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 제2막 – 제117화: 첫 줄을 읽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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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otlight: The Second Act — Chapter 117

## 제117화: 첫 줄을 읽기 전에

스크립트 리딩은 아침 10시에 시작하기로 되어 있었고, 민준은 9시 43분에 더스타 스튜디오 건물 앞에 서 있었다. 건물의 유리문 너머로 로비가 보였고, 가운데서 안내 데스크와 두 개의 소파, 그리고 하나의 화분이 눈에 띄었다. 그 화분의 잎은 먼지가 쌓여 있었고, 아무도 닦지 않는 화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화분. 민준은 이상하게도 그 화분에 눈이 고정되었다. 9월의 아침 공기는 아직 차가웠고, 강남구 논현로의 아침은 이미 바빴다. 출근하는 사람들의喧騒, 배달 오토바이의轟鳴, 편의점에서 나오는 직장인들의 이야기 소리. 그 모든 것이 자신과 상관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민준은 가슴팍에手を 얹었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었고, 가슴이 철렁거렸다. 어젯밤부터 계속 그랬다. 준호의 말이 끝난 후, 전화를 끊은 후, 그리고 밤새도록. 그의 심장은 자신의 존재를 khẳng하는 것처럼 빠르게 뛰었다.

들어가야 한다. 민준은 자신에게 말했다. 하지만 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어젯밤에 준호가 한 말이 아직 귓속에 남아 있었다. “당신의 얼굴은 이제 당신의 것이 아니야.” 그 말을 들은 후 민준은 실제로 오피스텔 화장실 거울 앞에 한참 서 있었다.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이것이 누구의 것인가를 생각했다. 이 눈이, 이 코가, 이 입이. 지금 이 순간부터 이수진의 것이고, PD 박미라의 것이고, 넷플릭스의 것이라면, 그렇다면 자신은 어디에 있는가. 거울 속의 자신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 대신 거울 속의 자신은 민준을 바라봤다. 정확하게는, 민준을 관찰했다. 마치 낯선 사람을 보는 것처럼. 174센티미터, 마른 체형, 밝은 갈색 눈. 얼굴은 극도로 평범했다. 극도로 평범한 얼굴이 지금 누군가에게는 유용했다. 그것이 강점이자 약점이었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얼굴.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얼굴. 하지만 지금은 그 얼굴이 누군가의 소유물이 되었다.

“넷플릭스 드라마에 캐스팅됐어. 촬영은 다음 달부터야.” 이수진의 목소리도 다시 떠올랐다. 그때 민준의 반응은 무엇이었나. 기쁨? 안도감? 아니었다. 그것은 두려움이었다. 깊고 어두운 두려움. 그리고 뒤이어 온 말들. 이수진이 했던 말이 아니라, 준호가 어젯밤에 한 말들. “이수진이가 너를 도와주려는 게 아니야. 너는 그걸 아직도 모르니?” 민준은 손가락을 펼쳤다 다시 쥐었다. 손가락을 펼쳤다 다시 쥐었다. 반복. 심호흡을 시도했지만 가슴이 더 철렁했다. 그의 손은 차갑고 딱딱한 벽에 닿았다.

9시 47분. 민준은 결국 문을 열었다. 로비의 냄새는 특유했다. 오래된 카펫, 형광등, 그리고 누군가가 아침에 마신 커피 냄새. 안내 데스크 직원이 고개를 들었다. 젊은 여직원이었다. 아마도 서울 미용 학원을 다니던 또 다른 꿈꾸는 사람들 중 한 명이었을 것이다. 아니면 대학생. 아니면 단순히 돈이 필요한 사람. “민준 배우님이시죠? 스크립트 리딩 참석하시는 분.” 민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목소리는 낮았다. 자신의 목소리도 이제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3층 스튜디오 A입니다.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시면 바로 보여요.” 민준은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는 로비 왼쪽에 있었다. 철제 문, 낡은 버튼. 누군가가 “8”을 눌러둔 상태였다. 민준은 “3”을 눌렀다. 버튼은 차갑고 딱딱했다. 손가락의 열을 빨아들이는 느낌. 엘리베이터가 올라오는 동안 민준은 로비 전체를 한 번 더 봤다. 그 화분이 여전히 같은 자리에 있었다. 먼지 쌓인 화분. 아무도 챙기지 않는 것. 아무도 보지 않는 것.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민준은 안으로 들어갔다. 문이 닫히는 순간, 자신의 얼굴이 금속 표면에 희미하게 반사되었다. 흐릿한 얼굴. 윤곽만 있고 세부는 없는. 그래, 이게 맞는 것 같다. 민준은 생각했다. 윤곽만 있는 배우. 세부가 없는 사람. 누구든自己的 모양으로 채울 수 있는 사람.

