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의 굽이에서 – 제158화: 말하지 않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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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58화: 말하지 않은 것들

공방의 따뜻한 열기가 은서의 피부에 스며들자, 그녀는 자신이 지금까지 얼마나 차가운 상태로 살아왔는지 알 수があった. 겨울 강둑의 추위는 단순한 기후 현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선택이었다. 얼음 위에 서서 흐르는 물을 보는 것.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는 말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로 있는 것. 민준이 입을 열었을 때, 은서는 그의 말이 5년을 관통하는 가을 바람 같이 차갑고 선명한 것임을 느꼈다.

“내가 여기 온 이유… 너한테 진짜 얘기 해본 적 없지.”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낮았지만, 이제는 다른 종류의 낮음이었다. 피로감이 아닌, 결단의 무게가 담겨 있었다. 은서는 대답하지 않고 기다렸다. 편집자로서 배운 가장 중요한 기술은 침묵이었다. 말하지 않은 것이 말한 것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지는 순간들이 있다. 지금이 그런 순간이었다. 공방의 따뜻한 공기와 함께 강둑에서 들리는 새들의 지저귐이 은서의 심장을 조금씩 움직였다.

“5년 전에 서울에서 뭔가가 부숴졌어. 내가 만든 것들이 아니라… 내 안에 있던 뭔가가.”

민준은 창밖을 보고 있었다. 겨울 햇빛이 그의 옆얼굴을 비추고 있었고, 그의 턱선은 마치 도자기의 가장자리처럼 선명했다. 은서는 그의 프로필을 이전에 몇 번 본 적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보는 그의 얼굴은 달랐다. 모든 것이 드러나 있었다. 그의 눈꺼풀에 이는 어둠, 그의 입술 사이로 새어 나오는 긴 한숨, 그의 손가락이 흙을 만지는 듯한 부드러운 움직임. 모든 것이 그의 이야기였다.

“개인전이 보름 앞으로 남았을 때… 난 갑자기 깨달았어. 내가 만든 모든 게 거짓이라는 걸. 형식만 있고 영혼이 없다는 걸. 마치 내가 도자기를 만드는 게 아니라, 도자기가 나를 만드는 것처럼 느껴졌어. 그런데 그게 잘못된 거였어. 도자기는 손가락에서 나와야 해. 손가락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아야 해. 그런데 난… 정말 모르고 있었어.”

은서는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였다. 도현이가 몇 번이나 언급했었다. 민준이가 서울에서 모든 것을 부수고 내려왔다는 것. 하지만 민준이 직접 자신의 입으로 말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 차이는 거대했다. 말해진 것과 말하지 않은 것 사이의 거리가 얼마나 먼지를 은서는 알고 있었다. 그녀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방의 벽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와 함께 그의 그림자를 보고 있었다.

“그래서 다 부숴버렸어. 작품들을 다 때려 부수고, 공방 문을 닫고, 여기로 왔어. 처음엔 도망친 거라고 생각했어. 근데 어느 순간부터는… 이게 도망이 아니라 찾는 거라는 걸 깨달았어.”

민준이 이제 은서를 바라봤다. 그의 눈빛에는 뭔가 물어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질문은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대신 그는 계속했다. 그의 목소리는 은서의 마음을 천천히 뛰게 만들었다.

“여기서 5년을 보냈어. 작은 작품들을 만들고, 팔리지도 않을 것 같은 것들을 만들었어. 근데 그러면서… 손가락이 뭘 원하는지 천천히 알게 됐어. 흙이 거짓말을 못 한다는 걸 알게 됐어. 손이 불안하면 모양이 흔들려. 마음이 없으면 형태가 비워져. 그렇게 5년을 배웠어.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걸… 너를 만나면서 알게 됐어.”

은서의 숨이 얕아졌다. 그녀는 자신의 숨소리가 들릴까봐 입을 다물었다. 공방 안의 공기는 따뜻했지만, 동시에 너무 조용했다. 마치 세상이 이 순간을 듣기 위해 숨을 멈추고 있는 것처럼. 그녀가 그의 말에 주목한 순간, 창밖에서 들리는 강둑의 물소리가 그녀의 마음을 더 깊게 울렸다.

“뭐가 가장 중요한 거예요?” 은서가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거의 속삭임에 가까웠다. 민준이의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되었고, 공방의 모든 소리가 그의 무게 아래 잠시 멈춘 것 같았다.

