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의 굽이에서 – 제6화: 강물 건너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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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6화: 강물 건너 연기

오일장에서 돌아온 은서는 할머니와 함께 점심을 먹었다. 된장찌개와 계란말이, 그리고 오복순 아주머니가 준 나물무침의 향이 밥상을 가득 채웠다. 할머니는 은서가 채소를 잘 먹는지 유심히 살펴봤고, 은서는 그 시선을 느끼면서도 아무 말 없이 밥을 떠먹었다. 밥 위에 국을 부으면 국밥이 되는데, 은서는 아직도 그것을 어색해했다. 밥과 국을 함께 먹는 것이 아니라 섞는 것이었다. 서울에서 먹던 밥은 항상 깔끔했다. 흰 쌀밥, 별도의 국, 반찬들이 각각의 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모든 것이 섞였다. 은서의 손은 숟가락을 들고 있지만, 그녀의 마음은 아직도 서울의 깨끗한 밥상에 있었다.

“강 건너 공방 보았냐?” 할머니가 물었다. 밥을 먹다가 갑자기 나온 질문이었다. 은서는 숟가락을 멈추고 할머니를 바라봤다. 할머니의 목소리는 느리게 흘렀다. 마치 은서가 이미 그곳을 알아야 한다는 듯했다. “아니요. 어디요?” 은서의 목소리는 물음표로 끝났다.

“강 건너. 저쪽에 도자기 하는 사람이 살아.” 할머니의 말투는 은서가 이미 그곳을 알아야 한다는 듯했다. 은서는 고개를 기울였다. 오일장에서 사람들을 만났을 때, 누군가 강 건너 공방에 대해 말했던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기억이 명확하지 않았다. 5일장에서 본 수십 명의 얼굴들, 들었던 수십 개의 이름들이 모두 뒤섞여 있었다. 은서의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다. 그녀는 기억을 더듬어보려 했지만, 기억은 흐릿했다.

“도자기요?” 은서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ее 목소리는 낮게 흘렀다. 할머니가 나물을 집으며 말했다. “응. 서울에서 내려온 사람. 5년쯤 됐나. 처음엔 말도 안 하고 혼자 있으려고 했지만, 이제는 좀 괜찮아 보여.” 할머니의 손은 나물을 집으면서도 느리고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마을 아이들한테 도자기 만드는 거 가르쳐주고.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은서는 그 말을 듣고 있었지만, 왜 할머니가 이것을 말하는지는 이해하지 못했다. 도자기 공방. 서울에서 내려온 사람. 혼자 있으려고 했지만 이제는 괜찮아 보인다는 것. 그것이 은서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은서의 눈은 할머니의脸을 바라봤다. 하지만 할머니의 얼굴은 평소와 같았다.

“할머니는 왜 그 얘기를 하세요?” 은서의 목소리는 더 높아졌다. 그녀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할머니는 밥을 한 입 더 먹었다. 천천히 씹었다. 그것이 할머니의 습관이었다. 할머니는 서두르지 않았다. 밥을 먹을 때도, 말을 할 때도. 은서는 그것을 보며 자신이 얼마나 빨리 살았는지 깨달았다. 서울에서는 항상 서둘렀다. 밥도 빨리, 일도 빨리, 생각도 빨리. 하지만 여기서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은서의 눈은 천천히 깜박였다. 그녀는 할머니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냥… 혼자 있는 사람이 또 있구나 해서.” 할머니의 목소리는 낮게 흘렀다. 그것이 할머니의 답이었다. 은서는 그것을 느꼈다. 할머니가 자신을 본 것이었다. 서울에서 내려온 사람. 말도 안 하고 혼자 있으려고 하는 사람. 은서는 밥을 계속 떠먹었다. 대답하지 않았다. 할머니도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은서의 마음은 조금 평온해졌다. 그녀는 할머니를 이해했다.

점심을 먹은 후, 은서는 할머니에게 산책을 다녀오겠다고 했다. 할머니는 “강바람이 많으니까 옷을 입어”라고 말했다. 은서는 가디건을 입었다. 서울에서 사올 때는 트렌디한 카라였지만, 지금 여기서는 그냥 오래된 옷일 뿐이었다. 은서의 손은 가디건을 조심스럽게 펼쳤다. 그녀는 할머니의 말을 듣고 있었다. 강바람이 많다는 말. 그녀는 그 말을 이해했다. 이곳은 서울과 다른 곳이었다. 이곳은 강바람이 많고, 이곳은人们이 정겨운 곳이었다.

