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의 굽이에서 – 제166화: 손가락 끝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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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손가락 끝의 거짓말

은서는 할머니의 집에서 깨어났을 때, 새벽 4시 23분이었다. 시계를 확인하는 것도 의식적인 행동이 아니었다. 손이 자동으로 옆에 있는 휴대폰을 집어 들었고, 화면이 밝아지면서 시간이 드러났다. 어두운 시간. 그녀가 서울에 있을 때부터 자신을 괴롭혀온 시간대. 새벽 2시부터 5시 사이 — 그 구간에서 은서는 항상 눈이 떠졌다. 마치 어떤 알람이 내 몸 안에 설정되어 있는 것처럼. 그녀의 심장은 가볍게 두근거렸고, 뇌는 일시적으로 정지한 듯했다.

하천리에 온 지 거의 일 년이 다되어 가는데도, 이 습관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민준이와 함께 있던 요즘 며칠 동안 더 심해진 것 같았다. 그녀는 침대에 누운 채로 천장을 바라봤다. 할머니 댁의 천장은 오래되어서인지, 밤에 보면 마치 지도처럼 보였다. 곰팡이 자국이 대륙처럼 펼쳐져 있었고, 그 사이로 거미줄이 경선처럼 그어져 있었다. 천장의 오래된 나무 비름에서 나던 미약한 담배 연기 냄새가 그녀의 코를 강타했다.

은서는 일어나 앉았다. 침대 가장자리에 발을 내려놓고, 한동안 그대로 있었다. 아래층에서는 할머니의 라디오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새벽 4시인데도 라디오를 틀어놓으셨나. 아니면 밤새 켜놓으셨나. 은서는 더 이상 궁금해하지 않기로 했다. 할머니의 일상에는 그런 비논리적인 부분들이 많았고, 그것들이 모두 이해될 필요는 없었다. 그녀의 손가락 끝은 아직도 어제의 흙이 남아 있는 것을 느꼈다.

창문으로 나가기 전에, 은서는 손을 펴서 봤다. 손등에는 여전히 어제의 흙이 남아 있었다. 손톱 사이에도. 손가락 주름 안에도. 그녀는 손을 씻지 않은 채로 밤을 보낸 것을 후회하지 않았다. 민준이의 공방을 나올 때부터, 그 냄새를 지우고 싶지 않았다. 흙 냄새. 구운 도자기 냄새. 그리고 민준이의 손에서 묻어나는 그 온기. 그녀의 뇌는 그 냄새를 기억하기 위해 열심히 작동했다.

계단을 내려가면서, 한 계단 한 계단이 삐걱거렸다. 할머니는 일어나 계신지, 아니면 이미 자고 계신지 알 수 없었다. 거실로 내려가니, 할머니는 방석에 앉아 있었다. 라디오는 여전히 작은 목소리로 뭔가를 말하고 있었다. 밤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 방송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이었다. 누군가의 사연을 읽어주는 목소리였다.

“…그 사람은 저한테 거짓말을 했어요. 오 년을 함께 있으면서, 매일 거짓말을 했어요. 저는 그걸 모르고 있었어요. 다른 사람이 말해 줄 때까지.”

라디오 진행자가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하기 시작했다. 은서는 그 대화를 듣지 않으려고 했지만, 이미 귀에 들어와 버렸다. 할머니는 은서가 내려온 걸 눈치챘을 텐데도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그냥 라디오 쪽을 보고 계셨다. 혹은 라디오를 들으셨던 건지, 아니면 다른 곳을 보고 계신 건지 알 수 없었다. 할머니의 표정은 항상 그렇게 중립적이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마치 오랜 시간의 강풍을 겪어온 바다와 같았다.

“밥 먹겠냐?”

할머니가 물었다. 새벽 4시 반에. 은서는 그녀의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할머니의 음성은 마치 오래된 바이올린 소리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부드러웠다.

“아니에요. 그냥… 나가고 싶어서.”

“이 시간에?”

“네.”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상의 질문은 없었다. 그것이 할머니의 방식이었다. 알면서도 묻지 않는. 혹은 묻지 않으면서도 아는. 은서는 그녀의 말의 뜻을 다 알고 있었지만, 묻지 않기로 했다.

“강변이냐?”