민준이 한숨을 쉬었다. 그 한숨에는 5년의 무게가 담겨 있었다. 그는 공방의 한 모서리로 걸어갔다. 그곳에는 미완성의 도자기들이 놓여 있었다. 휘어진 컵, 형태를 잃은 접시, 어떤 목적도 없어 보이는 추상적인 형태들. 은서는 이전에 이것들을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보는 그것들은 다르게 보였다. 그것들은 민준이의 이야기, 그의 마음의 조각들처럼 보였다.

“완벽함이 아니라는 걸. 완성이 아니라는 걸.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게 뭔지를 알게 됐어.”

그의 손이 하나의 도자기에 닿았다. 그것은 컵도 아니고, 그릇도 아닌 무언가였다. 형태가 불규칙했고, 한쪽은 두껍고 한쪽은 얇았다. 마치 누군가의 손이 흙을 만지다가 멈춘 것처럼. 민준이의 손가락이 그 도자기를 만지는 순간, 은서는 그의 손이 그녀의 마음을 만지는 것처럼 느꼈다.

“이건 뭐예요?” 은서가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아직도 작았지만, 민준이의 시선은 그녀의 것과 마주쳤다.

“모르겠어. 만들다가 멈춘 거야. 계속 만들 수도 있지만, 이대로가 더 좋은 것 같아. 마치… 너처럼.”

은서는 그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했다. 완성되지 않은 것. 계속 변하고 있는 것. 하지만 그 미완성함이 더 참이라는 것. 그녀의 눈이 따뜻해졌다. 그것은 눈물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해의 순간이었다. 공방의 공気が 그녀의 마음을 감싸고, 민준이의 목소리가 그녀의 영혼을 어루만졌다.

“난 너를 고치려고 생각한 적 없어. 너를 완성시키려고 생각한 적도 없어. 그냥… 너처럼 있고 싶었어. 너처럼 느리게, 너처럼 깊게. 너처럼 거짓 없이.”

민준이 돌아섰다. 그의 얼굴은 이제 완전히 은서를 향하고 있었다. 공방의 따뜻한 빛이 그의 얼굴을 부드럽게 비추고 있었다. 은서는 그의 얼굴을 처음 보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이 선명했다. 눈썹 아래의 작은 흉터. 입술의 갈라진 선. 그의 손에 있는 도자기의 자국들. 모든 것이 그의 이야기였다. 그의 마음이 그녀를 향해 열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할머니가 뭐라고 했어? 서울 가라고?”

은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말할 수 없었다. 목이 메었다. 민준이의 목소리가 그녀의 심장을 더 빠르게 뛰게 만들었다.

“넌 어떻게 생각해?”

“모르겠어요.”

“진짜?”

“네. 진짜. 서울에서는 뭔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항상 다음 단계를 생각해야 하고, 다음 책을 생각해야 하고, 다음 성공을 생각해야 해요. 근데 여기서는… 지금이 있어요. 이 순간이. 할머니의 된장찌개도 있고, 강둑의 냄새도 있고, 당신의…”

은서가 말을 멈췄다. 그녀는 “당신의 손”이라고 말하려다가 멈췄다. 그것을 말하는 것은 слишком 많은 것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민준이의 시선이 그녀의 입을 향해 있었고, 공방의 모든 소리가 그녀의 마음을 더 크게 흔들었다.

“내 뭐?”

민준이 물었다. 그의 입가에 아주 작은 웃음이 떠올랐다. 은서는 그것을 본 것 같았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것은 분명히 있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거짓말하지 마. 너 거짓말 못 하잖아.”

그것은 사실이었다. 은서는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 최소한 중요한 것들에는. 그녀의 얼굴이 뜨거워졌다. 공방의 온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민준이의 시선이 그녀를 감쌌고, 그의 목소리가 그녀의 심장을 더 빠르게 뛰게 만들었다.

“당신의 손이에요. 당신의 손이 자꾸 떠나가고 싶은 마음을 잡아줘요.”