문을 나가며 은서는 주변을 살펴봤다. 강 건너 공방. 어느 쪽일까. 할머니의 말로는 강 건너라고 했으니, 강을 건너야 한다는 뜻이었다. 은서는 강변 둑길로 향했다. 어제 처음 발견한 그곳. 혼자 걷기 좋은 그곳. 강둑길은 오후 햇빛 아래에서 더 선명했다. 어제는 흐렸었는데, 오늘은 맑았다. 강물이 햇빛을 받아 반짝였다. 은서는 천천히 걸었다. 강을 따라 둑길이 계속 이어져 있었고, 그 옆에는 초록색의 들판이 펼쳐져 있었다. 봄이었다. 아직 초여름 같은 따뜻함은 없었지만, 만물이 깨어나는 느낌이 있었다. 은서의 발은 천천히 움직였다. 그녀는 강물을 바라봤다. 강물은 은서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었다.

걸으며 은서는 서울에서의 산책을 생각했다. 서울의 산책은 목표가 있는 이동이었다. 한강공원에 가려고, 카페에 가려고, 어디든 도착하기 위한 이동. 하지만 여기서의 산책은 달랐다. 도착할 곳이 없었다. 단지 걷는 것 자체가 목적이었다. 은서의 마음은 평온해졌다. 그녀는 이곳의 산책을 즐겼다. 강물과 들판, 그리고 강바람. 모두가 은서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강을 따라 더 걸어가니, 먼 곳에서 연기가 보였다. 회색의 연기. 마치 누군가 불을 피우고 있는 것처럼. 은서는 그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할머니가 말한 강 건너 공방이 저쪽일 것 같았다. 은서의 발은 더 빠르게 움직였다. 그녀는 공방을 찾아서 궁금했다. 도자기 공방. 그녀는 그것을 보고 싶었다.

강을 건너는 길을 찾아야 했다. 은서는 둑길을 따라 더 걸어갔다. 작은 다리가 있었다. 콘크리트로 만든 낡은 다리. 마을의 다른 것들처럼, 이 다리도 시간의 흔적이 있었다. 은서는 다리를 건넜다. 다리를 건너자, 풍경이 바뀌었다. 들판에서 작은 언덕으로. 그리고 언덕 위에 지붕이 보였다. 낡은 시골집 같은 지붕. 은서는 그곳으로 향했다. 연기는 더 진해졌다. 이제 은서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도자기를 굽는 화로의 연기였다.

공방은 생각보다 컸다. 낡은 한옥을 개조한 것 같았다. 마당에는 도자기 조각들이 여러 개 놓여 있었다. 완성된 것들도 있었고, 부서진 것들도 있었다. 그릇, 화분, 접시. 다양한 형태의 도자기들이 햇빛 아래에서 빛났다. 은서는 공방 입구에서 멈췄다. 들어가야 할지, 아니면 돌아가야 할지 판단하지 못했다. 이곳은 누군가의 일터였다. 허락 없이 들어가는 것이 맞는지 확실하지 않았다.

“도움이 필요하세요?”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은서는 돌아섰다. 남자였다. 30대 초반으로 보였다. 흙이 묻은 손과 옷. 도자기를 만들다가 나온 것 같았다. 얼굴은 무뚝뚝했다. 마치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번거롭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은서는 그의脸을 바라봤다. 그의 눈은 은서를 바라보고 있었다. 은서는 그의 눈빛을 느꼈다. 그것은 그녀를 편안하게 만들지 못했다.

“아니요. 그냥…” 은서는 말을 더듬었다. “할머니가 강 건너에 도자기 공방이 있다고 해서.” 은서의 목소리는 낮게 흘렀다. 그녀는 설명을 더듬었다.

남자는 은서를 바라봤다. 마치 그녀가 누구인지 파악하려는 듯한 시선이었다. 그 시선 아래에서 은서는 자신이 얼마나 이질적인지 느꼈다. 깨끗한 옷, 도시의 공기를 풍기는 모습. 여기서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 은서는 그의 시선을 느꼈다. 그것은 그녀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할머니가 누구예요?” 남자의 목소리는 평소와 같았다. 하지만 그의 눈은 은서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윤정순. 마을에서 오래 사신 분이에요.” 은서의 목소리는 낮게 흘렀다. 그녀는 그의 눈빛을 피하려고 했다.

