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83화: 몸이 기억하는 것들
은서는 할머니의 밥상을 떠난 지 정확히 한 시간 후, 강변 둑길에 서 있었다. 발 아래로는 늦가을의 강이 흘렀고, 물 위에는 떨어진 감잎들이 둥실둥실 떠다니고 있었다. 강물의 냄새—진흙과 썩어가는 풀의 진부한 향이—그녀의 코를 자극했다. 그것은 서울의 공기청정기 냄새와는 완전히 달랐다. 서울의 공기는 없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여기의 공기는 있었다. 그것이 은서를 계속 붙잡고 있는 이유 중 하나였다. 강 물 냄새와 함께 나는 물고기와 藜菜의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강바람이 은서의 얼굴을 스쳤다. 피부가 바람을 느꼈고, 그 감각이 뇌까지 전달되는 데는 거의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몸이 반응했다. 가슴에 있는 심장 박동이 빠르다. 손가락 끝이 살짝 떨린다. 이것이 서울에서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었다. 서울에서 은서의 몸은 오직 눈과 손가락만 움직였다. 화면을 보고, 마우스를 클릭하고, 원고를 편집했다. 나머지는 모두 정지되어 있었다. 심지어 숨도 얕았다. 가슴이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었다.
여기 있는 게 더 편해졌어요.
할머니 앞에서 꺼낸 그 말이 이제 은서를 흔들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것이 진실이었기 때문이고, 진실이기 때문에 더욱 무서웠기 때문이다. 편함은 위험했다. 편함은 사람을 정지시켰다. 그리고 정지된 사람은 죽은 사람과 다르지 않다—이것이 서울에서 은서가 배운 철칙이었다. 강변에 떨어진 낙엽의 소리와 강물의 流水聲이 어우러진다.
강변을 따라 천천히 걸어가며, 은서는 자신의 손을 들어 봤다. 손가락이 약간 부었고, 손가락 끝에는 아주 작은 흙 자국이 남아 있었다. 어디서 나온 흙인지는 알 수 없었다. 민준의 공방에 갈 때마다 옷에 묻어나는 것들. 그것들을 완전히 씻어내지 않는 이유는 뭘까. 마치 그것이 증거인 것처럼, 자신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증명하는 증거인 것처럼. 손에 남은 흙의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휴대폰이 울렸다. 서울 번호였다. 출판사 인사팀이었다. 은서는 전화를 받기 전에 한 번 더 깊게 숨을 쉬었다. 그것이 서울식 호흡법이었다. 깊게 들이마셨다가, 모든 감정을 내뱉고 나서,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척 목소리를 낸다. 전화의 벨소리는 조용한 강변의 분위기를 깨뜨렸다.
“네, 윤은서입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완벽했다. 정확하고, 딱 적절한 톤과 높이로. 마치 가면을 쓴 것처럼. 아니, 정확히는 원래 얼굴을 다시 쓴 것처럼. 서울에서 익숙해진 말투와 어투가 다시 돌아왔다.
“은서 씨, 안녕하세요. 대표님께서 한 가지 더 말씀해달라고 했는데요. 월요일부터 시작하실 때, 특별 프로젝트 팀에 배치될 수도 있다고 했어요. 우리 사에서 새로 시작하는 신인 작가 발굴 프로젝트인데, 대표님께서 당신의 안목을 사고 싶으신 거 같습니다.”
은서의 손이 움직였다. 강변에 떨어진 돌을 집어 들었다. 돌은 차갑고 무거웠다. 현실감이 있었다. 돌의 표면이 손으로 전해지는 감각이 구체적이다.
“신인 발굴 프로젝트요?”
“네. 요즘 출판 시장이 많이 변했잖아요. AI 시대에 순수 문학이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지, 그런 걸 고민하는 프로젝트라고 하셨어요. 당신이 그런 고민을 할 사람이라고.”
은서는 돌을 강물로 던졌다. 돌이 물에 떨어지며 동심원이 퍼져나갔다. 그 동심원이 아주 빨리 사라졌다. 강물의 흐름이 그것들을 밀어냈기 때문이다. 돌이 물에 떨어지는 순간의 소리가 강한 반향을 남겼다.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월요일에 뵙겠습니다.”
