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의 굽이에서 – 제172화: 돌아갈 곳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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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2화: 돌아갈 곳의 의미

할머니는 밥을 지을 때 항상 물의 양을 눈대중으로 재었다. 은서는 그 걸음 수백 번이나 보며, 아직도 정확한 비율을 알 수 없었다. 어제 아침, 할머니가 밥을 푸는 소리가 부엌에서 들려왔을 때, 은서는 마루에 앉아 그 소리를 들었다. 쌀알들이 숟가락에 닿으며 부딪히는 소리, 흩어지는 소리, 밥그릇에 담기는 소리. 모두 다르고, 모두 익숙한聲이 뻥 뻥하게 들렸다. 새벽 공기 중에 섞여있는 밥 향이 코를 간지럽혔고, 밥 퍼오는 소리와 함께 은서는 배고파짐을 느꼈다.

민준이와의 새벽 산책을 마친 은서는 아침 햇살이 집중적으로 비추는 때에 집으로 돌아왔다. 손가락에는 여전히 흙이 묻어 있었다. 어제 도자기 공방에서 민준이가 그녀의 손을 흙에 담갔을 때의 흙. 그 흙이 마르면서 손가락 사이의 주름에 깊게 박혔다. 은서는 손을 씻기 전에 그 흙을 자세히 바라봤다. 마치 그것이 모든 것이 실제라는 증거인 것처럼, 어제 밤에 일어난 모든 일들이 실제였다는 것의 증거처럼. 손가락의 주름 사이에서 흙이 느껴지는 감각이 좋았다.

“늦게 다니네.” 할머니가 밥을 담은 그릇을 탁자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질책이 없었다. 다만 확인일 뿐. 은서는 손을 씻으러 가면서 “네”라고만 답했다. 부엌의 찬바람이 그녀의 팔뚝을 스쳤다. 새벽의 강변에서 느꼈던 강렬한 바람과는 다른 종류의 찬기운이었다. 강변에서는 물과 바람이 함께 만들어내는 시원함이 있었지만, 여기의 찬기운은 아침의 성질일 뿐이었다. 찬바람을 맞으며 은서는 자신이 아직도 살아있음을 느꼈다.

은서가 밥상에 앉자, 할머니는 이미 밥을 먹고 있었다. 할머니의 수저는 규칙적으로 움직였다. 밥을 떠서 입으로, 국을 마셔서 입으로, 김을 집어서 밥 위에. 모든 것이 반복적이고 자연스러웠다. 은서는 자신의 밥그릇을 들었다. 밥은 아직도 따뜻했다. 할머니는 은서가 어디서 무엇을 하든, 항상 따뜻한 밥을 준비해두었다. 그것이 할머니의 방식이었다. 말로 묻지 않고, 밥으로 묻는 것. 은서는 그 따뜻함을 음미했다. 밥의 온기가 입안에서 퍼져나가며, 그녀의 마음에도 따뜻한 기운이 느껴졌다.

“손가락에 뭐가 묻었네.” 할머니가 은서의 손을 보며 말했다. 은서는 손을 들여다봤다. 손을 씻었는데도 흙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았다. 손톱 밑과 손가락 주름에 여전히 검은색 자국이 남아 있었다. 은서는 그 자국을 가만히 들여다봤다. 할머니의 시선이 손에서 느껴졌다. 그것이 관심인지, 염려인지, 은서는 알 수 없었다.

“도자기를 만져봤어요.” 은서가 간단하게 답했다. 할머니는 밥 한 술을 뜨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상의 설명을 요구하지 않았다. 할머니는 그렇게 사람들의 비밀을 존중했다. 묻지 않음으로써, 그저 존재함으로써 존중하는 방식. 은서는 할머니의 그 행동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고민했다. 존중의 방식은 다양했지만, 모두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존재를 인정하는 것.