“네.”

할머니는 다시 라디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라디오에서는 여전히 누군가의 상담이 계속되고 있었다. 그 사람은 오 년을 함께 있으면서 거짓말을 당했다고 했다. 은서는 그것이 얼마나 오래된 거짓말인지 궁금했다. 처음부터인지, 아니면 어느 순간부터 시작된 건지. 그리고 그 사람은 언제부터 의심하기 시작했는지. 그녀는 라디오를 듣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녀의 귀는 이미 그쪽으로 향해 있었다.

은서는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나가기로 했다. 강변 둑길. 그곳은 이제 그녀의 장소였다. 민준이가 자신을 처음 데려갔던 곳. 아니, 정확히는 자신이 먼저 그곳으로 가고 있었고, 민준이가 나타났던 곳. 그녀의 마음은 이미 강변으로 향해 있었다. 그녀는 할머니의 집을 나섰다. 새벽 5시. 아직도 세상은 어두웠다. 하지만 새들은 이미 울기 시작했다. 은서가 강변 둑길에 도착했을 때, 강물 위로 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마치 강이 숨을 쉬는 것처럼. 그 숨결 위로 새벽빛이 서서히 스며들고 있었다.

그녀는 둑 위에 앉았다. 오래된 콘크리트 위에. 손으로 콘크리트 표면을 문지르자, 거친 질감이 손가락에 걸렸다. 아직도 어제의 흙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강물을 바라봤다. 물고기가 물 위로 뛰어올라 물결을 만들고 있었다. 그녀가 앉은 둑에서는 강물의 물결이 부딪히며 소리를 내었고, 그 소리는 마치 음악과도 같았다.

휴대폰이 울렸다.

은서는 놀라서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새벽 5시 5분. 이 시간에 누가. 화면에는 알 수 없는 번호가 떠 있었다. 서울 지역번호였다. 02-XXXX-XXXX. 은서는 한동안 그 번호를 바라봤다. 콜이 계속 울렸다. 진동이 손가락 위에서 떨렸다.

받지 말아야 한다. 그 직감이 명확했다.

하지만 손가락은 자동으로 화면을 터치했다.

“여보세요?”

목소리가 나왔다. 여성의 목소리였다. 낮고, 차분하고, 권위 있는 목소리.

“은서? 윤은서 맞죠?”

“네… 누시신가요?”

“아, 죄송해요. 이렇게 이른 시간에 전화 드리다니. 저는 서울문화출판사의 이수현이라고 합니다. 편집국장입니다.”

은서의 호흡이 멈췄다. 서울문화출판사. 그곳은. 그녀가 떠나온 회사가 아니었다. 그녀가 다니던 회사는 동원출판이었다. 서울문화출판사는… 그곳은 동원출판의 경쟁사였다. 그녀의 뇌는 그 회사 이름을 듣자마자 일시적으로 정지했다.

“혹시 제가 틀렸나요?”

이수현 편집국장이 다시 물었다.

“아니에요. 저 맞습니다. 그런데… 제 번호를 어떻게?”

“아, 그건 말이에요. 저희가 여러 경로를 통해 알아봤거든요. 당신은 동원출판에서 일하셨던 윤은서 편집장 맞죠? 그 표절 사건 이후로 나가신?”

새벽 5시의 강변. 안개. 새의 울음소리. 그 모든 것이 순간 멀어졌다. 은서의 귀에는 오직 이수현의 목소리만 남아 있었다. 그녀는 그녀의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오래된 책의 페이지를 넘길 때 나는 소리와도 같았다.

“저희가 당신을 찾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당신이 정말 뛰어난 편집자라는 평판이 있거든요. 그 표절 사건은 당신의 책임이 아니었다는 것도 업계에서는 다 알고 있어요. 당신이 떠난 이후 동원출판은 계속 미끄러지고 있거든요. 반대로 당신이 발굴했던 작가들은 지금도 잘나가고 있고.”

은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은 이미混乱해 있었다. 그녀는 강물을 바라봤다. 물 위로 작은 새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그들은 밤을 새고 있었을까. 아니면 이미 새로운 날을 살고 있었을까. 그녀는 그 새들에게서 그녀의 마음이 떠올랐다. 그녀는 이미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었다.

