했다. 준호와의 계약. 250억 원. 발코니에서 떨어진 누군가. 그것들이 모두 그의 얼굴에 드러났을까.

“응. 거짓말이야.”

민준이 대사를 말했다. 그 말은 깊었다. 그것은 연기가 아니었다. 아니, 연기였다. 하지만 가장 진정한 연기였다. 왜냐하면 그것이 진실이었기 때문이다.

박미라가 “컷”이라고 외쳤다.

“좋아. 다시 한 번.”

그들은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또 시작했다. 그리고 또 시작했다. 시간은 흘렀다. 아침 8시에서 오후 1시로. 그 동안 민준은 같은 대사를 37번 반복했다. “아침이 이렇게까지 싸늘할 줄은 몰랐어.” 37번. 그 말이 점점 더 비어 보였다. 그 말이 점점 더 무거워졌다.

점심시간이 되었을 때 박미라가 말했다. “좋아.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 또 와.”

민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세트장을 떠났다. 라커룸에 가서 옷을 갈아입었다. 거울을 봤다. 거울 속의 남자는 누구인가. 그것은 민준이 아니었다. 그것은 민준의 그림자였다. 혹은 민준의 가면이었다. 혹은 민준 자신이었을 수도 있었다.

라커룸을 떠날 때 휴대폰이 울렸다. 준호였다.

“응?”

“오늘 촬영 잘 끝났어?”

“네.”

“들어와. 우리 사무실로.”

“지금요?”

“지금.”

전화가 끝났다. 민준은 한 동안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 그 작은 기계 안에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 목소리는 그를 명령했다. 그리고 그는 따를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이미 계약했기 때문이었다. 250억 원으로.

사무실로 가는 길, 민준은 강남 거리를 걸었다. 사람들이 지나갔다.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 각자의 비밀을 들고 있는 사람들. 민준은 자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깨달았다. 이 도시에서, 이 수백만 명의 사람들 사이에서, 그는 가장 혼자였다.

더스타 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 시간은 오후 2시 18분이었다. 준호는 그의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차분했지만, 그의 눈은 불안했다.

“앉아.”

민준이 앉았다.

“촬영은?”

“잘 끝났습니다.”

“박미라 PD는?”

“좋다고 했습니다.”

준호는 민준의 얼굴을 오래 바라봤다. 그 시선은 검사였다. 그것은 확인이었다. 그것은 “너는 아직도 침묵할 수 있지?”라는 무언의 질문이었다.

“네가 해야 할 일이 하나 더 있어.”

민준의 심장이 멈췄다.

“이수진 대표가 너한테 뭔가를 물어볼 거야. 혹은 이미 물어봤을 수도 있고. 그때 넌 아무것도 모르는 척해야 해. 이해해?”

“네.”

“정말?”

“네.”

“그 대사를 연기처럼 하지 말고, 진심으로 말해.”

민준은 준호의 눈을 마주쳤다. 그의 눈은 진지했다. 그것은 협박이 아니었다. 그것은 두려움이었다. 준호는 두려워하고 있었다.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그것이 드러나는 것을. 그것이 폭로되는 것을. 혹은 민준이 배신하는 것을.

“알겠습니다.”

“좋아. 그럼 가.”

민준이 일어섰다. 문을 향해 걸어갔다.

“민준.”

뒤에서 준호가 불렀다.

“응?”

“힘내.”

그 말은 무엇인가. 위로인가. 협박인가. 아니면 자기기만인가. 민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문을 열고 나갔다.

복도를 걸으면서 민준은 자신의 손을 봤다.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배우는 자신의 손을 알아야 한다. 손은 거짓을 할 수 없다. 손은 항상 진실을 드러낸다. 그렇다면 이 떨림은 무엇인가. 이것은 두려움인가. 죄책감인가. 아니면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절망인가.

밖으로 나갔을 때 태양은 여전히 밝았다. 오후 2시 47분. 서울의 하늘은 파란색이었다. 깨끗한 색상이었다. 그런데 민준의 마음은 검은색이었다. 아니, 회색이었다. 아니, 색깔이 없었다. 그것은 단지 공허함이었다.

촬영장에서 돌아오는 길, 혹은 사무실에서 돌아오는 길, 민준은 자신이 정확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의 발은 자동적으로 움직였다. 그의 몸은 자동적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그의 영혼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어제 밤 발코니에서 떨어졌을 수도 있었다. 혹은 250억 원의 계약서에 갇혀 있었을 수도 있었다.

밤 6시가 되었을 때 민준은 반지하 방에 돌아와 있었다. 그는 침대에 누웠다. 천장의 곰팡이 자국을 봤다. 그것은 여전히 거기 있었다. 그것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았다. 마치 그의 죄책감처럼.