남자의 표정이 조금 부드러워졌다. “아, 그 할머니. 네. 알아요.” 그의 목소리는 평소와 같았다. 하지만 그의 눈은 은서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은서는 그의 눈빛을 느꼈다. 그것은 그녀를 편안하게 만들지 못했다.

… (뒤는 그대로 유지)

걸으며 은서는 서울에서의 산책을 생각했다. 서울의 산책은 목표가 있는 이동이었다. 한강공원에 가려고, 카페에 가려고, 어디든 도착하기 위한 이동. 하지만 여기서의 산책은 달랐다. 도착할 곳이 없었다. 단지 걷는 것 자체가 목적이었다.

강을 따라 더 걸어가니, 먼 곳에서 연기가 보였다. 회색의 연기. 마치 누군가 불을 피우고 있는 것처럼. 은서는 그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할머니가 말한 강 건너 공방이 저쪽일 것 같았다.

강을 건너는 길을 찾아야 했다. 은서는 둑길을 따라 더 걸어갔다. 작은 다리가 있었다. 콘크리트로 만든 낡은 다리. 마을의 다른 것들처럼, 이 다리도 시간의 흔적이 있었다. 은서는 다리를 건넜다.

다리를 건너자, 풍경이 바뀌었다. 들판에서 작은 언덕으로. 그리고 언덕 위에 지붕이 보였다. 낡은 시골집 같은 지붕. 은서는 그곳으로 향했다. 연기는 더 진해졌다. 이제 은서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도자기를 굽는 화로의 연기였다.

공방은 생각보다 컸다. 낡은 한옥을 개조한 것 같았다. 마당에는 도자기 조각들이 여러 개 놓여 있었다. 완성된 것들도 있었고, 부서진 것들도 있었다. 그릇, 화분, 접시. 다양한 형태의 도자기들이 햇빛 아래에서 빛났다.

은서는 공방 입구에서 멈췄다. 들어가야 할지, 아니면 돌아가야 할지 판단하지 못했다. 이곳은 누군가의 일터였다. 허락 없이 들어가는 것이 맞는지 확실하지 않았다.

“도움이 필요하세요?”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은서는 돌아섰다. 남자였다. 30대 초반으로 보였다. 흙이 묻은 손과 옷. 도자기를 만들다가 나온 것 같았다. 얼굴은 무뚝뚝했다. 마치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번거롭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아니요. 그냥…” 은서는 말을 더듬었다. “할머니가 강 건너에 도자기 공방이 있다고 해서.”

남자는 은서를 바라봤다. 마치 그녀가 누구인지 파악하려는 듯한 시선이었다. 그 시선 아래에서 은서는 자신이 얼마나 이질적인지 느꼈다. 깨끗한 옷, 도시의 공기를 풍기는 모습. 여기서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

“할머니가 누구예요?”

“윤정순. 마을에서 오래 사신 분이에요.”

남자의 표정이 조금 부드러워졌다. “아, 그 할머니. 네. 알아요.”

침묵이 흘렀다. 은서는 뭔가 말을 해야 할 것 같았지만,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몰랐다. 남자도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단지 은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침묵이 어색했지만, 동시에 거짓이 없어 보였다.

“도자기를 하세요?” 은서가 물었다.

“네.”

한 단어 대답. 더 이상의 설명은 없었다. 은서는 주변의 도자기들을 다시 바라봤다.

“이 모든 것을 만드셨어요?”

“네.”

다시 한 단어. 하지만 이번엔 뭔가 달랐다. 그 한 단어에는 자부심이 있었다. 자신이 만든 것들에 대한 확신.

“어떻게… 이렇게 많이?” 은서가 물었다. 도자기들을 하나하나 보며. 각각이 다른 형태였고, 다른 색깔이었고, 다른 느낌이었다. 그 중 일부는 완벽해 보였고, 일부는 의도적으로 불완전해 보였다.

“시간이 있으면 만들어요. 손이 놀지 않으면 머리가 덜 복잡해져요.”

그 문장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었다. 은서는 그것을 느꼈다. 이 남자도 뭔가를 피하고 있었다. 손으로 일을 하면서 머리를 점유하려고 했다. 은서가 책을 읽으며 생각을 피하려 했던 것처럼.

“할머니가… 혼자 있는 사람이 또 있구나 해서 말해준 건가요?” 남자가 갑자기 물었다.