“당신 있는 곳이 전라남도 어딘가라는 것도 알았어요. 지금 뭐하시고 계세요?”

“… 쉬고 있습니다.”

“쉬고 있으시다니. 정말 아깝네요. 당신 같은 편집자가 시골에서 쉬고 있다니. 아무튼, 저희는 당신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우리 회사에서. 좋은 조건으로.”

은서는 강물을 바라봤다. 안개가 조금씩 걷히고 있었다. 물 위에는 작은 새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그들은 밤을 새고 있었을까. 아니면 이미 새로운 날을 살고 있었을까. 그녀는 강물의 물결을 바라보며 그녀의 마음이 정리되는 것을 느꼈다.

“생각해 볼 시간을 드릴 수 있어요. 근데 너무 오래 생각하진 말아 줘요. 우리 회사는 지금 큰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거든요. 한국 문학의 세대 교체를 이끌 작가들을 발굴하는 프로젝트. 당신이 딱 필요한 사람이에요.”

“… 생각해 보겠습니다.”

“좋아요. 그럼 이 번호로 연락 주세요. 가능하면 일 주일 안에. 그럼 안녕히.”

통화가 끝났다. 은서는 휴대폰을 손에 들었다가 다시 내려놨다. 손이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강물을 바라봤다. 새벽빛이 강을 밝히기 시작했다. 더 이상 안개는 없었다. 모든 것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물의 흐름도, 물 위의 새들도, 둑 위의 풀도. 그리고 은서의 손도. 손등에 남아 있던 흙이 강물의 바람에 날아가는 것을 보며, 그녀는 새벽의 강변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는 마음을 가졌다.

“네.”

할머니는 다시 라디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라디오에서는 여전히 누군가의 상담이 계속되고 있었다. 그 사람은 오 년을 함께 있으면서 거짓말을 당했다고 했다. 은서는 그것이 얼마나 오래된 거짓말인지 궁금했다. 처음부터인지, 아니면 어느 순간부터 시작된 건지. 그리고 그 사람은 언제부터 의심하기 시작했는지.

은서는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나가기로 했다. 강변 둑길. 그곳은 이제 그녀의 장소였다. 민준이가 자신을 처음 데려갔던 곳. 아니, 정확히는 자신이 먼저 그곳으로 가고 있었고, 민준이가 나타났던 곳.

새벽 5시. 아직도 세상은 어두웠다. 하지만 새들은 이미 울기 시작했다. 은서가 강변 둑길에 도착했을 때, 강물 위로 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마치 강이 숨을 쉬는 것처럼. 그 숨결 위로 새벽빛이 서서히 스며들고 있었다.

그녀는 둑 위에 앉았다. 오래된 콘크리트 위에. 손으로 콘크리트 표면을 문지르자, 거친 질감이 손가락에 걸렸다. 아직도 어제의 흙이 남아 있었다.

휴대폰이 울렸다.

은서는 놀라서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새벽 5시 5분. 이 시간에 누가. 화면에는 알 수 없는 번호가 떠 있었다. 서울 지역번호였다. 02-XXXX-XXXX. 은서는 한동안 그 번호를 바라봤다. 콜이 계속 울렸다. 진동이 손가락 위에서 떨렸다.

받지 말아야 한다. 그 직감이 명확했다.

하지만 손가락은 자동으로 화면을 터치했다.

“여보세요?”

목소리가 나왔다. 여성의 목소리였다. 낮고, 차분하고, 권위 있는 목소리.

“은서? 윤은서 맞죠?”

“네… 누시신가요?”

“아, 죄송해요. 이렇게 이른 시간에 전화 드리다니. 저는 서울문화출판사의 이수현이라고 합니다. 편집국장입니다.”

은서의 호흡이 멈췄다. 서울문화출판사. 그곳은. 그녀가 떠나온 회사가 아니었다. 그녀가 다니던 회사는 동원출판이었다. 서울문화출판사는… 그곳은 동원출판의 경쟁사였다.

“혹시 제가 틀렸나요?”

이수현 편집국장이 다시 물었다.

“아니에요. 저 맞습니다. 그런데… 제 번호를 어떻게?”