은서는 밥을 먹으며, 어제 밤을 다시 생각했다. 민준이의 말들. “완성되지 않은 것들은 부숴야 해.” 그 말이 반복해서 들렸다. 은서는 자신이 부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서울에서의 삶. 편집자로서의 정체성. 그 표절 사건 이후로 자신에게서 떨어져 나간 모든 것들. 하지만 부수는 것은 쉬웠다. 민준이가 했던 말처럼. 문제는 다시 만드는 것이었다. 부숴진 자리에 무엇을 만들 것인가. 그것이 은서를 막고 있었다. 서울에서의 삶을 버렸을 때, 그 자리에 무엇이 남을 것인가. 하천里的 삶으로 충분할 것인가. 아니면 이것도 임시의 것일까. 은서는 그 생각에 머리가 아팠다.

할머니가 국그릇을 들었다. 국물이 남아 있는 그릇. 할머니는 국물을 마시고, 그릇을 내려놓았다. 그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은서는 그것을 당연한 것처럼 봤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할머니는 매일 밥을 먹고, 매일 국을 마시고, 매일 김을 먹는다. 그 반복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할머니의 삶이었다. 은서는 할머니의 그 삶에 대한 존경을 느꼈다. 그 반복이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의미 있는 삶의 일부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할머니, 언제부터 하천리에 사셨어요?” 은서가 갑자기 물었다. 할머니는 수저를 내려놓고 은서를 바라봤다. 그녀의 눈은 깊고 조용했다. 은서는 할머니의 눈빛이 느껴졌다. 그것이 이해인지, 동정인지, 은서는 알 수 없었다.

“마흔 살 때 왔지.” 할머니가 답했다. “너 할아버지가 여기 집을 샀어. 그래서 왔어.” 할머니의 목소리는 조용하고, 차분했다. 은서는 그 목소리가 마음을 안심시키는 것을 느꼈다.

“마흔?” 은서는 할머니의 나이를 역산해봤다. “그럼 거의 40년을 여기서 사신 거네요.” 은서는 그 사실에 놀랐다. 40년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긴 시간인지, 은서는 알 수 있었다.

“그렇지.” 할머니가 다시 밥을 떴다. “처음엔 여기가 싫었어. 너무 시골이었고, 사람도 적었고, 할 게 없었어. 서울에서 온 나는 미쳐버릴 것 같았지.” 은서는 할머니의 말을 들으며, 자신의 상황과 겹쳤다. 자신도 처음에 하천리가 싫었다. 아니, 지금도 가끔 싫다. 시골의 조용함, 마을 사람들의 시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듯한 느낌.

“그럼 언제부터 좋아지셨어요?” 은서가 물었다. 할머니는 밥을 다 먹을 때까지 대답하지 않았다. 밥그릇을 비우고, 국을 한 술 더 마시고, 입을 닦았다. 그 모든 과정이 끝나고 나서야 할머니는 입을 열었다.

“아, 그런 건 아니야.” 할머니가 천천히 말했다. “좋아진다기보다는… 익숙해진 거지. 하천리가 내 몸에 배인 거야. 마치 밥 먹는 것처럼. 처음엔 서툴러도, 자꾸 하다 보면 손이 저절로 움직여. 그런 거야.” 은서는 그 말을 곱씹었다. 익숙해진다는 것. 배인다는 것. 그것이 사랑이 되는 건가. 아니면 그저 시간의 문제일 뿐인가. 은서는 할머니의 말에 대한 궁금증을 느꼈다.

“그런데 할머니, 처음에 서울이 그리웠어요?” 은서가 다시 물었다. 할머니는 웃음이 나왔다. 작고 조용한 웃음. 마치 오래전의 기억을 떠올린 사람의 웃음이었다. 은서는 할머니의 웃음이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것을 느꼈다.

“그럼. 처음 몇 년은 서울이 자꾸 생각났어. 서울의 밤하늘, 지하철 소리, 백화점의 향수. 그런 것들이. 밤에 자리에 누우면, 자꾸 서울의 소리가 들린 것 같았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소리들이 자꾸 멀어졌어. 마치 라디오 주파수를 맞춰나가듯이. 그러다가 어느 날 보니, 그런 소리들이 더 이상 들리지 않았어. 대신 하천리의 소리가 들렸지. 강물 소리, 새 울음소리, 바람 소리.” 은서는 할머니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것이 정말 가능한 일일까. 서울의 소리를 완전히 잊을 수 있을까. 아니면 할머니도 가끔은 그 소리를 그리워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은서는 할머니의 말이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을 느꼈다. 자신은 과연 어떤 곳을 집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래도 가끔은 생각나지 않아요? 서울이?” 은서가 물었다. 할머니는 밥상을 정리하며 대답했다.