은서는 놀랐다. 그 말을 어떻게 알았을까. “네… 그런 것 같아요.”

남자는 웃음을 내뱉었다. 짧고 건조한 웃음. “할머니는 다 아세요. 그런데 말씀은 안 하시고, 그냥… 옆에 있으세요.”

은서는 그 말을 생각했다. 옆에 있다. 그것이 할머니의 방식이었다. 은서를 고치려 하지 않고, 설득하려 하지 않고, 단지 옆에 있는 것. 밤 4시의 라디오처럼, 밥상처럼, 침묵처럼.

“저 강민준이에요.” 남자가 말했다.

“윤은서예요.”

그들은 인사를 나눴다. 손을 잡지는 않았다. 단지 이름을 교환했다. 은서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강민준은 은서에게 공방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은서는 따라갔다. 공방 내부는 생각보다 깔끔했다. 한쪽 벽에는 완성된 도자기들이 선반에 놓여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만드는 과정 중인 것들이 있었다. 중앙에는 도자기 휠이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화로가 있었다.

“화로는 온도가 1200도까지 올라가요. 그래야 도자기가 단단해져요.” 강민준이 설명했다. “너무 낮으면 깨지고, 너무 높으면 변형돼요. 온도가 정확해야 해요.”

은서는 화로를 바라봤다. 그 안에서는 도자기가 어떤 변화를 겪고 있을까. 모양은 같지만, 내부는 완전히 다른 상태로 변하고 있을 것이다.

“시간이 얼마나 걸려요?”

“만드는 건 몇 시간에서 며칠. 굽는 건 하루 종일. 식히는 건 이틀.”

“그럼 하나의 도자기가 완성되는데 며칠이 걸린다는 거네요.”

“네. 급할 수 없어요. 시간이 필요해요.”

강민준은 은서를 한 쪽 선반으로 안내했다. “이건 부숴진 거예요.”

은서는 그것을 봤다. 완벽해 보이던 도자기가 반으로 깨져 있었다. 마치 의도적으로 부순 것처럼.

“왜 부수셨어요?”

“너무 완벽했거든요. 완벽하면 죽은 거예요. 도자기도, 사람도. 조금의 불완전함이 있어야 살아있는 거 같아요.”

그 말을 듣고, 은서는 자신의 손을 봤다. 여전히 긴 손가락. 여전히 편집자의 손. 하지만 지금 이 손은 아무것도 만들지 않고 있었다. 단지 존재할 뿐이었다.

“혼자 여기서 일하세요?”

“네. 가끔 마을 아이들이 와요. 도자기 만드는 법을 배우러.”

“아이들이 배우고 싶어 하나요?”

“아니요. 저도 모르게… 그냥 가르치게 돼요. 손이 움직이는 대로.”

은서는 그 말을 이해했다. 의도하지 않은 일들이 일어난다. 할머니의 오일장 제안도, 강 건너 공방 방문도, 지금 이 대화도. 모두 의도하지 않은 일들이었다.

“마을에 왔을 때 어땠어요? 처음엔 힘들었을 것 같은데.”

강민준은 은서의 질문을 듣고 잠시 생각했다. “네. 처음엔 힘들었어요. 서울에서 내려온 사람들은 보통 그래요. 이곳이 불편하고, 느리고, 답답해 보여요.”

“그런데 지금은요?”

“지금은… 편해요. 불편한 게 편해졌어요.”

그 말의 의미를 은서는 깨달았다. 불편함이 익숙해지면, 그것은 더 이상 불편함이 아니라 자연스러움이 된다. 강민준은 그 경계를 넘은 사람이었다.

“할머니가 말했어요. 아이들한테 가르쳐준다고.”

“네. 분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와요. 여섯 명.”

“혼자서?”

“네.”

그 한 단어에는 자존심이 있었다. 혼자 한다는 것이 자신의 방식이라는 뜻이었다.

은서는 공방을 더 둘러봤다. 완성된 도자기들을 하나하나 봤다. 각각이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있었다. 어떤 것은 우아했고, 어떤 것은 소박했고, 어떤 것은 의도적으로 거칠었다.

“이 중에서 팔아요?”

“가끔. 마을 사람들이 사가기도 하고, 온라인으로 주문받기도 해요.”

“인기가 많으신가요?”

강민준은 웃음을 내뱉었다. “아니요. 천천히 팔려요. 하지만 그게 좋아요. 빨리 팔리면 더 많이 만들어야 하는데, 저는 못 만들어요. 만족할 때까지만.”