엘리베이터가 올라갔다. 1층. 2층. 3층..ping. 문이 열렸다. 복도는 조용했다. 아침 10시, 회사 직원들은 대부분 자신의 자리에 있을 것이다. 혹은 이미 촬영장에 나가 있을 것이다. 복도의 불빛은 형광등이었고, 그 빛 아래에서 모든 것이 미백되어 보였다. 벽, 바닥, 문. 그리고 그 복도 끝에 스튜디오 A라고 적힌 문이 보였다. 그 앞에 이미 네 명이 서 있었다. 두 명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남자 배우와 여자 배우. 둘 다 민준보다 어려 보였다. 아마도 20대 초반. 한 명은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또 다른 한 명은 스크립트를 읽고 있었다. 민준은 그들의 얼굴을 확인했다. 모른다. 아무도 모르는 얼굴들. 그것이 이상하게도 안도감을 주었다. 아무도 자신을 모른다. 자신도 아무를 모른다. 공평한 출발선. 아니, 이것도 거짓이었다. 이들은 이미 자신보다 많이 본 배우들일 것이다. 드라마에 나온 적이 있을 것이다. 광고에도. 뮤직비디오에도. 그리고 민준은 여전히 엑스트라였다. 아니, 더 이상 엑스트라는 아니었다. 이제 조연이다. 최소한 종이 위에는.

“민준 씨?”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민준이 돌아봤다. 여자였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짧은 머리에 검은 재킷. 손에는 두꺼운 서류 뭉치를 들고 있었다. 그녀의 눈 아래에는 검은 반달 같은 다크서클이 있었다. 어제 밤을 새운 사람의 눈. “저 박미라 PD입니다.” 박미라는 민준이 전화로 상상했던 것과 달랐다. 전화 목소리만 들었을 때는 40대 여성을 상상했다. 낮고 권위적인 목소리. 어른. 절대 거역할 수 없는 그런 사람. 하지만 실제로 서 있는 박미라는 달랐다. 키가 작았다. 아마도 160센티미터 정도. 눈이 컸고, 그 눈 아래에 피로가 쌓여 있었다. 아이라이너가 살짝 번져 있었다. 오늘 아침에 서둘러 나온 사람의 흔적. 화장실에서 대충 손으로 문지르며 고친 흔적. 그리고 그 손가락에는 반창고가 붙어 있었다. 왼손 약지.

“민준 배우님이시죠? 스크립트 리딩 참석하시는 분.”

“네.”

민준의 목소리는 낮았다. 자신의 목소리도 이제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3층 스튜디오 A입니다.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시면 바로 보여요.”

“감사합니다.”

엘리베이터는 로비 왼쪽에 있었다. 철제 문, 낡은 버튼. 누군가가 “8”을 눌러둔 상태였다. 민준은 “3”을 눌렀다. 버튼은 차갑고 딱딱했다. 손가락의 열을 빨아들이는 느낌. 엘리베이터가 올라오는 동안 민준은 로비 전체를 한 번 더 봤다. 그 화분이 여전히 같은 자리에 있었다. 먼지 쌓인 화분. 아무도 챙기지 않는 것. 아무도 보지 않는 것.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민준은 안으로 들어갔다. 문이 닫히는 순간, 자신의 얼굴이 금속 표면에 희미하게 반사되었다. 흐릿한 얼굴. 윤곽만 있고 세부는 없는. 그래, 이게 맞는 것 같다. 민준은 생각했다. 윤곽만 있는 배우. 세부가 없는 사람. 누구든 자신의 모양으로 채울 수 있는 사람.