“응. 가끔.” 할머니가 인정했다. “하지만 그게 그리움인지, 아니면 그냥 지나간 시간에 대한 향수인지는 잘 모르겠어. 나는 지금 여기에 있고, 여기가 내 집이야. 그걸로 충분해.” 은서는 할머니의 말이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을 느꼈다. 너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너는 어디를 집이라고 생각하는가. 은서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집이란 무엇일까. 집은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이란 것을 넘어서, 어떤 곳일까. 은서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했다.

아침 밥상이 정리되고, 은서는 마루에 나가 앉았다. 감나무는 여전히 가지를 뻗고 있었다. 봄이 되면서 새로운 잎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작고 옅은 초록색의 잎들. 그 잎들이 햇빛에 반짝였다. 은서는 그 장면을 바라보며, 오랫동안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고 했다. 다만 보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감나무의 가지가 हल쓜adamente 흔들리는 모습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을 느꼈다. 은서는 그 감나무의 모습에 안심하는 것을 느꼈다. 자신이 지금 여기에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 시간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은서는 알 수 없었다. 하천里的 이 삶이 영원할 것인지, 아니면 언젠가는 끝날 것인지. 하지만 할머니의 말처럼, 그것이 중요한 건 아닌 것 같았다. 지금 여기에 있다. 그것으로 충분한 것 같았다. 은서는 그 생각이 자신을 안심시키는 것을 느꼈다. 자신이 지금 여기에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이 충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강물 쪽에서 새들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봄 새들의 울음. 겨울을 지나고 돌아온 새들의 울음. 그 소리를 들으며, 은서는 어제 밤 민준이의 손을 다시 생각했다. 그의 손의 온기. 그것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은서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에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은서는 그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 강물을 바라보며 새들의 울음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은서는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자신이 지금 여기에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럼 언제부터 좋아지셨어요?” 은서가 물었다.

할머니는 밥을 다 먹을 때까지 대답하지 않았다. 밥그릇을 비우고, 국을 한 술 더 마시고, 입을 닦았다. 그 모든 과정이 끝나고 나서야 할머니는 입을 열었다.

“아, 그런 건 아니야.” 할머니가 천천히 말했다. “좋아진다기보다는… 익숙해진 거지. 하천리가 내 몸에 배인 거야. 마치 밥 먹는 것처럼. 처음엔 서툴러도, 자꾸 하다 보면 손이 저절로 움직여. 그런 거야.”

은서는 그 말을 곱씹었다. 익숙해진다는 것. 배인다는 것. 그것이 사랑이 되는 건가. 아니면 그저 시간의 문제일 뿐인가.

“그런데 할머니, 처음에 서울이 그리웠어요?” 은서가 다시 물었다.

할머니는 웃음이 나왔다. 작고 조용한 웃음. 마치 오래전의 기억을 떠올린 사람의 웃음이었다.

“그럼. 처음 몇 년은 서울이 자꾸 생각났어. 서울의 밤하늘, 지하철 소리, 백화점의 향수. 그런 것들이. 밤에 자리에 누우면, 자꾸 서울의 소리가 들린 것 같았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소리들이 자꾸 멀어졌어. 마치 라디오 주파수를 맞춰나가듯이. 그러다가 어느 날 보니, 그런 소리들이 더 이상 들리지 않았어. 대신 하천리의 소리가 들렸지. 강물 소리, 새 울음소리, 바람 소리.”

은서는 할머니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것이 정말 가능한 일일까. 서울의 소리를 완전히 잊을 수 있을까. 아니면 할머니도 가끔은 그 소리를 그리워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래도 가끔은 생각나지 않아요? 서울이?” 은서가 물었다.