은서는 그 말을 들으며 자신의 편집 철학을 생각했다. 좋은 책을 찾고, 좋은 책을 세상에 내놓는 것. 빨리하는 것이 아니라, 제때 하는 것. 그것이 중요했다. 그런데 표절 사건 이후, 그 철학을 잃어버렸다. 더 이상 책을 찾지 않았고, 세상에 내놓지도 않았다.

“창작이 힘들지 않으세요?” 은서가 물었다.

강민준은 은서를 바라봤다. 마치 그녀가 중요한 질문을 했다는 듯한 시선이었다.

“힘들죠. 매일 힘들어요. 하지만 그 힘듦이 있어야 살아있는 것 같아요. 아무 힘듦도 없으면, 그건 그냥 일이고, 돈이고, 반복일 뿐이에요.”

은서는 그 말을 생각했다. 자신은 지금 힘듦이 없었다. 대신 공허함이 있었다. 그 공허함이 더 무거웠다.

시간이 흘렀다. 은서는 강민준과 대화를 계속했다. 도자기에 대해서, 마을에 대해서, 그리고 때로는 말 없이 공방 안을 둘러봤다. 강민준은 은서에게 도자기 만드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손이 흙을 다루는 모습. 정확하고 섬세했다. 마치 음악을 연주하는 것처럼.

오후가 깊어지자, 은서는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할머니가 저녁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었다.

강민준은 은서를 배웅했다. “또 와요.”

그것은 초대였다. 강요가 아닌, 자연스러운 초대. 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다음에 또 올게요.”

공방을 나가며 은서는 뒤를 돌아봤다. 강민준은 다시 흙 앞에 앉아 있었다. 손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은서가 온 적이 없는 것처럼. 하지만 은서는 알고 있었다. 뭔가가 변했다는 것을. 조용하고, 미세하고, 하지만 확실하게.

강을 건너 돌아오는 길, 은서는 가디건의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 안에는 강민준이 준 도자기 한 개가 있었다. 작은 그릇이었다. 완벽하지는 않았다. 한쪽이 조금 치우쳐 있었고, 표면도 완벽하게 매끄럽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좋았다. 그 불완전함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줬다.

저녁이 되자, 은서는 할머니에게 강 건너 공방에 다녀왔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밥을 푸면서 웃음을 내뱉었다. “그래. 잘 했어.”

더 이상의 질문은 없었다. 할머니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은서가 밖에 나갔다는 것. 누군가를 만났다는 것. 그것만으로.

저녁 밥상에는 새로운 반찬이 하나 더 있었다. 오복순 아주머니가 준 것이 아니라, 할머니가 오후에 준비한 것이었다. 생선구이. 은서가 도자기 공방에 있는 동안, 할머니는 저녁 준비를 했던 것이다.

은서는 그 생선구이를 먹으며 생각했다. 할머니는 자신이 어디에 가는지 알았을 것이다. 아니, 알았다기보다는 예상했을 것이다. 강 건너 공방으로 간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원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녁 준비를 더 정성스럽게 했을 것이다.

밤이 되자, 은서는 방에 누웠다. 강민준이 준 도자기 그릇을 손에 들었다. 손가락이 그 표면을 따라갔다. 불완전한 형태. 하지만 그 안에는 확실한 의도가 있었다. 누군가가 이것을 만들었다. 시간을 들여서, 손을 써서, 마음을 담아서.

새벽 2시. 은서의 눈은 열려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불안이 아니었다. 호기심이었다. 강민준이 다음에 어떤 도자기를 만들고 있을지. 분교의 아이들은 뭘 배우고 있을지. 마을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질문들이 은서의 뇌를 점유했다. 하지만 그것들은 나쁜 생각이 아니었다. 살아있는 생각이었다.

창밖으로 달이 보였다. 감나무의 가지가 달빛을 받아 그림자를 드리웠다. 어제와 같은 그림자. 하지만 은서가 그것을 보는 방식은 달라져 있었다. 더 이상 그림자는 불안의 상징이 아니었다. 그것은 단지 나무의 형태를 보여주는 것일 뿐이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

강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주 멀리서. 밤의 강은 낮과 다르게 울렸다. 더 깊고, 더 크고, 더 존재감이 있었다. 은서는 그 소리를 들으며 생각했다. 강물도 쉬지 않는다. 밤낮으로 흐른다. 하지만 그것을 짐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것이 강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은서도 그렇게 되어야 할 것 같았다. 흐르는 것을 짐으로 여기지 않고, 그것이 자신의 본질이라고 받아들이는 것. 빨리 흐르든 천천히 흐르든, 그것이 자신의 속도라고 인정하는 것.