“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정말 기대하고 있어요.”
통화가 끝났다. 은서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 동작이 느렸다. 마치 자신의 몸이 다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마치 물 속에 있는 것처럼. 강변의 풍경과 강물의 흐름이 마음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신인 발굴 프로젝트.”
은서는 자신의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것은 정확히 자신이 원했던 것이었다. 표절 사건 이후, 무엇이 자신을 괴롭혔던가 하면, 그것은 실수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무용지물이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였다. 다시 원고를 보고, 좋은 텍스트를 발견하고, 그것을 세상에 내놓는 일—그것이 자신을 살아있다고 느끼게 했던 유일한 것이었다. 강변의 새들이 노래하는 소리가 은서의 생각을 깨웠다.
강을 바라보며 은서는 자신의 몸을 관찰했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었다. 손에는 미세한 떨림이 있었다. 몸이 반응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은? 마음은 어디에 있었는가. 강물의 소리와 함께하는 조용한 생각의 시간이 필요했다. 강변을 따라 걷는 사람이 거의 없는 이곳은 은서에게 적절한 공간이었다.
강변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가을의 평일 오후, 이곳은 주로 나이 든 분들의 산책로였다. 은서는 한 할아버지를 봤다. 그는 강을 보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단지 서 있을 뿐. 그 모습이 은서의 마음을 스쳤다. 저 할아버지는 뭘 생각하고 계실까. 저 할아버지의 몸은 저렇게 조용한데, 저 할아버지의 마음도 조용할까. 할아버지의 조용함이 은서에게도 전염되었다.
은서는 할머니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강변 둑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발 아래의 자갈이 부스러지는 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가 마음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규칙적이고,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한 소리. 서울의 소음과는 완전히 달랐다. 자갈이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하는 조용한 시간이 은서에게 필요했다.
집에 도착했을 때, 할머니는 마루에 앉아 있었다. 할머니의 손에는 콩깍지가 들려 있었고, 할머니는 콩을 까고 있었다. 콩깍지를 터뜨리는 소리가 규칙적으로 울렸다. 톡, 톡, 톡. 그 소리가 시간을 재는 것처럼 들렸다. 할머니의 시간. 할머니의 속도. 콩깍지의 터지는 소리를 들으며 은서는 마음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왔냐.”
할머니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손은 계속 움직였다. 콩깍지의 냄새가 콩을 까는 감각과 함께 은서에게 전해졌다.
“네, 할머니.”
은서는 할머니 옆에 앉았다. 마루의 온도가 몸을 통해 전해졌다. 돌은 차가웠지만, 마루는 따뜻했다. 햇빛이 들어오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은서는 손을 내밀었고, 할머니는 자연스럽게 콩깍지를 은서의 손에 쥐어줬다.
“따라 해봐.”
할머니의 명령은 부드러웠지만 확실했다. 은서는 콩깍지를 집어 들었다. 손가락으로 가늘고 긴 깍지의 이음새를 찾았다. 그리고 톡—터뜨렸다. 콩이 하나, 또 하나, 또 다른 하나가 떨어져 나왔다. 그 감각이 손가락 끝에 전달되었다. 콩깍지가 터질 때마다 은서의 마음이 조금씩 열리는 것 같았다.
할머니와 은서는 함께 콩을 까기 시작했다. 말 없이. 말을 할 필요가 없었다. 손이 말하고 있었다. 콩깍지를 터뜨리는 소리가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소리 속에서 은서는 자신의 마음을 들을 수 있었다. 콩깍지의 소리와 함께 마음이 조금씩 열리는 시간이 계속되었다.
“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정말 기대하고 있어요.”
통화가 끝났다. 은서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 동작이 느렸다. 마치 자신의 몸이 다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마치 물 속에 있는 것처럼.
“신인 발굴 프로젝트.”
은서는 자신의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것은 정확히 자신이 원했던 것이었다. 표절 사건 이후, 무엇이 자신을 괴롭혔던가 하면, 그것은 실수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무용지물이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였다. 다시 원고를 보고, 좋은 텍스트를 발견하고, 그것을 세상에 내놓는 일—그것이 자신을 살아있다고 느끼게 했던 유일한 것이었다.
그런데 왜 기뻐지지 않는가.