할머니는 밥상을 정리하며 대답했다.

“응. 가끔.” 할머니가 인정했다. “하지만 그게 그리움인지, 아니면 그냥 지나간 시간에 대한 향수인지는 잘 모르겠어. 나는 지금 여기에 있고, 여기가 내 집이야. 그걸로 충분해.”

은서는 할머니의 그 말이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 무엇인지 알았다. 너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너는 어디를 집이라고 생각하는가.

아침 밥상이 정리되고, 은서는 마루에 나가 앉았다. 감나무는 여전히 가지를 뻗고 있었다. 봄이 되면서 새로운 잎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작고 옅은 초록색의 잎들. 그 잎들이 햇빛에 반짝였다. 은서는 그 장면을 바라보며, 오랫동안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고 했다. 다만 보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이 시간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은서는 알 수 없었다. 하천리에서의 이 삶이 영원할 것인지, 아니면 언젠가는 끝날 것인지. 하지만 할머니의 말처럼, 그것이 중요한 건 아닌 것 같았다. 지금 여기에 있다. 그것으로 충분한 것 같았다.

강물 쪽에서 새들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봄 새들의 울음. 겨울을 지나고 돌아온 새들의 울음. 그 소리를 들으며, 은서는 어제 밤 민준이의 손을 다시 생각했다. 그의 손의 온기. 그의 눈의 깊이. 그의 말들. “완성되지 않은 것들은 부숴야 해.”

그렇다면, 은서는 지금까지 무엇을 부수고 있었던 걸까. 서울에서의 삶을 떠나온 것이 부수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이것도 부수는 과정의 일부였을까. 그리고 다시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점심 무렵, 오복순 아주머니가 집에 들어왔다. 오일장에서 파는 나물을 몇 묶음 들고. 할머니와 오복순이 부엌에서 나누는 대화가 마루에까지 들렸다.

“정순이, 은서가 요즘 어때? 민준이와 자주 보나?” 오복순이 묻는 소리가 들렸다. 은서는 깜짝 놀랐다. 얼마나 눈에 띄게 행동했던 걸까.

“흠.” 할머니가 짧게 답했다. 그것이 할머니의 말 끝. 더 이상의 정보를 주지 않는 방식.

“아이고, 그 총각 얼굴 봤어? 얼굴이 밝아졌어. 예전엔 마치 흙에 파묻혀 있는 사람 같더니. 요즘엔 햇빛이 들어온 것 같아.” 오복순이 계속 말했다. “은서가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아. 그 집에도, 그 총각한테도.”

할머니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나물을 다듬는 소리가 들렸다. 칼이 도마에 맞닿는 소리. 채소가 잘려나가는 소리. 그 소리들이 규칙적으로 이어졌다.

은서는 마루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갔다. 오복순이 자신을 보고 뭐라고 할까봐. 하지만 방 안에서도 그들의 목소리는 들렸다.

“요즘 은서가 자주 민준이 공방에 가나 봐. 도현이가 봤대. 그 아이 손이 이제 흙으로 물들어 있다고.” 오복순의 말이 계속 들렸다. “이거 좋은 거 아니야? 서울에서 온 아이가 이제 하천리에 뿌리 내리는 거지.”

“뿌리 내린다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니야.” 할머니의 목소리가 마침내 들렸다. 그것은 단호한 목소리였다. “뿌리를 내리고 나면, 떠날 수 없게 되니까.”

오복순이 말을 멈췄다. 그 침묵이 얼마나 지속되었는지, 은서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침묵 속에는 할머니의 말에 대한 이해가 담겨 있었다. 아, 할머니는 은서가 떠나갈 것을 걱정하고 있었구나. 아니, 떠나갈 수 없게 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었구나.

은서는 침대에 누워서, 천장을 바라봤다. 천장의 얼룩들. 오래된 집의 얼룩들. 그 얼룩들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은서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들이 여기 있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마치 할머니처럼. 마치 하천리처럼.