“아, 그건 말이에요. 저희가 여러 경로를 통해 알아봤거든요. 당신은 동원출판에서 일하셨던 윤은서 편집장 맞죠? 그 표절 사건 이후로 나가신?”

새벽 5시의 강변. 안개. 새의 울음소리. 그 모든 것이 순간 멀어졌다. 은서의 귀에는 오직 이수현의 목소리만 남아 있었다.

“저희가 당신을 찾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당신이 정말 뛰어난 편집자라는 평판이 있거든요. 그 표절 사건은 당신의 책임이 아니었다는 것도 업계에서는 다 알고 있어요. 당신이 떠난 이후 동원출판은 계속 미끄러지고 있거든요. 반대로 당신이 발굴했던 작가들은 지금도 잘나가고 있고.”

은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당신 있는 곳이 전라남도 어딘가라는 것도 알았어요. 지금 뭐하시고 계세요?”

“… 쉬고 있습니다.”

“쉬고 있으시다니. 정말 아깝네요. 당신 같은 편집자가 시골에서 쉬고 있다니. 아무튼, 저희는 당신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우리 회사에서. 좋은 조건으로.”

은서는 강물을 바라봤다. 안개가 조금씩 걷히고 있었다. 물 위에는 작은 새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그들은 밤을 새고 있었을까. 아니면 이미 새로운 날을 살고 있었을까.

“생각해 볼 시간을 드릴 수 있어요. 근데 너무 오래 생각하진 말아 줘요. 우리 회사는 지금 큰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거든요. 한국 문학의 세대 교체를 이끌 작가들을 발굴하는 프로젝트. 당신이 딱 필요한 사람이에요.”

“… 생각해 보겠습니다.”

“좋아요. 그럼 이 번호로 연락 주세요. 가능하면 일 주일 안에. 그럼 안녕히.”

통화가 끝났다. 은서는 휴대폰을 손에 들었다가 다시 내려놨다. 손이 떨리고 있었다.

새벽빛이 강을 밝히기 시작했다. 더 이상 안개는 없었다. 모든 것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물의 흐름도, 물 위의 새들도, 둑 위의 풀도. 그리고 은서의 손도. 손등에 남아 있는 어제의 흙도.

그녀는 손가락으로 손등의 흙을 닦아내려고 했다. 하지만 흙은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피부에 배어든 것 같았다. 혹은 손가락 자국처럼, 흙의 흔적이 몸에 새겨진 것 같았다.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이번에는 다른 번호였다. 하천리의 번호였다. 민준이였다.

“안녕? 나 지금 깨어났는데, 넌 벌써 나갔어?”

은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은서? 여기 있어?”

“네… 강변에 있어요.”

“이 시간에? 혼자?”

“네.”

민준이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저 호흡음만 들렸다.

“가고 싶어?”

“뭐가요?”

“서울. 다시 일하고 싶어?”

은서의 심장이 철렁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민준이가 어떻게 알았을까.

“서울 전화 받았어. 아까.”

“네… 방금.”

“그래. 나도 알아. 그 회사에서 너한테 연락 올 거라고 들었어. 어제 저녁에.”

“어제 저녁에?”

“네. 어제 공방에서 내가 받은 전화야. 그 회사의 누군가가.”

은서는 이해가 안 됐다. 민준이가 어떤 회사로부터 전화를 받는다는 게 말이 되지 않았다.

“민준아.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내가 너를 추천했어. 그 회사에.”

“어? 왜요?”

“왜냐고? 은서, 넌 편집자야. 그게 너의 일이야. 그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너를 보는 게 힘들어.”

은서는 휴대폰을 귀에서 떨어뜨렸다. 강물이 흐르는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새들의 울음소리도. 그리고 그 모든 소리 아래로, 자신의 심장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은서? 있어?”

먼 곳에서 민준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네… 있어요.”

“나 지금 나가. 거기 가.”

“아니에요. 괜찮아요.”

“괜찮은 게 아니야. 나 지금 나가.”

통화가 끝났다. 은서는 강변에 혼자 남겨졌다. 휴대폰은 손에 들려 있었고, 새벽빛은 점점 밝아지고 있었다. 그녀의 손 위에는 여전히 어제의 흙이 남아 있었다.