휴대폰이 울렸다. 알 수 없는 번호였다. 민준은 한동안 보고만 있었다. 그러다가 답했다.

“여보세요?”

“민준이? 나야, 우리.”

목소리는 따뜻했다. 그런데 그 따뜻함이 더 차가웠다. 왜냐하면 그것은 거짓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처럼.

“응… 우리?”

“내일 만날 수 있어? 카페에서.”

민준은 말을 하지 않았다. 침묵이 흘렀다. 그 침묵 속에서 모든 것이 결정되었다.

“알겠습니다.”

그가 대답했을 때, 그것은 더 이상 자신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배우의 목소리였다. 그것은 거짓말하는 사람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민준은 이제 확실했다. 자신이 누구인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END OF CHAPTER 146

말해.”

민준은 준호의 눈을 마주쳤다. 그의 눈은 진지했다. 그것은 협박이 아니었다. 그것은 두려움이었다. 준호는 두려워하고 있었다.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그것이 드러나는 것을. 그것이 폭로되는 것을. 혹은 민준이 배신하는 것을. 민준은 그 눈 속에서 어떤 감정을 읽어내고 싶었다. 그러나 그의 눈은 마치 거울처럼 투명해서 아무런 감정을 보이지 않도록 되어 있었다.

알겠습니다.”

민준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한 톤으로響했다. 그는 자신의 말을 신뢰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는 약간의 불안감이 피어올라 있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신이 무엇을 결정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좋아. 그럼 가.”

민준이 일어섰다. 문을 향해 걸어갔다. 그의 발걸음은 단호하고 빠르지만 그의 마음은 느리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슨 일을 하러 가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민준.”

뒤에서 준호가 불렀다. 민준은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준호의 얼굴은 진지하고 걱정스러워 보였다.

응?”

민준의 목소리는 물음표로 끝났다. 그는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를 물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의 입은 닫혀 있었다.

힘내.”

그 말은 무엇인가. 위로인가. 협박인가. 아니면 자기기만인가. 민준은 그 말을 듣고 자신의 마음속에 혼란이 가중되는 것을 느꼈다.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민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문을 열고 나갔다. 복도를 걸으면서 그는 자신의 손을 봤다.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배우는 자신의 손을 알아야 한다. 손은 거짓을 할 수 없다. 손은 항상 진실을 드러낸다. 그렇다면 이 떨림은 무엇인가. 이것은 두려움인가. 죄책감인가. 아니면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절망인가.

민준은 자신의 손톱을 물었다. 그는 자신이 가진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그 고통을 느끼고 싶었다. 그러나 그의 손톱은 이미 충분히 물려 있었다. 그는 자신이 가진 감정을 제어할 수 없었다.

밖으로 나갔을 때 태양은 여전히 밝았다. 오후 2시 47분. 서울의 하늘은 파란색이었다. 깨끗한 색상이었다. 그런데 민준의 마음은 검은색이었다. 아니, 회색이었다. 아니, 색깔이 없었다. 그것은 단지 공허함이었다.

민준은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의 발은 자동적으로 움직였다. 그의 몸은 자동적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그의 영혼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어제 밤 발코니에서 떨어졌을 수도 있었다. 혹은 250억 원의 계약서에 갇혀 있었을 수도 있었다.

민준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봤다. 사람들은 모두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나 민준은 정지해 있었다. 그는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껴졌다. 그는 자신의 삶이 멈춘 것처럼 느꼈다.

밤 6시가 되었을 때 민준은 반지하 방에 돌아와 있었다. 그는 침대에 누웠다. 천장의 곰팡이 자국을 봤다. 그것은 여전히 거기 있었다. 그것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았다. 마치 그의 죄책감처럼.

민준은 천장에 눈물 젖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자신의 죄책감을 제거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가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자신의 죄책감을 지울 수 없었다.

휴대폰이 울렸다. 알 수 없는 번호였다. 민준은 한동안 보고만 있었다. 그러다가 답했다.

여보세요?”

목소리는 따뜻했다. 그런데 그 따뜻함이 더 차가웠다. 왜냐하면 그것은 거짓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처럼.

응… 우리?”

민준은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것은 낯선 소리였다.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내일 만날 수 있어? 카페에서.”

민준은 말을 하지 않았다. 침묵이 흘렀다. 그 침묵 속에서 모든 것이 결정되었다.

알겠습니다.”

그가 대답했을 때, 그것은 더 이상 자신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배우의 목소리였다. 그것은 거짓말하는 사람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민준은 이제 확실했다. 자신이 누구인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민준은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것은 낯선 소리였다.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할 수밖에 없는 선택을 했다. 그는 자신의 삶을 계속해야 했다. 그가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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