그녀가 말했다. 그것은 가장 솔직한 문장이었다. 말해진 순간, 은서는 자신이 무엇을 한 것인지 깨달았다.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 것. 그것은 위험했다. 거절당할 수 있었다. 무시당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또한 필요했다. 왜냐하면 이 순간부터는 더 이상 숨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민준이 그녀에게 가까워졌다. 천천히. 마치 도자기를 다루듯이. 그의 손이 은서의 얼굴에 닿았다. 손가락이 그녀의 뺨을 따라 내려왔다. 그 접촉은 전기 같았다. 은서는 숨을 참았다. 공방의 모든 소리가 그녀의 마음을 더 크게 울렸다. 민준이의 손이 그녀의 뺨을 어루만지는 순간, 은서는 그의 손이 그녀의 모든 것을 감쌌다.

“난 너한테 할 말이 더 있어. 근데 지금 아니면 언제 할지 모르겠어. 그래서…”

민준이 그 말을 끝내지 않았다. 대신 그는 은서를 자신의 가슴으로 끌어당겼다. 그녀의 머리가 그의 어깨에 닿았다. 그곳에서 은서는 그의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것은 강물의 소리처럼 리듬이 있었다. 깊고, 일정하고, 거짓 없이. 민준이의 심장 소리와 함께 은서는 자신의 심장 소리도 듣게 되었다. 두 사람의 심장 소리들이 하나가 되는 순간, 은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민준이에게 내주었다.

그의 손이 하나의 도자기에 닿았다. 그것은 컵도 아니고, 그릇도 아닌 무언가였다. 형태가 불규칙했고, 한쪽은 두껍고 한쪽은 얇았다. 마치 누군가의 손이 흙을 만지다가 멈춘 것처럼.

“이건 뭐예요?” 은서가 물었다.

“모르겠어. 만들다가 멈춘 거야. 계속 만들 수도 있지만, 이대로가 더 좋은 것 같아. 마치… 너처럼.”

은서는 그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했다. 완성되지 않은 것. 계속 변하고 있는 것. 하지만 그 미완성함이 더 참이라는 것. 그녀의 눈이 따뜻해졌다. 그것은 눈물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해의 순간이었다.

“난 너를 고치려고 생각한 적 없어. 너를 완성시키려고 생각한 적도 없어. 그냥… 너처럼 있고 싶었어. 너처럼 느리게, 너처럼 깊게. 너처럼 거짓 없이.”

민준이 돌아섰다. 그의 얼굴은 이제 완전히 은서를 향하고 있었다. 공방의 따뜻한 빛이 그의 얼굴을 부드럽게 비추고 있었다. 은서는 그의 얼굴을 처음 보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이 선명했다. 눈썹 아래의 작은 흉터. 입술의 갈라진 선. 그의 손에 있는 도자기의 자국들. 모든 것이 그의 이야기였다.

“할머니가 뭐라고 했어? 서울 가라고?”

은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말할 수 없었다. 목이 메었다.

“넌 어떻게 생각해?”

“모르겠어요.”

“진짜?”

“네. 진짜. 서울에서는 뭔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항상 다음 단계를 생각해야 하고, 다음 책을 생각해야 하고, 다음 성공을 생각해야 해요. 근데 여기서는… 지금이 있어요. 이 순간이. 할머니의 된장찌개도 있고, 강둑의 냄새도 있고, 당신의…”

은서가 말을 멈췄다. 그녀는 “당신의 손”이라고 말하려다가 멈췄다. 그것을 말하는 것은 너무 많은 것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내 뭐?”

민준이 물었다. 그의 입가에 아주 작은 웃음이 떠올랐다. 은서는 그것을 본 것 같았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것은 분명히 있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거짓말하지 마. 너 거짓말 못 하잖아.”

그것은 사실이었다. 은서는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 최소한 중요한 것들에는. 그녀의 얼굴이 뜨거워졌다. 공방의 온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당신의 손이에요. 당신의 손이 자꾸 떠나가고 싶은 마음을 잡아줘요.”

그녀가 말했다. 그것은 가장 솔직한 문장이었다. 말해진 순간, 은서는 자신이 무엇을 한 것인지 깨달았다.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 것. 그것은 위험했다. 거절당할 수 있었다. 무시당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또한 필요했다. 왜냐하면 이 순간부터는 더 이상 숨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민준이 그녀에게 가까워졌다. 천천히. 마치 도자기를 다루듯이. 그의 손이 은서의 얼굴에 닿았다. 손가락이 그녀의 뺨을 따라 내려왔다. 그 접촉은 전기 같았다. 은서는 숨을 참았다.