그 흙은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마치 모든 것이 영원할 것처럼. 마치 변화가 없을 것처럼. 마치 이 자리에서 계속 있을 수 있을 것처럼.

하지만 손가락은 알고 있었다. 흙은 물로 씻겨나간다는 것을. 그리고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민준이의 손이 만든 도자기도, 그 손의 온기도, 강변 둑길에서 함께한 모든 시간도.

은서는 일어섰다. 강을 등지고 마을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 길에서 민준이와 만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민준이는 자동차에서 내렸다. 강변 입구에서. 은서가 걸어가는 길을 마주쳤다. 그의 얼굴은 어두웠다. 아침 햇빛이 드러내는 어두움이었다.

“내가 너한테 뭘 했어?”

은서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민준아. 난 감사해. 정말. 하지만 내 일을 너한테 맡길 수는 없어.”

“내가 맡겼어? 난 그냥 너를 소개한 거야. 너의 진짜 일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그건 내 선택이 아니었어.”

“그럼 뭐가 너의 선택이야? 여기서 하루 종일 강을 보는 게? 나 손이 아무 감각이 없어. 너 때문에.”

은서가 멈췄다. 민준이를 바라봤다.

“무슨 말이에요?”

“나는 도자기를 만드는 사람이야. 만드는 게 나의 존재야. 근데 요즘 손이 떨려. 너 때문에. 너를 만지는 게 너무 좋아서, 흙을 만질 때 손이 너를 찾고 있어. 그럼 모양이 망가져. 너를 가지고 싶은 손으로는 흙을 제대로 만질 수가 없어.”

그 말이 끝나고, 둘 사이에는 침묵이 내려앉았다.

“그래서 뭐라고 하는 거예요?”

“가. 서울로. 다시 일해. 그리고 생각해 봐. 그게 정말 넌지 아닌지. 나와 함께 하는 게 정말 넌지. 내 손 때문에 너를 잃으면 안 돼. 내 도자기 때문에도.”

은서의 눈이 흐려졌다. 하지만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저 눈이 흐려졌을 뿐이었다.

“손가락 끝의 거짓말이네요.”

“뭐라고?”

“당신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손가락 끝으로. 손의 온기로. 하지만 말은 반대로 하고 있어요.”

민준이는 은서에게 다가섰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집어 들었다. 손등에 남아 있는 어제의 흙을 손가락으로 더듬었다.

“이건 거짓말이 아니야.”

그의 입술이 그녀의 손가락에 닿았다. 흙이 입술에 묻었다.

“가. 서울로. 그리고 돌아와.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은서는 그의 얼굴을 바라봤다. 새벽빛 아래 그의 얼굴은 여전히 어두워 보였다. 하지만 눈은 밝았다. 결심의 밝기였다. 혹은 포기의 밝기였다. 은서는 그 둘의 차이를 알 수 없었다.

“내가 돌아오지 않으면?”

“그럼 난 도자기를 부술 거야. 다시. 모두.”

“그러지 마세요.”

“그럼 돌아와.”

은서는 민준이의 손을 놓지 않았다. 손가락 끝의 온기가 여전히 전해지고 있었다. 그 온기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손가락 끝의 거짓말이 그것을 덮고 있었다. 모든 것을 덮으면서.

새벽은 점점 밝아지고 있었고, 강은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

은서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녀의 발소리는 강변의 자갈을 밟으며 계속해서 이어졌다. 민준이는 그녀의 뒤를 따라 걸으며 hablar했다.

“민준아. 난 감사해. 정말. 하지만 내 일을 너한테 맡길 수는 없어.”

민준이는 그녀의 말을 잘라서 말했다.

“내가 맡겼어? 난 그냥 너를 소개한 거야. 너의 진짜 일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은서는 그의 말을 들어주지 않고 자신의 길을 계속 걸었다. 민준이는 그녀의 옆으로 다가와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은 따뜻했고, 은서의 마음은 그가 건네는 온기 때문에 서서히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그건 내 선택이 아니었어.”

민준이는 그녀의 손을 잡은 채로 말했다.

“그럼 뭐가 너의 선택이야? 여기서 하루 종일 강을 보는 게? 나 손이 아무 감각이 없어. 너 때문에.”

은서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그에게 말했다.

“무슨 말이에요?”