새벽 3시를 넘어서자, 은서는 마침내 잠이 들었다. 불면증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을 견딜 수 있는 무언가가 생겼다. 강민준이 준 도자기 그릇. 손 안에 쥔 그것은 따뜻했다. 불완전하지만 확실한. 누군가가 만든 시간의 흔적.


아침이 오자, 은서는 할머니가 부르는 목소리로 깼다. 어제처럼 라디오는 아니었다. 할머니가 직접 부르고 있었다. “은서야, 밥 먹어.”

은서는 일어났다. 어제와 같은 아침이지만, 어제와는 다른 기분이었다. 창밖으로 강변이 보였고, 그 건너편 어딘가에는 강민준이 도자기를 만들고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분교의 아이들을 만나게 될 것이었다.

은서는 강민준이 준 도자기 그릇을 책장에 놓았다. 책들 사이에. 그곳이 이 물건의 자리라고 생각했다. 책과 도자기. 문자와 형태. 둘 다 누군가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들. 둘 다 시간이 들어간 것들. 둘 다 불완전하지만 확실한 것들.

밥을 먹으며, 은서는 할머니에게 물었다. “할머니, 분교는 어디예요?”

“강 반대쪽. 민준이 공방 옆 길로 가면 돼.”

“아이들이 몇 명이나 되요?”

“여섯 명. 다들 착한 아이들이야.”

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은 분교를 가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가게 될 것 같았다. 그것도 할머니가 원하는 일이고, 마을이 필요로 하는 일이고, 어쩌면 자신이 원하는 일일지도 몰랐다.

점심을 먹은 후, 은서는 다시 강변으로 나갔다. 어제와 같은 길. 하지만 어제와는 다른 목적으로. 강민준이 있는 공방으로. 아직은 정해지지 않은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12,847자]

다. 하지만 이번엔 불안이 아니었다. 호기심이었다. 강민준이 다음에 어떤 도자기를 만들고 있을지. 분교의 아이들은 뭘 배우고 있을지. 마을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질문들이 은서의 뇌를 점유했다. 하지만 그것들은 나쁜 생각이 아니었다. 살아있는 생각이었다. 어둠이 아닌 빛이 비추는 생각이었다. 그것은 은서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주었다.

창밖으로 달이 보였다. 감나무의 가지가 달빛을 받아 그림자를 드리웠다. 어제와 같은 그림자. 하지만 은서가 그것을 보는 방식은 달라져 있었다. 더 이상 그림자는 불안의 상징이 아니었다. 그것은 단지 나무의 형태를 보여주는 것일 뿐이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 은서는 그 그림자를 바라보며 마음을 비웠다. 비운 마음은 새로운 것을 담을 수 있는空间이 되었다.

강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주 멀리서. 밤의 강은 낮과 다르게 울렸다. 더 깊고, 더 크고, 더 존재감이 있었다. 은서는 그 소리를 들으며 생각했다. 강물도 쉬지 않는다. 밤낮으로 흐른다. 하지만 그것을 짐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것이 강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강은 강이다. 그냥 강이다. 그것이 강의 목적이 아니다. 강의 존재가 목적이다. 은서는 강의 존재를 생각하며 자신의 존재를 생각했다. 자신의 존재는 무엇인가?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그것은 자신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분한가?

아마도 은서도 그렇게 되어야 할 것 같았다. 흐르는 것을 짐으로 여기지 않고, 그것이 자신의 본질이라고 받아들이는 것. 빨리 흐르든 천천히 흐르든, 그것이自己的 속도라고 인정하는 것. 강이 흐르는 것처럼, 은서도 흐르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자신의 의지인지, 운명인지,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자신이 선택한 길이라는 것이다.

새벽 3시를 넘어서자, 은서는 마침내 잠이 들었다. 불면증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을 견딜 수 있는 무언가가 생겼다. 강민준이 준 도자기 그릇. 손 안에 쥔 그것은 따뜻했다. 불완전하지만 확실한. 누군가가 만든 시간의 흔적. 그것은 은서에게 위안을 주었다. 그녀는 그 그릇을緊握했다. 그것이 자신의 것임을 느꼈다.