그리고 은서 자신도, 이제 여기에 박혀가고 있었다. 손가락에 묻은 흙처럼. 마음에 박혀가고 있었다.

오후가 되자, 은서는 다시 강변으로 나갔다. 할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밥 먹고 와”라고만 했다. 그것은 은서를 막는 것이 아니라, 은서가 돌아올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말이었다.

강변 둑길은 봄 햇살로 가득했다. 옅은 초록색의 버드나무가 강물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은서는 민준이의 공방으로 가는 길을 택했다. 그곳으로 가는 것이 이제 자연스러워졌다. 마치 그곳이 자신의 목적지인 것처럼. 마치 그곳이 자신을 부르고 있는 것처럼.

공방 앞에서 은서는 멈춰 섰다. 안에서 물래바퀴를 도는 소리가 들렸다. 민준이가 도자기를 만들고 있었다. 그 소리를 들으며, 은서는 어제 밤을 다시 생각했다. “완성되지 않은 것들은 부숴야 해.”

은서는 문을 열었다. 민준이는 물래바퀴를 돌리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흙 먼지로 약간 뿌연 상태였다. 그의 손은 흙 위에서 움직였다. 어떤 형태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 형태가 무엇이 될 것인지, 아직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 되든, 그것은 민준이의 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왔네.” 민준이가 물래바퀴를 멈추지 않으면서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마치 은서가 올 것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응. 왔어.” 은서가 답했다. 그리고 그 순간, 은서는 깨달았다. 이것이 자신의 새로운 일상이 되고 있다는 것을. 하천리에서의 삶이. 민준이를 만나는 것이. 그리고 그것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밤이 되자, 은서는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할머니는 밥을 하고 있었다. 밥 푸는 소리가 부엌에서 들렸다. 그 소리는 은서에게 이제 가장 익숙한 소리가 되어 있었다. 가장 따뜻한 소리.

할머니는 밥상을 차리며, 은서를 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 침묵 속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었다. 질문도, 걱정도, 그리고 받아들임도.

은서는 밥을 먹으며, 다시 생각했다. 할머니의 말. “뿌리를 내리고 나면, 떠날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자신은 이미 뿌리를 내렸던 걸까. 아니면 지금 내리고 있는 걸까.

강물의 소리가 멀리서 들렸다. 밤의 강물 소리. 낮과는 다른 톤의 소리. 은서는 그 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밥을 씹었다. 모든 것이 느렸다. 모든 것이 자리잡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은서는, 처음으로 하천리에서 완전히 편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할머니처럼. 마치 이곳이 정말로 집인 것처럼.

은서는 침대에 누워서, 천장을 바라봤다. 천장의 얼룩들. 오래된 집의 얼룩들. 그 얼룩들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은서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들이 여기 있다는 것만은 확싖했다. 마치 할머니처럼. 마치 하천리처럼. 은서의 눈은 천장의 한 곳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곳에는 작은 물 얼룩이 있었다. 그 얼룩이 은서를 आकर붙이는 것 같았다. 마치 그 안에 무엇이 숨어 있는 것처럼.

은서의 생각은 천장의 얼룩으로부터 thoát어나지 못했다. 그녀는 그 얼룩을 바라보며, 하천리에서의 삶을 생각했다. 할머니의 삶, 강변의 삶, 그리고 민준이의 공방에서의 삶. 모든 것이 서로 엮여 있었다. 은서는 그 생각을 하며, 천천히 눈을 깜박였다. 그리고 천장의 얼룩을 다시 바라봤다.

그리고 은서 자신도, 이제 여기에 박혀가고 있었다. 손가락에 묻은 흙처럼. 마음에 박혀가고 있었다. 은서는 자신의 마음을 느끼며,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 창밖을 바라봤다. 창밖에는 강물이 흐르고 있었다. 강물의 소리는 은서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주었다. 그녀가 여기서 살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오후가 되자, 은서는 다시 강변으로 나갔다. 할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밥 먹고 와”라고만 했다. 그것은 은서를 막는 것이 아니라, 은서가 돌아올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말이었다. 은서는 그 말에 간접적으로 화답했다. “네, 할머니. 밥 먹고 올게요.”