민준이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도자기를 만드는 사람이야. 만드는 게 나의 존재야. 근데 요즘 손이 떨려. 너 때문에. 너를 만지는 게 너무 좋아서, 흙을 만질 때 손이 너를 찾고 있어. 그럼 모양이 망가져. 너를 가지고 싶은 손으로는 흙을 제대로 만질 수가 없어.”

그 말이 끝나고, 둘 사이에는 침묵이 내려앉았다. 은서는 그의 말을 생각하며 강을 바라보았다. 강의 물은 평静하게 흐르고 있었지만, 그녀의 마음은 불안했다. 그녀는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자신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뭐라고 하는 거예요?”

민준이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가. 서울로. 다시 일해. 그리고 생각해 봐. 그게 정말 넌지 아닌지. 나와 함께 하는 게 정말 넌지. 내 손 때문에 너를 잃으면 안 돼. 내 도자기 때문에도.”

은서의 눈이 흐려졌다. 하지만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저 눈이 흐려졌을 뿐이었다. 그녀는 그의 말을 듣고 있지만, 자신의 마음을 듣지 못했다. 그녀는 그의 손을 다시 잡았다.

“손가락 끝의 거짓말이네요.”

민준이는 그녀의 말을 듣고 그녀의 손가락을 더듬었다.

“뭐라고?”

은서는 그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손가락 끝으로. 손의 온기로. 하지만 말은 반대로 하고 있어요.”

민준이는 그녀의 손을 잡은 채로 그녀에게 다가섰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그의 입술에 갖다 댔다. 흙이 입술에 묻었다.

“이건 거짓말이 아니야.”

그의 입술이 그녀의 손가락에 닿았다. 은서는 그의 온기를 感じながら 그의 말을 들었다.

“가. 서울로. 그리고 돌아와. 정말로.”

은서는 그의 얼굴을 바라봤다. 새벽빛 아래 그의 얼굴은 여전히 어두워 보였다. 하지만 눈은 밝았다. 결심의 밝기였다. 혹은 포기의 밝기였다. 은서는 그 둘의 차이를 알 수 없었다.

“내가 돌아오지 않으면?”

민준이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난 도자기를 부술 거야. 다시. 모두.”

은서는 그의 말을 듣고 그의 손을 잡았다.

“그러지 마세요.”

민준이는 그녀의手を 잡은 채로 말했다.

“그럼 돌아와.”

은서는 그의 말을 듣고 그의 눈을 바라봤다. 그의 눈은 여전히 밝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약해져 있었다. 그녀는 그의 손을 잡은 채로 강변을 따라 걸었다. 새벽은 점점 밝아지고 있었고, 강은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

은서는 그의 손을 잡은 채로 말했다.

“내가 돌아오면, 당신의 손은 더 이상 떨리지 않을까요?”

민준이는 그녀의 손을 잡은 채로 말했다.

“그럼 난 도자기를 만들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너를 만질 수 있을 거야.”

은서는 그의 말을 듣고 그의 눈을 바라봤다. 그의 눈은 여전히 밝았지만, 그의 목소리는 가벼워져 있었다. 그녀는 그의 손을 잡은 채로 강변을 따라 걸었다. 새벽은 점점 밝아지고 있었고, 강은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

은서는 그의 손을 잡은 채로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자신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의 손을 잡은 채로 강변을 따라 걸었다. 새벽은 점점 밝아지고 있었고, 강은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

은서는 그의 손을 잡은 채로 말했다.

“내가 돌아오면, 당신의 손은 더 이상 떨리지 않을까요?”

민준이는 그녀의 손을 잡은 채로 말했다.

“그럼 난 도자기를 만들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너를 만질 수 있을 거야.”

은서는 그의 말을 듣고 그의 눈을 바라봤다. 그의 눈은 여전히 밝았지만, 그의 목소리는 가벼워져 있었다. 그녀는 그의 손을 잡은 채로 강변을 따라 걸었다. 새벽은 점점 밝아지고 있었고, 강은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

그들은 강변을 따라 걸었다. 새벽은 점점 밝아지고 있었고, 강은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 은서는 그의 손을 잡은 채로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自己的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의 손을 잡은 채로 강변을 따라 걸었다. 새벽은 점점 밝아지고 있었고, 강은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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