엘리베이터가 올라갔다. 1층. 2층. 3층.

ping.

문이 열렸다.

복도는 조용했다. 아침 10시, 회사 직원들은 대부분 자신의 자리에 있을 것이다. 혹은 이미 촬영장에 나가 있을 것이다. 복도의 불빛은 형광등이었고, 그 빛 아래에서 모든 것이 미백되어 보였다. 벽, 바닥, 문. 그리고 그 복도 끝에 스튜디오 A라고 적힌 문이 보였다.

그 앞에 이미 네 명이 서 있었다.

두 명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남자 배우와 여자 배우. 둘 다 민준보다 어려 보였다. 아마도 20대 초반. 한 명은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또 다른 한 명은 스크립트를 읽고 있었다. 민준은 그들의 얼굴을 확인했다. 모른다. 아무도 모르는 얼굴들. 그것이 이상하게도 안도감을 주었다. 아무도 자신을 모른다. 자신도 아무를 모른다. 공평한 출발선. 아니, 이것도 거짓이었다. 이들은 이미 자신보다 많이 본 배우들일 것이다. 드라마에 나온 적이 있을 것이다. 광고에도. 뮤직비디오에도. 그리고 민준은 여전히 엑스트라였다. 아니, 더 이상 엑스트라는 아니었다. 이제 조연이다. 최소한 종이 위에는.

“민준 씨?”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민준이 돌아봤다. 여자였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짧은 머리에 검은 재킷. 손에는 두꺼운 서류 뭉치를 들고 있었다. 그녀의 눈 아래에는 검은 반달 같은 다크서클이 있었다. 어제 밤을 새운 사람의 눈.

“저 박미라 PD입니다.”


박미라는 민준이 전화로 상상했던 것과 달랐다.

전화 목소리만 들었을 때는 40대 여성을 상상했다. 낮고 권위적인 목소리. 어른. 절대 거역할 수 없는 그런 사람. 하지만 실제로 서 있는 박미라는 달랐다. 키가 작았다. 아마도 160센티미터 정도. 눈이 컸고, 그 눈 아래에 피로가 쌓여 있었다. 아이라이너가 살짝 번져 있었다. 오늘 아침에 서둘러 나온 사람의 흔적. 화장실에서 대충 손으로 문지르며 고친 흔적. 그리고 그 손가락에는 반창고가 붙어 있었다. 왼손 약지.

“어제 전화로 말씀드린 박미라예요. 반가워요.”

박미라가 손을 내밀었다. 민준은 그 손을 잡았다. 악수. 그 손은 생각보다 단단했다. 손가락이 굵었고, 손등에는 잉크 자국이 있었다. 펜으로 무언가를 많이 쓴 사람의 손.

“민준이에요. 잘 부탁드립니다.”

“잘 부탁드려요. 오늘 처음 보는 분들이 많을 텐데, 부담 갖지 말고요. 첫 리딩이니까 그냥 소리 내서 읽는 거라고 생각하면 돼요.”

박미라의 말투는 친근했다. 그리고 이상했다. PD가 이렇게 부드럽게 말할 리가 없었다. 민준은 준호의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PD 박미라를 믿으면 안 돼. 그 사람은 당신 같은 배우들을 도구처럼 취급하는 사람이야.” 그 말과 지금 자신 앞에 서 있는 사람을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지 민준은 몰랐다. 친근한 말투. 하지만 뒤에는 무엇이 숨어 있는가.

박미라가 자신을 바라봤다. 길게. 마치 무엇인가를 측정하듯이. 민준은 그 시선을 견디려 했다. 견디는 것. 그것이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이었다.

“스크립트는 안에서 나눠드릴 거예요. 오늘은 전체 3화 분량이에요. 첫날이니까 그 정도만.”

박미라가 스튜디오 A의 문을 열었다. 그 순간, 복도에서 누군가가 민준을 불렀다.

“민준이!”

민준은 몸이 경직되는 것을 느꼈다. 그 목소리를 알았다.

성준이었다. 같은 회사의 배우. 26세. 표백한 금발에 밝은 갈색 눈. 그리고 항상 웃고 있는 입. 성준은 복도를 뛰어오고 있었다. 손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있었다. 편의점 커피. 아마도 GS25.