강변 둑길은 봄 햇살로 가득했다. 옅은 초록색의 버드나무가 강물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은서는 민준이의 공방으로 가는 길을 택했다. 그곳으로 가는 것이 이제 자연스러워졌다. 마치 그곳이 자신의 목적지인 것처럼. 마치 그곳이 자신을 부르고 있는 것처럼. 은서는 강물의 소리와 더불어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하천里的 삶에 완전히 녹아드는 느낌을 받았다.

공방 앞에서 은서는 멈춰 섰다. 안에서 물래바퀴를 도는 소리가 들렸다. 민준이가 도자기를 만들고 있었다. 그 소리를 들으며, 은서는 어제 밤을 다시 생각했다. “완성되지 않은 것들은 부숴야 해.” 민준이의 말은 이제 은서에게 새로운 의미를 주었다. 그것은 단순히 도자기에 대한 말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생에 대한 말이었다.

은서는 문을 열었다. 민준이는 물래바퀴를 돌리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흙 먼지로 약간 뿌연 상태였다. 그의 손은 흙 위에서 움직였다. 어떤 형태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 형태가 무엇이 될 것인지, 아직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 되든, 그것은 민준이의 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은서는 민준이의 창의력을 감상하며, 문 뒤에서 그를 지켜봤다.

“왔네.” 민준이가 물래바퀴를 멈추지 않으면서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마치 은서가 올 것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은서는 간단히 답했다. “응. 왔어.” 그리고 그 순간, 은서는 깨달았다. 이것이 자신의 새로운 일상이 되고 있다는 것을. 하천리에서의 삶이. 민준이를 만나는 것이. 그리고 그것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은서는 민준이 옆에 앉았다. 두 사람이 함께 물래바퀴를 바라봤다. 그 소리는 은서에게 새로운 평온함을 주었다. 그녀는 그 소리를 듣고, 천천히 눈을 깜박였다. 그리고 민준이를 바라봤다. 그의 얼굴은 이제 은서에게 친숙한 얼굴이 되었다.

밤이 되자, 은서는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할머니는 밥을 하고 있었다. 밥 푸는 소리가 부엌에서 들렸다. 그 소리는 은서에게 이제 가장 익숙한 소리가 되어 있었다. 가장 따뜻한 소리. 은서는 그 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집으로 들어왔다. 그녀가 여기서 살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할머니는 밥상을 차리며, 은서를 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 침묵 속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었다. 질문도, 걱정도, 그리고 받아들임도. 은서는 그 침묵 속에서, 할머니의 마음을 느끼고 있었다. 그 마음은 은서에게 새로운 안심을 주었다.

은서는 밥을 먹으며, 다시 생각했다. 할머니의 말. “뿌리를 내리고 나면, 떠날 수 없게 된다.” 그것은 단순히 말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은서에게 새로운 진리를 주었다. 뿌리를 내린다는 것은, 자신의 삶에 완전히 녹아드는 것을 의미했다. 그것은 이제 은서에게 새로운 목표가 되었다.

그렇다면, 자신은 이미 뿌리를 내렸던 걸까. 아니면 지금 내리고 있는 걸까. 은서는 그것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했지만, 쉽사리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녀는 천천히 식사를 마치고, 밥상을 치웠다. 그리고 할머니를 도와 집안일을 했다. 그것이 그녀가 여기서 살고 있다고 느끼는 방법이었다.

강물의 소리가 멀리서 들렸다. 밤의 강물 소리. 낮과는 다른 톤의 소리. 은서는 그 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밥을 씹었다. 모든 것이 느렸다. 모든 것이 자리잡아가고 있었다. 그녀가 여기서 살고 있다고 느끼는 모든 것.

그리고 은서는, 처음으로 하천리에서 완전히 편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할머니처럼. 마치 이곳이 정말로 집인 것처럼. 그녀는 할머니와 함께 앉아, 밤의 강물을 바라봤다. 그녀가 여기서 살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그리고 그녀는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삶에 대한 새로운 시작이 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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