“난 너한테 할 말이 더 있어. 근데 지금 아니면 언제 할지 모르겠어. 그래서…”

민준이 그 말을 끝내지 않았다. 대신 그는 은서를 자신의 가슴으로 끌어당겼다. 그녀의 머리가 그의 어깨에 닿았다. 그곳에서 은서는 그의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것은 강물의 소리처럼 리듬이 있었다. 깊고, 일정하고, 거짓 없이.

“내가 너한테 뭐라고 할까 생각했어. 근데 이미 다 말해졌어. 이렇게 안고 있는 것 자체가 다 말하는 거야. 마치 도자기가 형태 자체로 이야기하는 것처럼.”

은서는 그의 목소리를 그의 가슴에서 울려 퍼지는 것으로 들었다. 진동이었다. 말이 아니라, 존재 자체였다. 그녀는 자신의 손을 그의 등에 올렸다. 천천히. 마치 새로운 도자기를 만지듯이. 그의 등은 따뜻했고, 근육이 있었고, 살아 있었다.

“나도요. 나도 이렇게 있는 게… 전부예요.”

그녀가 속삭였다. 그리고 그것이 사실이었다. 말과 약속과 계획은 이미 지나갔다. 남은 것은 이 순간뿐이었다. 겨울 공방에서, 도자기들이 주변에 있고, 강물이 멀리서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이 순간.

시간이 흘렀다. 얼마나 오래 그렇게 서 있었는지 은서는 알 수 없었다. 분일 수도 있었고, 시간일 수도 있었다. 시간은 더 이상 의미가 없었다. 오직 이 접촉만이 의미가 있었다.

민준이 천천히 그녀를 떼어냈다. 그의 손이 그녀의 어깨에서 내려왔다. 그는 그녀의 눈을 봤다. 그의 눈빛에는 뭔가 결정된 것처럼 보였다. 마치 도자기를 가마에 넣기 전의 마지막 결정처럼.

“서울 가야 한다면, 가. 근데 한 가지만 기억해 줄래?”

“뭐요?”

“여기가 있다는 것. 나도 여기 있다는 것. 그리고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는 것. 그게 거짓이 아니라는 것. 도자기는 거짓말을 못 하잖아. 난 거짓말을 못 하는 거야.”

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을 할 수 없었다. 눈물이 이제 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도 괜찮았다. 눈물은 또 다른 종류의 말이었다. 진짜 말이었다.

공방의 밖에서는 겨울 강물이 계속 흐르고 있었다. 얼음은 살짝 얼어 있었지만, 그 아래로는 물이 계속 움직였다. 강물은 멈추지 않았다. 시간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이 순간만은, 은서는 모든 것이 멈춘 것처럼 느꼈다. 세상이 이 순간을 붙잡고 있는 것처럼.

저녁이 되면 할머니가 밥을 지을 것이다. 된장찌개를 끓일 것이다. 그리고 은서는 그 밥상에 앉아서, 할머니의 손을 볼 것이다. 할머니의 손도 따뜻할 것이다. 모든 것이 따뜻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이 공방 안에서, 은서는 자신이 정말로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그것은 성공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정이 아니었다. 그것은 단지 누군가의 손을 잡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손이 절대로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 아니, 약속이 아니었다. 그것은 사실이었다. 도자기처럼 거짓 없는 사실이었다.

민준이 공방의 창문을 열었다. 겨울 바람이 들어왔다. 차갑지만 신선했다. 그것은 세상이 아직도 돌고 있다는 신호였다. 시간이 아직도 흐르고 있다는 신호였다. 하지만 은서는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제 그녀는 알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아무리 빨라도, 어떤 강물이 아무리 흘러도, 자신이 서 있는 이 자리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자리를 지키는 손이 있다는 것을.

강물의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겨울 강물의 목소리였다. 그것은 은서에게 말하고 있었다. 계속 흘러가도 괜찮다고. 모든 것이 흘러가는 것이 자연이라고. 하지만 너는 여기 있으면 된다고. 여기서 누군가를 기다리면 된다고. 그리고 그 누군가도 너를 기다리고 있다고.

은서는 창밖을 바라봤다. 겨울은 여전히 춥고, 강물은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다르게 보였다. 그것은 더 이상 외로움이 아니었다. 그것은 기다림이었다. 따뜻한 기다림이었다.