“오, 박미라 PD! 안녕하세요.”

성준은 박미라에게 인사했다. 그리고 민준에게 돌아섰다.

“민준이, 넷플릭스 드라마 캐스팅 축하해. 나도 들었어. 정말 대단한데? 넌 운이 좋네.”

운이 좋다. 그 말이 민준의 귀에 박혔다. 운. 실력이 아니라 운. 혹은 누군가의 도움. 혹은 누군가의 장난. 혹은 누군가의 함정.

“감사합니다.”

민준의 목소리는 여전히 낮았다.

“박미라 PD, 혹시 저도 이 프로젝트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성준이 밝게 물었다. 박미라는 웃었다.

“성준이 배우도 이미 고려 중이에요.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정말요? 감사합니다!”

성준은 진심으로 기뻐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민준은 그의 눈을 봤다. 성준의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그 눈은 냉정했다. 계산적이었다. 그리고 민준을 보고 있었다.

박미라가 다시 스튜디오 A의 문을 열었다.

“자, 들어가볼까요?”


스튜디오 A는 민준이 예상한 것보다 작았다.

큰 원형 테이블. 열두 개의 의자. 테이블 위에는 각자의 이름이 적힌 명패가 놓여 있었다. 민준은 자신의 명패를 찾았다. 테이블의 오른쪽, 6시 방향. 창문에서 가장 먼 자리. 빛이 가장 적게 드는 자리.

그 옆에는 성준의 명패가 있었다.

성준은 자신의 의자를 당겼다. 민준의 의자와 마주보는 위치. 그리고 웃었다.

“좋은 자리 잡았네.”

“네.”

민준은 의자에 앉았다. 의자는 회전하는 것이었다. 그가 몸을 움직이면 의자가 따라 움직였다. 통제의 환상. 실제로는 자신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의자가 자신을 움직이는 것일 수도 있다.

박미라가 스크립트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그녀는 각 배우에게 자신의 역할을 설명했다. 누가 주인공이고, 누가 주인공의 친구이고, 누가 주인공의 사랑하는 사람인지. 그리고 민준은.

“민준 배우는 주인공의 형이에요. 아버지 역할을 하는 거죠. 물론 형이지만, 아버지처럼 주인공을 보호하고 싶어 하는 캐릭터예요.”

아버지. 민준의 손이 떨렸다. 그는 손을 테이블 아래로 옮겼다. 아버지 역할. 그것은 우연인가.

스크립트 앞장에는 시놉시스가 있었다.

“30대 중반의 남자는 자신의 어린 형제를 잃었다. 교통사고로. 그 이후,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으로 어린 형제의 친구를 돌본다. 마치 자신의 형제인 것처럼. 하지만 그 친구는 자신이 그저 대체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둘 사이의 모든 것을 규정한다.”

민준은 시놉시스를 여러 번 읽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 어린 형제를 잃다. 교통사고. 대체물. 그리고 그것이 모든 것을 규정한다.

자신의 아버지도 그랬다. 자신의 아버지는 무언가를 잃었다. 그리고 그 손실이 모든 것을 규정했다.

“민준 배우, 괜찮으세요?”

박미라가 물었다.

“네. 감사합니다.”

민준은 대답했다. 하지만 괜찮지 않았다. 절대 괜찮지 않았다. 이것이 정말 스크립트일까. 아니면 누군가가 자신의 인생을 종이에 옮겨놓은 것은 아닐까. 누군가가 자신을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럼 시작해볼까요? 1화 첫 번째 장면부터.”

박미라가 손을 치며 말했다.

모든 배우들이 스크립트를 들었다. 그들의 손에는 이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야 했다. 누군가의 감정이 들려야 했다. 누군가의 인생이 들려야 했다.

민준도 스크립트를 들었다.

그의 첫 대사는 이것이었다.

“넌 날 잊어야 해. 날 본 적 없는 것처럼.”

민준은 그 문장을 읽었다. 한 번. 두 번.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이 아닌 누군가의 목소리로. 그 경계는 어디에 있는가. 그 경계는 정말 존재하는가.