강을 바라보며 은서는 자신의 몸을 관찰했다. 심장이 빨리 뛰고 있었다. 손에는 미세한 떨림이 있었다. 몸이 반응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은? 마음은 어디에 있었는가.
강변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가을의 평일 오후, 이곳은 주로 나이 든 분들의 산책로였다. 은서는 한 할아버지를 봤다. 그는 강을 보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단지 서 있을 뿐. 그 모습이 은서의 마음을 스쳤다. 저 할아버지는 뭘 생각하고 계실까. 저 할아버지의 몸은 저렇게 조용한데, 저 할아버지의 마음도 조용할까.
은서는 할머니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강변 둑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발 아래의 자갈이 부스러지는 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가 마음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규칙적이고,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한 소리. 서울의 소음과는 완전히 달랐다.
집에 도착했을 때, 할머니는 마루에 앉아 있었다. 할머니의 손에는 콩깍지가 들려 있었고, 할머니는 콩을 까고 있었다. 콩깍지를 터뜨리는 소리가 규칙적으로 울렸다. 톡, 톡, 톡. 그 소리가 시간을 재는 것처럼 들렸다. 할머니의 시간. 할머니의 속도.
“왔냐.”
할머니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손은 계속 움직였다.
“네, 할머니.”
은서는 할머니 옆에 앉았다. 마루의 온도가 몸을 통해 전해졌다. 돌은 차가웠지만, 마루는 따뜻했다. 햇빛이 들어오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은서는 손을 내밀었고, 할머니는 자연스럽게 콩깍지를 은서의 손에 쥐어줬다.
“따라 해봐.”
할머니의 명령은 부드러웠지만 확실했다. 은서는 콩깍지를 집어 들었다. 손가락으로 가늘고 긴 깍지의 이음새를 찾았다. 그리고 톡—터뜨렸다. 콩이 하나, 또 하나, 또 다른 하나가 떨어져 나왔다. 그 감각이 손가락 끝에 전달되었다.
할머니와 은서는 함께 콩을 까기 시작했다. 말 없이. 말을 할 필요가 없었다. 손이 말하고 있었다. 콩깍지를 터뜨리는 소리가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소리 속에서 은서는 자신의 마음을 들을 수 있었다.
“서울 일, 정했냐.”
할머니가 물었다. 여전히 콩을 까면서.
“네. 월요일부터 시작하라고 했어요.”
“그래.”
할머니는 콩깍지를 또 하나 집어 들었다. 은서도 따라 집어 들었다. 그들의 손이 같은 속도로 움직였다. 마치 예정된 춤을 추듯이.
“너는 뭘 하고 싶어.”
할머니의 질문은 단순했지만, 그것은 모든 것을 담고 있었다.
은서는 콩을 까는 손을 멈췄다. 손가락이 반쯤 펴진 콩깍지를 들고 있었다. 그 상태에서, 마치 자신의 마음도 반쯤 펴진 상태인 것처럼.
“모르겠어요, 할머니.”
“진짜?”
“진짜예요.”
할머니는 웃음이 나왔다. 크지 않은 웃음이었지만, 그것은 깊었다. 마치 우물의 밑바닥에서 물을 끌어올리는 것처럼 깊었다.
“그럼 일단 콩을 까. 콩을 까다 보면 보여.”
은서는 할머니의 말을 듣고, 다시 콩을 까기 시작했다. 톡, 톡, 톡. 그 소리가 반복되었다. 한 줌의 콩깍지는 점점 텅 빈 깍지로 변해갔고, 콩들은 볼에 차곡차곡 모여갔다.
강변에서 받은 전화, 그 전화 속의 기회, 그 기회가 가져오는 모든 것들—그것들이 은서의 마음 한구석에서 맴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마루 위에서 할머니와 함께 콩을 까며, 은서는 다른 감각을 느끼고 있었다.
그것은 평온함이었다.
강물이 흐르는 것처럼, 시간이 흘러가는 것처럼, 그리고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처럼—그런 평온함. 서울에서는 한 번도 느낀 적 없는 그런 것.
“할머니, 나…”
은서가 말을 시작했다.
“먼저 콩을 다 까자. 할 말은 많을 테지만, 먼저 일을 끝내자. 미완성으로 두는 건 마음도 미완성으로 둔다는 뜻이야.”