것은 이 순간뿐이었다. 겨울 공방에서, 도자기들이 주변에 있고, 강물이 멀리서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이 순간. 은서는 공방의 벽에 기대서 서があった. 그녀의 손은 도자기의 조각에 놓여있었다. 그 조각은 아직도 따뜻한 가마의 열기를 간직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 열기를 느끼며,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꼈다.

時間이 흘렀다. 얼마나 오래 그렇게 서 있었는지 은서는 알 수 없었다. 분일 수도 있었고, 시간일 수도 있었다. 시간은 더 이상 의미가 없었다. 오직 이 접촉만이 의미가 있었다. 민준의 손이 그녀의 어깨에 닿아있었다. 그의 손은 따뜻했다. 그 따뜻함이 은서의 몸으로 퍼져나갔다. 그녀는 그 열기를 느끼며, 모든 것이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민준이 천천히 그녀를 떼어냈다. 그의 손이 그녀의 어깨에서 내려왔다. 그는 그녀의 눈을 봤다. 그의 눈빛에는 뭔가 결정된 것처럼 보였다. 마치 도자기를 가마에 넣기 전의 마지막 결정처럼. 은서는 그의 눈빛을 보며,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의 눈빛을 보고 있는 것이었다.

“서울 가야 한다면, 가. 근데 한 가지만 기억해 줄래?” 민준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다. 은서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녀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민준의 다음 말이 그녀에게 모든 것을 알려주었다.

“여기가 있다는 것. 나도 여기 있다는 것. 그리고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는 것. 그게 거짓이 아니라는 것. 도자기는 거짓말을 못 하잖아. 난 거짓말을 못 하는 거야.” 민준의 말이 끝나자, 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말을 할 수 없었다. 눈물이 이제 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도 괜찮았다. 눈물은 또 다른 종류의 말이었다. 진짜 말이었다.

공방의 밖에서는 겨울 강물이 계속 흐르고 있었다. 얼음은 살짝 얼어 있었지만, 그 아래로는 물이 계속 움직였다. 강물은 멈추지 않았다. 시간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이 순간만은, 은서는 모든 것이 멈춘 것처럼 느꼈다. 세상이 이 순간을 붙잡고 있는 것처럼. 그녀는 민준의 손을 잡고 싶었다. 그의 손이彼女의 손을 잡고 있는 것이彼女에게는 모든 것이었다.

저녁이 되면 할머니가 밥을 지을 것이다. 된장찌개를 끓일 것이다. 그리고 은서는 그 밥상에 앉아서, 할머니의 손을 볼 것이다. 할머니의 손도 따뜻할 것이다. 모든 것이 따뜻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이 공방 안에서, 은서는 자신이 정말로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그것은 성공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정이 아니었다. 그것은 단지 누군가의 손을 잡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손이 절대로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 아니, 약속이 아니었다. 그것은 사실이었다. 도자기처럼 거짓 없는 사실이었다.

민준이 공방의 창문을 열었다. 겨울 바람이 들어왔다. 차갑지만 신선했다. 그것은 세상이 아직도 돌고 있다는 신호였다. 시간이 아직도 흐르고 있다는 신호였다. 하지만 은서는 더 이상 두럽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제 그녀는 알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아무리 빨라도, 어떤 강물이 아무리 흘러도, 자신이 서 있는 이 자리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자리를 지키는 손이 있다는 것을.

강물의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겨울 강물의 목소리였다. 그것은 은서에게 말하고 있었다. 계속 흘러가도 괜찮다고. 모든 것이 흘러가는 것이 자연이라고. 하지만 너는 여기 있으면 된다고. 여기서 누군가를 기다리면 된다고. 그리고 그 누군가도 너를 기다리고 있다고. 은서는 창밖을 바라봤다. 겨울은 여전히 춥고, 강물은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다르게 보였다. 그것은 더 이상 외로움이 아니었다. 그것은 기다림이었다. 따뜻한 기다림이었다.

은서는 민준의 눈을 다시 봤다. 그의 눈빛은 그녀에게 모든 것을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의 눈빛을 따라, 공방의 밖으로 나섰다. 강물의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그녀들은 강물의 소리와 함께, 각자의 길로 걸어갔다. 하지만 은서는 알고 있었다. 그녀가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민준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도자기처럼,彼女의 마음도 이제는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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