박미라가 귀를 기울였다. 다른 배우들도 귀를 기울였다. 성준도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민준은 계속 읽었다. 자신이 아닌 누군가로서. 자신이 아닌 누군가의 형으로서. 자신이 아닌 누군가의 아버지로서.

“넌 날 잊어야 해. 날 본 적 없는 것처럼.”

반복. 그것도 배우의 일이었다.


리딩이 끝난 것은 11시 47분이었다.

박미라가 모든 배우들에게 감사인사를 했다. 그들은 모두 웃었다. 성공한 사람들의 웃음. 혹은 성공하고 싶은 사람들의 웃음. 모두 같은 것이었다.

“민준 배우, 따로 얘기할 게 있어서…”

박미라가 민준을 따로 불렀다.

민준은 그를 따라 스튜디오 A 밖으로 나갔다. 복도는 여전히 조용했다. 박미라는 복도의 한 모서리로 민준을 이끌었다.

“당신, 진짜 좋은 배우네요.”

박미라가 말했다.

“감사합니다.”

“근데 뭔가… 이상해. 당신이 뭔가 숨기고 있는 것 같아.”

민준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아니에요.”

“정말?”

박미라의 눈이 민준을 관찰했다. 마치 거울처럼. 마치 자신이 누군가의 소유물이 되는 것을 확인하듯이.

“정말이에요.”

민준이 대답했다.

박미라는 웃었다.

“좋아. 그럼 촬영 때 봐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넷플릭스와의 계약 조건은 이수진이가 다 설명했어?”

민준의 몸이 경직되었다.

“네.”

“좋아. 그럼 괜찮겠네. 화이팅.”

박미라가 손을 들어 올렸다. 마치 축복을 내리듯이.

민준은 그 손을 봤다. 반창고가 붙어 있는 손가락. 그리고 그 손가락이 자신을 가리키고 있었다.

“당신이 우리가 원하는 사람이야. 그걸 잊지 마.”

박미라가 말했다.

“네. 감사합니다.”

민준이 대답했다.

하지만 그 순간, 그는 자신이 정말로 이 일을 원하는지 알 수 없었다. 원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원함인지, 아니면 누군가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주입한 원함인지, 그 경계는 너무 희미했다.

민준은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복도의 형광등 아래에서 그의 그림자는 길어 보였다. 마치 누군가 다른 사람의 그림자처럼. 마치 자신이 이미 누군가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엘리베이터가 올라왔다.

민준은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문이 닫혔다.

금속 거울에 자신의 얼굴이 반사되었다. 여전히 극도로 평범한 얼굴. 여전히 누구든 자신의 모양으로 채울 수 있는 얼굴. 그리고 그 얼굴은 이제 누군가의 것이었다.

엘리베이터가 내려갔다. 3층. 2층. 1층.

ping.

문이 열렸다.

로비에서는 그 화분이 여전히 같은 자리에 있었다. 먼지 쌓인 화분. 아무도 챙기지 않는 것. 아무도 보지 않는 것.

민준은 건물을 나갔다.

밖은 여전히 바빴다. 출근하는 사람들, 배달 오토바이, 편의점에서 나오는 직장인들. 그 모든 것이 자신과 상관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민준은 휴대폰을 켰다.

카톡이 세 개 와 있었다.

준호: “리딩 어땠어?”

우리: “오늘 촬영 끝나고 카페에서 만날래?”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이수진: “수고했어. 이제 우리 것이야.”

민준은 그 마지막 메시지를 읽었다.

“이제 우리 것이야.”

그리고 그제야 민준은 깨달았다. 자신이 이미 무언가에 갇혀 있다는 것을. 그것이 언제부터였는지는 몰랐다. 어쩌면 아버지가 자살했을 때부터였을 수도 있다. 어쩌면 자신이 배우가 되겠다고 결심했을 때부터였을 수도 있다. 어쩌면 처음 엑스트라로 나가던 날부터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확실했다.

자신이 갇혀 있다는 것이. 그리고 그 갇힘이 점점 좁혀오고 있다는 것이.

민준은 준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형, 지금 만날 수 있을까?”