할머니의 말이 끝나자, 은서는 자신의 손을 다시 움직였다. 콩을 까는 데 집중했다. 한 줌, 또 한 줌. 그리고 또 한 줌. 마루 위에는 점점 많은 콩이 쌓여갔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은서는 깨달았다.
이 순간이 자신이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라는 걸. 이 평온함이, 이 소리가, 이 할머니의 옆자리가, 자신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라는 걸.
하지만 그것이 선택이 될 수 있을까. 선택이 되려면, 먼저 뭔가를 버려야 하지 않을까.
콩깍지를 터뜨리는 소리가 계속되었다. 톡, 톡, 톡. 그것이 마음의 박자가 되어, 은서는 강변에서 받은 전화의 무게를 다시 느껴야 했다.
저녁이 되자, 하늘이 서서히 주황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강 위의 빛이 변했고, 은서의 그림자도 길어졌다. 할머니는 콩깍지를 다 까고 나서, 은서를 바라봤다. 할머니의 눈이 은서의 얼굴을 천천히 훑었다. 마치 뭔가를 찾는 것처럼. 아니, 정확히는 뭔가를 확인하는 것처럼.
“내일 강변으로 가봐라. 아침 일찍.”
할머니가 말했다.
“왜요?”
“가서 봐.”
할머니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대신 일어나서 부엌으로 갔다. 은서는 마루에 남겨진 콩들을 보았다. 하얀 콩들이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였다. 그것들이 뭔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뭔가 다른 형태로 변해가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밤이 되자, 은서는 침대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새벽 2시, 새벽 3시, 새벽 4시. 그 시간들이 다시 돌아왔다. 서울에서 경험했던 그 불면의 시간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오늘의 불면은 불안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기다림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할머니가 뭘 보라고 했는지, 은서는 궁금했다. 강변에 뭐가 있을까. 아침 일찍 가면 뭘 볼 수 있을까.
그리고 은서는 깨달았다. 이것이 자신이 서울에서 잃어버린 감정이라는 걸. 기대감.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순수한 기대감.
새벽 5시가 되자, 은서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옷을 입고, 신발을 신고, 문을 나섰다. 강변 둑길로 향했다. 어둠 속에서 은서의 발은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거기에서, 은서는 민준을 만났다.
그는 강변에 서 있었다. 손에는 도자기 한 점이 들려 있었다. 아직 미완성인 것처럼 보였다. 그것을 강물에 비추고 있었다. 마치 물에 비친 모습이 자신이 원하는 형태를 알려줄 거라고 믿는 것처럼.
은서의 발걸음이 멈췄다. 민준은 아직 그녀를 보지 못했다.
그 순간, 은서는 알았다.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를.
END OF CHAPTER 83
저 콩을 다 까자. 할 말은 많을 테지만, 먼저 일을 끝내자. 미완성으로 두는 건 마음도 미완성으로 둔다는 뜻이야. 할머니의 말이 끝나자, 은서는 자신의 손을 다시 움직였다. 콩을 까는 데 집중했다. 한 줌, 또 한 줌. 그리고 또 한 줌. 마루 위에는 점점 많은 콩이 쌓여갔다. 은서는 콩깍지를 터뜨리는 소리가 마음에 걸렸다. 톡, 톡, 톡. 그것이 마음의 박자가 되어, 은서는 강변에서 받은 전화의 무게를 다시 느껴야 했다.
콩깍지를 까는 동안, 은서는 다양한 감각을 느꼈다. 콩의 단단한 표면, 콩깍지가 터질 때 나는 소음, 콩을 까는 동안 손가락에 전해지는 진동. 이 모든 감각들이 은서의 마음을 안정시켰다. 그녀는 생각에 잠겨 있었지만, 콩깍지를 까는 일은 그녀를 현실로 불러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은서는 깨달았다. 이 순간이 자신이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라는 걸. 이 평온함이, 이 소리가, 이 할머니의 옆자리가, 자신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라는 걸. 하지만 그것이 선택이 될 수 있을까. 선택이 되려면, 먼저 뭔가를 버려야 하지 않을까. 은서는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녀는 할머니에게 물어보고 싶었지만, 할머니는 이미 일어나서 부엌으로 간 후였다.