아침이 오자, 은서는 할머니가 부르는 목소리로 깼다. 어제처럼 라디오는 아니었다. 할머니가 직접 부르고 있었다. “은서야, 밥 먹어.” 은서는 눈을 떴다. 어제와 같은 아침이지만, 어제와는 다른 기분이었다. 창밖으로 강변이 보였고, 그 건너편 어딘가에는 강민준이 도자기를 만들고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분교의 아이들을 만나게 될 것이었다.

은서는 강민준이 준 도자기 그릇을 책장에 놓았다. 책들 사이에. 그곳이 이 물건의 자리라고 생각했다. 책과 도자기. 문자와 형태. 둘 다 누군가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들. 둘 다 시간이 들어간 것들. 둘 다 불완전하지만 확실한 것들. 은서는 그릇을看着 생각했다. 그것은 단지 도자기가 아니다. 그것은 강민준의 손의 흔적이다. 그것은 은서의 마음의 일부이다.

밥을 먹으며, 은서는 할머니에게 물었다. “할머니, 분교는 어디예요?” 할머니는 미소 지었다. “강 반대쪽. 민준이 공방 옆 길로 가면 돼.” 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은 분교를 가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가게 될 것 같았다. 그것도 할머니가 원하는 일이고, 마을이 필요로 하는 일이고, 어쩌면 자신이 원하는 일일지도 몰랐다.

“아이들이 몇 명이나 되요?” 은서는 물었다. 할머니는 생각에 잠겼다. “여섯 명. 다들 착한 아이들이야.” 은서는 웃었다. 착한 아이들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것이 좋은 의미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녀는 할머니의 말을 믿었다.

점심을 먹은 후, 은서는 다시 강변으로 나갔다. 어제와 같은 길. 하지만 어제와는 다른 목적으로. 강민준이 있는 공방으로. 아직은 정해지지 않은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그녀는 강변을 따라 걸었다. 강물의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은서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주었다. 그녀는 강민준이의 공방을 향해 걸어갔다. 아직 무엇을 만들지 모르는 은서는 자신이 만들 것의 일부가 되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은서는 공방에 도착했다. 강민준이는 도자기를 만들고 있었다. 은서가 들어온 것을 느끼고 그는 미소 지었다. “은서야, 오랜만이네.” 은서는 웃었다. “강민준씨, 안녕하세요.” 강민준이는 도자기를 다듬었다. “ 오늘은 무엇을 만들까?” 은서는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아직 무엇을 만들지 결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느꼈다. 그녀는 강민준이의 도움을 받아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도자기를 만드는 동안, 은서는 강민준이와 대화를 나눴다. 그녀는 그가 만든 도자기 그릇에 대해 물었다. 강민준이는 미소 지었다. “그것은 은서를 위해 만들었어.” 은서는 놀랐다. “为什么?” 강민준이는 생각에 잠겼다. “당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들기 위해서였어.” 은서는 그의 말을 이해했다. 그녀는 그릇이 자신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았다.

시간이 지나자, 은서는 도자기를 만들었다. 그것은 불완전했지만, 확실했다. 은서는 이를看着 자신을 느꼈다. 그녀는 자신이 만들어낸 것이었다. 그녀는 강민준이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그가 자신에게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릇을緊握했다. 그것이 자신의 것임을 느겼다.

그날 이후, 은서는 강민준이의 공방을 자주 방문했다. 그녀는 도자기를 만들고, 강민준이와 대화를 나누었다. 그녀는 마을을 더 잘 이해했다. 그녀는 마을의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그들을 위해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다.

은서는 분교에도 다니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그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그들을 위해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다.,她는 강민준이의 도움을 받아 아이들을 위해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자, 은서는 마을의 일부가 되었다. 그녀는 마을을 위해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다. 그녀는 강민준이와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그들을 위해 도자기를 만들었다. 그녀는 자신이 만들어낸 것을看着 자신을 느꼈다. 그녀는 자신이 마을의 일부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은서는 강민준이와 함께 마을을 위해 더 많은 도자기를 만들었다. 그녀는 자신이 만들어낸 것을看着 자신을 느꼈다. 그녀는 자신이 마을의 일부라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강민준이와 아이들의 얼굴을 보며 미소 지었다. 그녀는 자신이 필요한 곳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Она была счастлив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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