준호의 답은 즉시 왔다.

“응. 어디?”

“편의점. 우리 자주 가는 그 편의점.”

민준은 주소를 입력했다. 그리고 보냈다.

그리고 그는 걷기 시작했다. 강남구의 거리를 걸으며. 자신의 발이 자신의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 다른 사람의 발인지 모르면서.

오후 12시 15분.

민준은 편의점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는 순간, 냉장고의 냉기와 라면 냄새가 섞인 냄새가 코에 들어왔다. 편의점의 냄새. 익숙한 냄새. 하지만 이제는 그 냄새도 낯선 것 같았다.

준호가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테이블에 앉아서, 캔 커피를 들고 있었다. 따뜻한 캔 커피. 아메리카노.

“리딩은 어땠어?”

준호가 물었다.

민준은 앉았다.

“아버지 역할이었어.”

“뭐?”

“내가 해야 할 역할이. 아버지 역할이야. 어린 형제를 잃은 아버지. 그리고 그 아버지가 다른 어린이를 돌보는 거야.”

준호의 표정이 변했다.

“장난하는 거야?”

“아니. 진짜야.”

민준은 준호의 눈을 봤다.

“형, 이게… 이게 우연일까?”

준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의 손이 테이블 위에서 움직였다. 마치 무언가를 잡으려는 것처럼. 하지만 그는 아무것도 잡지 못했다.

“이수진이가… 알고 있나 봐.”

준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뭘 알고?”

“너에 대해서. 너의 아버지에 대해서. 그리고 넌… 넌 자기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거라고.”

민준의 심장이 다시 빨리 뛰기 시작했다.

“형, 뭐가…”

“이수진이는 위험한 사람이야. 그 사람은 배우들을 도구처럼 본다고. 그리고 그 도구를 어떻게 다루는지 아는 사람이야. 넌… 넌 그 사람의 손아귀에 있어.”

민준은 준호의 말을 들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을

意味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그는 그저 자신의 마음이 복잡해지는 것을 느꼈다. 자신의 아버지의 자살, 자신의 배우로서의 삶, 그리고 이수진이라는 사람은 무엇을 알고 있는 것인지.

“형, 내가 지금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어.” 민준은 말했다.

준호는 민준의 눈을 보았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는 더욱 낮아졌다.

“너는 지금 이수진이의 계획에 따라 움직이고 있어. 그 사람이 너를利用하는 거야. 너의 아버지의 죽음, 너의 배우로서의 삶,そして 네가 지금 있는 상황… 모두가 연결되어 있어.”

민준의 머리는 복잡해졌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의 자살이 자신과 관련이 있을 줄은 몰랐다. 그리고 지금 자신이 이수진이라는 사람의 계획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것도 몰랐다.

“형, 내가 해야 할 일은 뭐야?” 민준은 물었다.

준호는 다시 캔 커피를 들어 마셨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는 더욱 중엄해졌다.

“너는 이수진이를 믿으면 안 돼. 그 사람을 조심해야 해. 그리고 너는 네가 지금 있는 상황에서 벗어나야 해.”

민준은 준호의 말을 듣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vẫn 자신의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그는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해야 하는지 몰랐다.

“형, 내가 먼저 할 일은 뭐야?” 민준은 다시 물었다.

준호는 민준의 눈을 보았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는 더욱 확신에 찬 것이었다.

“너는 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조사해야 해. 그리고 네가 지금 있는 상황에 대해 알아야 해. 그리고 너는 이수진이를 조심해야 해.”

민준은 준호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마음을 결심했다. 그는 자신이 지금 있는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형, 고마워.” 민준은 말했다.

준호는 민준의 눈을 보았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는 더욱 따뜻한 것이었다.

“언제든지 도와줄게. 너는 혼자가 아니야.”

민준은준호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그는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고, 자신이 지금 있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았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이수진이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지금 있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든 것을 하기로 했다.

이제 민준은 자신의 길을 찾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조사하고, 이수진이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에서 자신이 지금 있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고, 자신을 도와줄 사람들을 만났다.

그는 자신의 마음을 결심했다. 그는 자신이 지금 있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든 것을 할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모든 것을 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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