저녁이 되자, 하늘이 서서히 주황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강 위의 빛이 변했고, 은서의 그림자도 길어졌다. 할머니는 콩깍지를 다 까고 나서, 은서를 바라봤다. 할머니의 눈이 은서의 얼굴을 천천히 훑었다. 마치 뭔가를 찾는 것처럼. 아니, 정확히는 뭔가를 확인하는 것처럼.
“내일 강변으로 가봐라. 아침 일찍.” 할머니가 말했다. 은서는 궁금했다. 강변에 뭐가 있을까. 아침 일찍 가면 뭘 볼 수 있을까.
“왜요?” 은서는 물었다.
“가서 봐.” 할머니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대신 일어나서 부엌으로 갔다. 은서는 마루에 남겨진 콩들을 보았다. 하얀 콩들이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였다. 그것들이 뭔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뭔가 다른 형태로 변해가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밤이 되자, 은서는 침대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새벽 2시, 새벽 3시, 새벽 4시. 그 시간들이 다시 돌아왔다. 서울에서 경험했던 그 불면의 시간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오늘의 불면은 불안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기다림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은서는 할머니가 뭘 보라고 했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은서는 깨달았다. 이것이 자신이 서울에서 잃어버린 감정이라는 걸. 기대감.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순수한 기대감. 그녀가 서울에서 살 때, 그녀는 항상何か를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대부분의 경우에 실망으로 끝났었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강변에서 뭔가를 발견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느꼈다.
새벽 5시가 되자, 은서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옷을 입고, 신발을 신고, 문을 나섰다. 강변 둑길로 향했다. 어둠 속에서 은서의 발은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향했다. 강변에 도착했을 때, 은서는 하늘의 아름다움에 감탄했다. 하늘은 아직 어둡지만, 동쪽으로서부터 밝아지고 있었다. 은서는 강변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기에서, 은서는 민준을 만났다.
그는 강변에 서 있었다. 손에는 도자기 한 점이 들려 있었다. 아직 미완성인 것처럼 보였다. 그것을 강물에 비추고 있었다. 마치 물에 비친 모습이 자신이 원하는 형태를 알려줄 거라고 믿는 것처럼. 은서의 발걸음이 멈췄다. 민준은 아직 그녀를 보지 못했다.
그 순간, 은서는 알았다.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를. 그녀는 민준에게 다가가고 싶었다. 하지만,她는 아직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는 민준에게 다가가지 말아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결심을 한 후였다. 그녀는 민준에게 다가가기로 했다. 그리고, 그녀는 민준에게 다가갔다.
“민준아,” 은서는 말했다. 민준은 놀라서 돌아보았다.そして, 그는 은서를 보았다. 그의 눈이 은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는 미소를 지었다.
“은서,” 민준이 말했다. “너는 여기에 왜 왔어?”
은서는 민준에게 설명했다. 할머니가 강변으로 가라고 했다는 것. 그리고, 그녀는 민준을 만났다. 민준은 은서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여기서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 민준이 말했다. “나는 너에게 뭔가를 보여주고 싶었어.”
은서는 궁금했다. 민준이 그녀에게 뭔가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무엇일까. 그리고, 민준은 은서에게 도자기 한 점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아직 미완성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은서는 그것의 아름다움을 느꼈다. 그것은 그녀에게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
“이것은 무엇이야?” 은서가 물었다.
“이것은 우리의 미래야,” 민준이 말했다. “우리는 아직 미완성인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발전할 거야. 그리고, 우리는 함께할 수 있을 거야.”
은서는 민준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의 눈물을 보았다. 민준은 행복해 보였다. 그리고, 은서는 행복했다. 그녀는 민준과 함께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들은 함께 강변을 따라 걸었다. 하늘은 이미 밝아져 있었다. 그리고, 은서는 민준에게 손을 잡고 싶었다. 그녀는 그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그들은 함께 강변을 따라 걸었다.
이 순간은 은서가 잊지 못할 것이다. 그녀는 민준과 함께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의 손을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들은 함께 강변을 따라 걸었다. 하늘은 밝아져 있었다. 그리고, 은서는 행복했다. 그녀는 민준과 함께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들은 함께 미래를 만들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